카지노 게임의 범죄, 징계절차 그리고 구제방안에 관하여
전업 작가가 아닌 다음에야 정기적으로 글을 쓰는 것은 어렵습니다.
제가 브런치에 지금 읽고 계신 '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이라는 매거진을 시작하면서,
대략 일주일에 하나꼴로 형사변호사의 전문성에서 보여드릴 수 있는 글을 써보겠노라고 다짐했는데,
막상 해보니 처음에는 글감도 많은 것 같고 글도 쉽게 써졌지만,
이제 30회 가까이 연재하다 보니매주 하나의 칼럼을 쓴다는 것이주제선택에서부터 보통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매거진의 통계를가만히 보니, 그래도 하루 20여분들이방문해서꾸준히 글을 읽어 주고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은저에게'뭐라도 써야 한다'는 동기가 되는 동시에 큰 압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무리 시간이 없더라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겠다고 다짐해서 바로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
오늘 쓸 글은 카지노 게임의 범죄와 징계절차에 관한 글입니다.
형사처벌이라는 것은 그것이 '벌금'이나 '징역형'이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그 처벌을 받는 사람에게는 고통이 됩니다. 다만 그 고통으로 인해,그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까지는 아니더라도, 더 나은 사회인이 되도록 하는 것이 형벌들이 가지는 목적이고, 바로 이것이 교정이라는 것의 핵심입니다.
그런데 같은 죄를 지어도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카지노 게임으로 대표되는 특정 신분의 사람들이 그렇습니다.
어떤 사람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한다면 그 범죄가 크든 작든, 처벌 수위가 높든 낮든 그 사람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데, 특정 신분이기 때문에, 이를테면 카지노 게임, 군인, 군무원, 공공기관의 직원(앞으로는그냥'카지노 게임'이라고만표현하겠습니다)이기 때문에, 그 삶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일반인에 비해 매우 커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카지노 게임의 경우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서형사처벌 이외로'징계절차'라는별도의 제재를 다시 받기 때문입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이 음주운전을 했다면, 그 사람은 음주운전이라는 도로교통법위반만 가지고서도 중한 처벌을 면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일반인이라면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하나만 가지고 살아가면 됩니다만, 카지노 게임이라면 형사처벌을 넘어서 또 다른 형태의 제재, 즉 징계처분을 별도로 받게 됩니다.
더구나 그 징계라는 것이 근신이나 경고 같은 '주의' 수준이 아니라, 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으로 세분화되어내려지는데,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는 중징계대로 카지노 게임의 삶 자체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경징계(감봉-견책)는 경징계대로 향후 진급이나 공직생활의 성취 등에 발목을 잡게 됩니다.
왜 우리는 같은 죄를 지었는데, 카지노 게임에게 형사처벌은 형사처벌대로 에누리 없이, 아니오히려 더 무겁게 하면서, 다시 '징계'라는 또 다른 절차를 통한 제재를 하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카지노 게임은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역할과 국가와 사회의 공공 업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이것은 카지노 게임이 공공의 신뢰를 바탕으로 그 직무를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카지노 게임이 범죄를 저지르면 그것은 단순히 그 개인의 위법 행위를 넘어, 그가 대표하거나 소속되어 있는 기관과 공공의 신뢰에 큰 타격을 준다는 논리가 구성될 수 있습니다.
또한 카지노 게임은 일반인들과는 달리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으며,
그 권한의 본질은 국민의 권리와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니,
그 역할수행 자체에높은 도덕적 기준과 윤리적 책임이 요구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카지노 게임은일반 시민들과 동일한 범죄를 저질러도 그에 대한 비난가능성은더 크고,
특히 카지노 게임이 그 권한을 남용해 범죄에 이르게 될 정도라면, 이는 권력의 부당한 사용에다름아니므로 더 큰 비난을 받게 됩니다.
그러니이하에서는범죄에따른 형사절차와 카지노 게임이라서추가되는 징계절차라는 것을 한번 같이 유기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음주운전을 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러면 일반적으로 이 사안은 다음과 같이 진행됩니다.
일단 A는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입건(수사개시)이 됩니다. 경찰의 수사를 받을 것이고, 그 수사결과 혐의가 인정된다는 판단이 서면 경찰은 검찰에 사건을 송치할 것이며, 검찰은 송치받은 사안을 검토해서 경찰의 판단에 수긍할 경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약식기소를 하거나 정식기소를 하게 되고, 만약 경찰의 판단에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자신이 직접 수사해서 기소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아무튼 기소가 되면재판과정을 통해 A는 벌금형, 징역형, 징역형의 집행유예와 같은 처벌이나 무죄를선고받게 되고, A는 판결에 불복하는지 여부에 따라 항소를 하여 2심을 가기도 하고, 3심인 대법원까지 가기도 합니다.
그런데 A가 카지노 게임(편의상 '국가카지노 게임'을 전제합니다만, '지방카지노 게임'등 나머지도 법조문만 다르지 사실상 동일합니다)이라면, 위와 같은 형사절차 이외에, 카지노 게임이기 때문에 또 다른 차원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카지노 게임이 형사입건되면 수사기관은 해당 사실을 카지노 게임의 소속 기관장에게 통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국가카지노 게임법 제83조 제3항). 이것은무조건적인 의무입니다.
왜일까요? 상을 주라고 통보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카지노 게임의 비위 행위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공직기강 유지를 위해 모종의 조치를 하라는 뜻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이 지배하는 형사절차에서는 아직유무죄의 결론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이미 징계절차는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즉 형사절차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더라도징계위원회는 얼마든지 징계를 할 수 있고, 일단 징계를 했는데 나중에 형사절차에서 무죄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기왕 시행된 징계는아무런 법위반이 아닙니다. 물론 무죄가 나온다면 별도의 행정소송을 통해 위 징계처분을 취소하겠지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것은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종전의 징계가 저절로 없었던 것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이며,
특히 무죄라는 것의 이유에 따라(처벌가치가 있기는 하나 처벌규정이 없어서 무죄라는 것이라면),
종전의 징계조치가 그대로 유지될수도있다는 것입니다.
카지노 게임이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보통의 경우 변호사를 선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변호사는 일단 앞만 보고 진행되는 징계절차를 정지시키고,형사절차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 집중하게 되는데, 별도의 징계절차가 결국은 일종의 시한폭탄이 될 수있다는것자체를막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형사재판에서 어느 수준의 형 선고가 나오느냐에 따라 징계의 수위에 재량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가 존재하기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형사처벌에 있어 카지노 게임이 금고 이상의형의집행유예를 선고받거나,
성범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게 되면 당연히 퇴직하는 것으로 규정해 두고 있는데(국가카지노 게임법 제69조),
위 A씨의 사례로 계속 이어서 설명하자면, 음주운전이성범죄는아니므로A는이 사건에서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을 선고받게 되면 카지노 게임으로서의 자격을 잃게 됩니다.
만약A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고 가정한다면,위 법에 따라 A가 어차피 공직에 있을 수 없는 형을 선고받았으므로 징계위원회는 '파면'이나 '해임', 둘 중에 어느 하나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게되고 강등이나 정직 따위는 고려할 수도 없게되는 것입니다.
또 파면이나 해임은 '잘린다'는 점에서 똑같아 보이지만, 퇴직금/연금이 어떻게 되는지에서는 전혀 달라집니다(퇴직금/연금의 전액, 부분지급여부는 징계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연금관리기관이 별도로 결정합니다).
따라서 징계위원회에 선택의 폭을 넓혀 주려면, A는 금고형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 안 되고, 반드시 벌금형이나 그 이하(징역형이어도 선고유예는 여기에 포함됩니다)내지는아예무죄를 선고받아야 하며, 변호사는 바로 이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만약에 벌금형이 선고되었다고 하면,A는 아까와는 달리,강등, 정직, 감봉, 견책 등 모든 징계가 가능한 상태가 되므로,
이렇게 상황을 만들수 있게 되면 이제 음주운전의 횟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사고 발생 여부, 직무와 운전 업무와의 관련성 등에 따라 위 6가지 중 적절한 징계가 선택되도록 변론할 여지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음주운전이라는 것이 갖는 준법정신 척도로서의 지위나, 이 죄에 대한 최근의 사회적 인식이 엄중함을 고려하면대체로 중징계(파면, 해임, 강등, 정직)로 의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저희 법무법인이 처리해온 경우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은 또 아니고, 심지어 1심에서 징역형이 선고되고 징계로는 파면이의결됐던사안을항소심에서 벌금형으로 바꾸고 종전의 파면처분은 행정소송으로 취소하여징계수위를 경징계로 낮춘 적도있으니, 직업상실형이 나왔다고 하여이 부분은 쉽게 포기할 것은 아닙니다.
물론A가 범한죄가 음주운전이 아니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과 같은 '과실범'인 경우(예:신호위반으로 사고를 내 사람이 다친경우)에는 똑같은'벌금형'이라도 징계수위는 훨씬 낮아질 수있고,
반대로 직무와 관련한 범죄, 이를테면 뇌물수수(예:특정 업체로부터 입찰 낙찰을 대가로 금품을 수수), 직권남용(예:부당한 이유로 특정 업체에 불리한 행정처분을 강요하거나 자신과 관련된 개인이나 집단에게 유리한 행정처분을 하도록 유도), 횡령이나 배임(예:공공사업 예산을 개인 용도로 사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예:부동산 개발 허가를 위해 허위 서류를 작성)이라면, 같은 벌금형이 선고되었더라도 음주운전보다중한 징계가 고려될 수 있으니이 점들은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제가 카지노 게임들의 형사법 저촉행위를 변론하면서 느낀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1년이든 2년이든 '실형'이 선고된다면 이 세상 어떤 직장도 그 사람의 자리를 비워놓고 기다려 줄 것 같지는 않으니, 카지노 게임의 경우도 그 직을 잃도록 한 것은 과도한 것이 아닐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받은 모든 경우를 반드시 당연퇴직 사유로 하고 있다는 것은,위에서 본 카지노 게임이라는 직업의 '염결성'의 측면에서 본다고 하더라도 약간 가혹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벌금형'이 선고된 경우에도 형사절차 이외의 징계절차로 파면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카지노 게임임을 고려해도 너무 가혹하고, 특히 성관련 범죄라면단 100만 원의 벌금만으로도실직하게 하고있으므로(국가카지노 게임법 제69조, 제33조 제6의 3호)은 이것은 참으로 납득할 수 없습니다.
애초 성관련 범죄는 사회적 신뢰와 카지노 게임 품위를 극심하게 손상시킨다는 논리로법개정을통해 들어온 것인데,사실 100만 원의 벌금형이라는 것은 카지노 게임의 사회적 신뢰 훼손과 공무수행의 부적격성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었다고단정하기는 어려운자의적기준입니다.
또한 위에서 보신 '음주운전'이나,'카지노 게임이 사람을 패고 돌아다니는 경우'를 가정해 보면, 이런 죄들도 카지노 게임의 품위를 크게 손상시키는 행위인 점에서는 성관련 법위반과 우열을 가리기 어려워 보이는데, 유독 성관련 범죄에서만 불과 100만 원의 벌금형만으로 직업을 박탈하는 것은 도저히 수긍하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아무리 경미한 강제추행도 100만 원 이하의 형이 선고되는 사건은 현실적으로 없음을 고려하면, 성범죄로의 처벌은 곧 직업박탈일 수밖에 없으므로, 이 부분은 위헌적인 요소가 있어 보입니다.
따라서 '다른 죄들은 제쳐두고 성관련 범죄만 벌금 100만 원'이라는 형식의 입법은 시정되어야 합니다.
우리 헌법은 이중처벌금지(二重處罰禁止, Double Jeopardy)를 규정합니다. 동일한 사건에 대하여 두 번 이상 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형사처벌과 행정절차로서의 징계는 다른 절차입니다. 따라서 형사처벌을 하고 나서 따로 징계하는 것은 이중처벌이 아니라고 공부했고 그렇게 배웠습니다.
그러나 모든 경우가 그렇진 않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벌금형의경우 형은 형대로 받고 별도로 직업까지박탈한다면, 법리적으로는 이중처벌이아닐지 모르지만 심리적, 현실적으로는이중처벌로 느껴진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입니다.
따라서 카지노 게임에대한 징계절차는 이를 고려한 제도 운영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지, 칼자루를 쥐었다고 휘둘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보다 상세한 내용은공무원의 범죄, 카지노 게임 사이트절차 그리고 구제방안에 관하여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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