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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꽃 Dec 30. 2024

카지노 게임에 대한 小考

11. 어떤 여자의 음식 이야기

# 엄마의 카지노 게임라이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저녁, 골목마다 저녁밥 짓는 냄새가 한창일 때 어디선가 향긋한 카지노 게임 향이 풍겨져 왔다. 나는 제발 저 카지노 게임 냄새가 우리 집에서 나는 것이기를 마음속으로 빌면서 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더욱 빨리 했다.우리 집 대문의 초인종을 눌렀을 때 동생이 나와 문을 열어주면 나는 "다녀왔습니다!" 하는 인사와 더불어 엄마가 계시는 부엌으로 달려가 메뉴를 확인했다.

"와~! 내가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라이스다. 역시 우리 집이었어."

나는 내방으로 달려가 가방을 벗어던지고 손만 씻고 식탁에 앉아 엄마에게 저녁밥을 달라고 졸라대었다.


엄마의 카지노 게임는 향긋하고 빡빡하면서도 담백했다.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에 오로지 채소들로만 끓인 엄마의 카지노 게임는 밥 위에 얹어 김치와 함께 먹으면 정말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만큼 맛있었다.


유달리 카지노 게임라이스를 좋아했던 나와는 달리 동생들은 카지노 게임라이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카지노 게임 향과 색 때문이었는데 카지노 게임에서 한약 냄새가 나고 빡빡하고 누런 색은, 우습지만 '큰 볼일'을 생각나게 한단다. 동생들의 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닌 듯하다.그러나 한약 냄새가 내게는 향긋하게 느껴지고 동생들이 말하는 카지노 게임의 누런 색은 먹음직스러운 '황금빛'으로 보였으니 같은 집에서 함께 음식을 먹고 자라도 성격만큼이나 음식의 취향은 서로 달랐다.


엄마의 카지노 게임라이스는 다소 빡빡한, 요즘에 흔히 볼 수 있는 시판용 토마토소스 느낌이 났다.

큰딸인 내가 워낙에 감자를 좋아해서였는지, 엄마는 카지노 게임에 감자 당근 양파 등을 깎둑 썰어 넣고끓이다가 삶아서 으깬 감자를 카지노 게임에 더 넣으셨다. 그러면 내가 좋아하는 적당히 점도가 있는 맛있는 카지노 게임가 되었다. 엄마의 카지노 게임 소스는 밥 위에부어서 먹어도 맛있지만 빵에 잼처럼 발라서 먹어도 맛있었다.

공부하다가 출출할 냉장고를 열어보면 따로 보관해 카지노 게임 소스가 있었다. 전자레인지에 살짝 데운 카지노 게임 소스를 식빵 위에 얹어서 따뜻한 옥수수 차와 함께 먹으면 또 다른 별미였다.


## 그 시절 우리들의 '브런치'와 개코 쌤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맛있는 카지노 게임라이스는 학교 도시락에 넣어 주시는 카지노 게임였다.

한 겨울 보온 도시락의 제일 아래칸에는 국통이 담겨 있었는데 거기에 엄마는 카지노 게임를 담아 주셨다.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 주로 둘째 시간 마치고 나서 쉬는 시간이면 벌써 아이들은 도시락을 까먹기 시작했다.

요즘으로 치면 '브런치'인 셈이다.

보온 도시락의 반찬통을 꺼내고 밥통을 꺼내고 마지막에 카지노 게임가 담긴 국통을 꺼내어 책상 위에 놓고 차례로 뚜껑을 열면 아직 식지 않아 뜨끈한 김이 올라왔다. 엄마의 카지노 게임는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기 만점이었는데 한 숟가락씩 밥 위에 얹어서 먹으면 차가운 손과 발이 다 녹는 느낌이 들었다.


"야, 점심시간 놔두고 왜 수업 전에 도시락을 까먹노~!! 쉬는 시간에 도시락 먹은 녀석들, 다 일어서!"

"........"

"다시 한번 말한다. 쉬는 시간에 도시락 까먹은 녀석들, 다 일어서라...!"

"........"

"아무도 없단 말이지? 식당도 아니고 말이야,김치 냄새, 카지노 게임냄새풍기는 속에 수업하고 싶겠어? 빨리 일어서라. 시간 간다."

"........."

"어쭈~! 안 나온단 말이지? 안 되겠다. 다 나와. 운동장에 집합한다!"


선생님들 중에는 냄새에 민감하신 분들이 계셨다. 카지노 게임가 도시락 통에 들어 있는 날이더라도 3교시 시간표가'개코 쌤들'의 과목이면 우리들은 도시락을 미리 먹지 못했다. 미리 먹으면서 교실에 냄새를 남겨놓으면 화를 내시면서 급기야는 도시락 검사까지 하셨기 때문이다. 도시락 먹은 친구들이 삼분의 일이 넘으면 수업이고 뭐고 운동장에 집합해서 오리걸음을 걸어야 했다.

밥 먹은 친구들은 밥을 먹어 오리걸음 걷기가 힘이 들었고, 밥도 먹지 않았는데 단체기합을 받아야 했던 나머지 친구들은 마음이 힘들었다.


나의 여고시절에는 0교시와 보충수업, 야간자율학습이 있었다.

아침에 도시락통을 두 개씩 들고 다니지 않으면 종일 배가 고팠다. 더구나 나처럼 집이 학교와 멀어서 새벽에 집을 나서야 하는 아이들 중에는 아침밥도 제대로 못 먹고 등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시절 우리 학교의 등교시간은 7시 50분까지였고 그 시간이 넘어서 등교하면 지각한 것으로 처리되어 운동장에서 '선착순 달리기'를 해야 했다.

아침 여덟 시부터 시작하는 0교시에는 주로 방송 수업을 들어야 했는데 수업이고 뭐고 아이들은 책상에 엎드려 잠자기 바빴고 눈 뜨면 배가 고팠다. 수업 시간은 전부 멍하니 졸기 일쑤였다.

그러면서도 분기별로 수업료를 내야 했고 보충수업비를 내야 했으며 하기 싫은 '야자'를 마치고 늦은 밤 불안에 떨면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봉고차'와 '인신매매'가 당시 유행어였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공부는 그렇게 힘들게 해야 하는 것이고 학교는 쉽게 다니면 안 되는 곳이었으며 아파도 학교에 가서 아파야 했던 시절이었다.


### 약간 덜 익은 당근의 맛, 아들의 카지노 게임


남편은 카지노 게임라이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내 동생들과 같다. 향기와 색이 별로라고 한다.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 자주 하다 보니 그도 이제는 맛있게 잘 먹는다.

무엇보다 우리 아들은 내가 해 주는 카지노 게임라이스를 아주 좋아한다.

소고기를 무척이나 좋아해서 카지노 게임에도 소고기를 넣어서 해주면 한 냄비를 한 끼에 다 먹고는 한다.

호캉스를 가서 조식을 먹을 때조차 카지노 게임가 보이면 빠지지 않고 가져와서 먹고는 하니, 아들에게는 카지노 게임가 평범하지만은 않은 음식인 듯싶다. 그가 한 첫 요리도 카지노 게임라이스이니 말이다.


어느 날인가, 늦은 퇴근으로 마음이 급해 집에 들어서는 나에게 아들은

"엄마, 배고프죠? 내가 카지노 게임라이스를 해놨어요." 한다.

"어? 정말?"

그러고 보니 카지노 게임라이스 냄새가 난다. 식탁 위에는 접시와 수저가 세팅되어 있다.

아들의 카지노 게임 요리는 약간 덜 익은 당근이 거슬리긴 했으나 소고기의 풍미와 양파가 듬뿍 들어간 정성스러운 맛이었다. 아, 나는 얼마나 복 많은 여자인가 말이다. 감동으로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카지노 게임


그러나 입이 방정이었다.

"바우야, 당근이 좀 덜 익었네...."

"그러네요...."


이후로 바우는 다시는 카지노 게임를 해주지 않는다.

바우, 네가 잘 모르는가 본데

엄마는 이제 당근 너무 푹 익으면 맛없어서 못 먹겠더라.......

언젠가는 또 해주리라 믿는다.

또 해도~!!


영원한 것은 없는지 입맛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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