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정도 만났던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다정하고, 진심 어린 애정을 주었다. 우린 서로 젖 먹던 힘까지 최선을 다해 이해하려 했다. 그런데, 그 사람과 마찰은 끝이 없었다. 뭘 하든 성에 차지 않고, 불만이었다. 내가 너무 쪼잔하고, 속이 좁은 거 아니냐고? 그래, 그 때는 감사함을 몰랐던 것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감사함을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지금의 무대뽀적이고, 섬세함이라고는 없는 남자친구를 만나면 더 많은 트러블이 일어나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왜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 전 애인과 불같이 싸우고, 지금 남친과는 잘 지내는 걸까. 과연 상대방이 달라져서 일까. 언제나 답은 두 곳에 존재한다. 나와 너에게 있다.
우선 가장 쉬운 너의 문제부터 짚어보자. 너의 문제란 이런 것이다. 나는 전부터 제주도의 엽서를 판매하는 편집숍에 가고 싶다고 했다. 사실 그것때문에 제주도 티켓을 끊은 것이나 다름 없다. 그렇지만 남친은 동선에 맞지 않는다고 일정에서 빼려고 했다.(결국 갔지만, 성공의 열매는 썼다.) 그리고 하나 더, 에버랜드의 튤립 축제를 가고 싶었다. 역시나 남친은 그건 비싸고 가성비가 떨어진다며 고양 꽃축제를 가자고 했다. 그것에 울분이 쌓인 나는 화를 냈고, 남친은 나를 이해심 없고, 악랄한 히스테릭한 여자로 만들어 버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나는 튤립축제 가고 싶다고."
"아니, 그게 그거야. 그리고, 튤립 축제 그렇게 좋지도 않대."
"휴..."
"온라인 카지노 게임, 왜 또 그래?"
물론 고마운 날도 있엇지. 그런데 왜 자꾸 이런 일만 생각이 날까. 그건 유행하는 노랫말에 나와 있다.
다른 걸 원한 게 온라인 카지노 게임었다. 내가 원한 건 밤양갱이었는데, 자꾸 밤이나, 양갱이나, 둘 중 하나만 데려왔다. 기왕 줄 거, 그냥 밤양갱, 내가 바라는 딱 하나 밤양갱을 주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지금 사랑하는 사람은 전남친과 다르게 여행 계획이나, 내가 가고 싶은 곳에 터치가 없다. 그 말은 즉 무계획이라는 뜻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계획을 나에게 맡긴다. 가장 중요한 건, 그 계획을 존중하려 한다.
"나, 여기 가고 싶어."
"오 그래? 어디 봐봐. 와 너무 좋다. 꼭 가자. 여기."
사실 내가 바란 건, 밤양갱도, 튤립 축제도 아니었다. 그저 나의 취향에 공감해주고, 내 마음이 설레는 곳을 함께 바라봐 주길 바란 것이었다. 나는 꽃을 보러가고 싶었던 게 아니라, 튤립을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고양 꽃축제가 부족한 게 아니라, 나는 에버랜드에 가서 츄러스도 먹고 싶었다. 교복 데이트도 하고 말이다. 그런 나의 취향은 알랑가 모르곘지만, 그저 딱 한번 원 없이 들어주는 법이 없었던 게 나와 그의 이별의 핵심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나에게는 다정한 J의 계획이나, 세심한 배려보다 실은 내 취향에 관심과 존중이 필요했던 것이라는 걸, 모든 축제가 끝나고 난 후에 알았다.그것을 알고 나니,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다른 게 부족해도 크게 흠이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왜 이렇게 사치를 부려? 돈 아껴써야지."
"아, 미안 미안, 이번만. 정말 사고 싶었던 거야."
다른 날은
"너 그렇게 멋대로 할 거면 그만 해!"
"너도 그렇게 하잖아! 왜 그러는데!"
크게 싸운 후에 서로가 원하는 것도 같다.
"밥은 어떡할 거야?"
"나가서 먹을까?"
"그래...칫.."
"아까 미안했어(히죽)."
"담부터 잘해! 빨리 밥 먹으러 가자."
그렇게 입꼬리와 눈초리는 맥 없이 풀려 버린다.
이 철부지 둘, 그래도 어쪄랴 내가 원하는 밤양갱을 주는 이 짝꿍이 좋은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