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적 헤징과 왜도 위험 프리미엄
당첨 확률이 거의 없는 로또에 왜 사람들은 계속해서 돈을 쓰는 것일까? 자신이 구매하는 그 복권이 거의 언제나 휴지 조각이 될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그 이유는 복권이라는 상품이 엄청난 양의 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불하는 비용은 굉장히 미미하지만 로또에 당첨이 되기만 하면 그것이 엄청난 페이오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왜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이 무위험 자산보다 더 높은 기대 수익률을 제공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리스크 테이킹을 기피하며 이에 대한 위험을 헤지하려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위험 자산이 기본적으로 음의 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즉 위험 자산이 평소에는 어느 정도 양의 수익률을 제공하지만 위기의 순간에는 엄청난 크기의 음의 수익률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감정의 지배로부터 절대로 자유롭지 못하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이처럼 자산의 왜도에 따라 비대칭적인 행동 패턴을 보이게 되는데, 이는 결국 시장에서 사람들이 체계적인 실수를 반복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으며 나아가 이러한 체계적 실수는 새로운 형태의 위험 프리미엄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왜도라는 통계적 개념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면, 왜도(Skewness)는 기본적으로 수익률 분포의 비대칭성을 측정하는 통계적 지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가우시안 분포(Gaussian Distribution), 다시 말해 정규분포는 이러한 비대칭성이 없는 즉 왜도가 0인 분포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러한 왜도가 완벽히 0일 수는 없으며, 각 시점별, 자산별로 플러스 혹은 마이너스의 왜도를 가지게 된다.
스툴즈(Stulz)는 이미 1996년에 그의 논문 <Rethinking Risk Management에서 왜도에 기반한 이러한 현상을 '선택적 헤징(Selective Hedging)'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 바 있다. 또한 이러한 선택적 헤징과 전망 이론에 기반해 자산 수익률의 왜도를 트레이딩 시그널로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밸류 전략에 관한 논문들도 이미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왜도 위험 프리미엄과 관련해서는 아래와 같은 대표적인 논문들이 존재한다.
The Skewness of Commodity Futures Returns, Fernandez-Perez et al. (2018)
Multi-Asset Skewness Trading Strategy, Vojtko and Lievaj (2021)
Cross Asset Skew, Baltas and Salinas (2022)
카지노 게임 시장에서의 선택적 헤징 현상은 한마디로 미래 가격 변화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주관적 뷰가 헤징 스킴의 변화를 야기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어떤 카지노 게임의 가격이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카지노 게임를 생산해 공급하는 카지노 게임 생산자는 선물 매도를 통한 헤지를 줄이거나 뒤로 미루려고 할 것이며, 반대로 카지노 게임를 반드시 구매해야 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더 빨리 선물 매수를 통한 헤지를 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에도 방향만 바뀔 뿐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만약 시장 참여자들이 앞으로 카지노 게임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소비자는 매수 헤지를 줄이거나 나중으로 미루게 될 것이며, 생산자 입장에서는 좀 더 빠르게 매도 헤지를 하려 들 것이다.
이렇듯 시장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주관적 뷰에 기반해 그들의 헤징 스킴을 동적으로 조절하는데, 여기서 그들의 주관적 뷰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바로 자산의 위험적 성향, 즉 왜도가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사람들은 음의 왜도를 회피하고 양의 왜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결국 이러한 사람들의 위험 회피 성향은 새로운 형태의 위험 프리미엄을 낳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왜도 위험 프리미엄(Skewness Risk Premium)이며 이러한 왜도 위험 프리미엄은 원자재 시장에서 원자재 밸류 전략이라는 새로운 수익의 원천이 된다.
# 왜도에 기반한 카지노 게임 밸류 전략
1) 자산 유니버스
원자재 밸류 전략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BCOM Index에 속해 있으면서 미국 주요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는 20개의 원자재 선물을 자산 유니버스로 선정한다.
WTI (서부 텍사스 중질유) : CL1 Comdty
Heating Oil (난방유) : HO1 Comdty
Natural Gas (천연가스) : NG1 Comdty
Gasoline (가솔린) : XB1 Comdty
Gold (금) : GC1 Comdty
Silver (은) : SI1 Comdty
Copper (구리) : HG1 Comdty
Soybean Oil (대두유) : BO1 Comdty
Soybean (대두) : S 1 Comdty
Soybean Meal (대두박) : SM1 Comdty
Corn (옥수수) : C 1 Comdty
Chicago Wheat (시카고 밀) : W 1 Comdty
Kansas Wheat (캔자스 밀) : KW1 Comdty
Cotton (면화) : CT1 Comdty
Coffee (커피) : KC1 Comdty
Sugar (설탕) : SB1 Comdty
Cocoa (코코아) : CC1 Comdty
Feeder Cattle (비육우) : FC1 Comdty
Live Cattle (생우) : LC1 Comdty
Lean Hog (돈육) : LH1 Comdty
2) 트레이딩 시그널
원자재 밸류 전략의 기본 스킴은 저평가된 원자재 선물을 매수하고 반대로 고평가된 원자재 선물을 매도하는 것이다. 여기서 원자재의 고평가, 저평가 수준을 판단하는 지표가 바로 앞서 언급했던 각 원자재 선물의 왜도이다. 만약 어떤 원자재의 왜도가 전체 자산 유니버스의 평균적인 왜도 수준보다 낮다면 해당 원자재는 저평가되어 있는 것이고, 반대로 높다면 고평가되어 있는 것이다. 결국 여기서 트레이딩 시그널의 기반이 되는 것은 어떤 자산의 왜도 값에서 전체 자산 유니버스 왜도 값의 평균을 차감한 잔여 왜도가 된다.
이러한 원자재 밸류 전략의 트레이딩 시그널을 계산하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패러미터는 1) 왜도를 계산하기 위한 룩백 윈도우와 2) 원래의 왜도 값을 스무딩하기 위한 스무딩 윈도우다. 다른 전략과 다르게 스무딩 윈도우가 필요한 이유는 왜도의 특성상 한두 개의 극단값에 의해 이러한 왜도가 엄청나게 크게 변하고 이는 오히려 과도한 포지션의 변화로 인해 불필요한 거래비용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전략에서 사용될 패러미터를 정의했다면 과연 어느 정도 패러미터 수준에서 전략의 성과가 나오는지를 체크할 필요가 있다. 모든 트레이딩 전략은 각 전략에 적합한 주기가 존재한다. 주기가 너무 길어도 문제가 되고 너무 짧아도 문제가 된다. 따라서 전체 패러미터 집합 중 어디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지를 찾고 시간이 지나도 그것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를 체크한다. 패러미터 최적화를 위한 아래의 히트맵을 보면 그 결과가 중구난방식이 아닌 안정적인 등고선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단일 패러미터 집합을 선택한다면 과최적화의 위험이 존재하므로 패러미터 스무딩 방법을 택한다.
물론 이렇게 패러미터를 스무딩했다고 해서 과최적화의 위험으로부터 완벽하게 안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동일한 패러미터 집합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미래에 전략의 성과는 과거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략을 백테스팅할 때도 선견 편향(Forward Bias)이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지만, 동시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몸속 안의 용종을 계속해서 추적 관찰을 해나가는 것처럼 시간이 지남에 따라 히트맵 다이나믹스의 변화가 크게 발생하지는 않는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줄 필요가 있다. 물론 만약 전략의 이론적 근거가 존재하는 어느 정도 강건한 팩터 전략이라고 한다면 히트맵의 다이나믹스는 대부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이러한 전략 패러미터 최적화와 관련해서는 로버트 파르도(Robert Pardo)의 <The Evaluation and Optimization of Trading Strategies를 참고하도록 하자.)
3) 변동성 패리티
마지막으로 이후 각 카지노 게임 선물별로 최종적인 베팅 사이즈를 결정하기 위해 카지노 게임별로 변동성을 매일매일 계산해 각각의 카지노 게임 포지션이 최대한 비슷한 변동성 수준을 가질 수 있도록 역변동성(Inverse Volatility)이라 불리는 변동성 패리티 스킴을 적용한다. 이렇게 되면 각 카지노 게임 포지션의 변동성이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지게 된다. 아래의 그래프는 변동성 패리티를 적용한 최종적인 베팅 사이즈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디자인한 원자재 밸류 전략의 결과는 아래와 같다. 해당 전략의 샤프 비율은 0.65 정도다. 단일 전략으로는 나쁘지 않은 수준의 샤프 비율이지만 밸류 전략답게 이따금씩 생각보다 오랜 기간 동안의 성과 부진을 겪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밸류 전략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모멘텀-밸류-캐리'로 구성되는 기본적인 팩터 전략 바스켓 3형제 중 한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 모멘텀 및 원자재 캐리와의 상관관계가 낮아 원자재 팩터 포트폴리오 상의 약방감초 역할을 하며 특히나 왜도가 극에 달할 때는 원자재 모멘텀이 끝물인 경우가 많은데, 그렇기에 서로 상보적 관계를 가진 팩터 전략들을 결합해 운용하게 되면 팩터 포트폴리오 운용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