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카지노 게임을 맞딱뜨렸다.
** 이 극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현대의학을 접한 천재의대생 '김의신'이 가장 친한 후배인 '윤명렬'과 소문이 무성한 폐가에 몰래 카데바를 들고 가서 해부실험을 해보려다가, 미지의 존재 'K'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3인극이다.
**뮤지컬 덕후는 같은 공연을 여러 번 재관람하는 경우가 꽤나 빈번하기에 '회전문 관객'이라 부른다. 빠져나가질 못하고 그 자리를 빙빙 돌며 맴돈다고. 이 중, 특정 배우의 팬인 경우도 많지만, 역할에 캐스팅된 모든 배우를 한 번씩은 보고 싶어서 회전하는 관객도 꽤 있다. 뮤지컬 덕후가 아니라면, 아는 내용, 같은 등장인물이 뭐가 다를 게 있냐고 하겠지만, 의외로 배우마다 캐릭터를 해석하여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극, 같은 역할이라도 배우의 연기에 따라 극의 흐름이 완전히 다르게 느껴지기도 한다.
폐가에서 모든 의신을 만났어
명렬이가 자기 아님 '형한테 소문 전해줄 사람도 없잖아'했을 때, 네놈이골키퍼처럼 주변인들 못다가오게 막고 있는 것 같은데? 싶었어. 처음 폐가에 등장했을 때부터 케이와 오랜 친구일 줄?눈웃음으로 모두를 후려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의신이었어. 천재적인 아이가 조금 가난하지만 바른 가정에서조부모의 사랑을 잔뜩 받고, 주위에서도부모없는 아이라고 부정하거나 동정한 게 아니라어쩜 저렇게 훌륭하게 커가냐며칭찬과 친절을 끊임없이 받았다면꼭 저렇게 자라지 않았을까 싶은 심정이 드는 의신이었어.
인간에 대한, 상대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도 보이지 않는 의신이었어. 모두 나를 사랑하게 될 거라는 근거 있는 자신감을 가진천하 태평 자신만만한 의사였달까?K를자기가 고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고,
인류가 영원히 살면 좋아하는 연구 맘껏 할 수 있겠다그러고, 폐가에서 케이 첨 만났을 때도 놀라긴 했어도 두려워하는 느낌 아니고, 귀신 놀리는 드립치고,케이가 축배 못먹고 기침하니나도 못먹겠다고 상했나보다,하는 것도 상대와 어떻게 위화감 없이 어울릴수 있는지 잘 아는 느낌이었어.
근데 자기 매력과 능력에 대한 자부심이 넘쳐서상대를 배려할 줄 모르는 것 같기도 하더라. 케이에게 차트 보며 넌 설명해줘도 못알아듣는다 그러고, 명렬이한테도 형은 너 인정한댔지만, 그 인정이 넌 훌륭한 시다바리 정도의 느낌일 뿐자신과 동일선상에 놓아준 느낌은아니었어. 때론 좀 귀찮은 방해물이지만 그래도 어울려 줄게, 하는 느낌.
명렬이의 진지한 꿈이었던 총독부의원선정에서자기는 전담 의사가 못됐는데도 그러거나 말거나~난 그런 시덥잖은 것에 전전긍긍하는 의사가 아니라니깐?하는 것 같더라. 난 그런 세간의 쓰잘데기 없는 평가로 가둬지는 인물이 아니거든? 하는 좀 오만한 사람. 그래서 K처럼검은 그림자가 된 후에도'난 차원이 다른 우수한 존재이기에, 너랑은인류 발전에 도움이 되는 존재라 인간 피는 안먹어. 너와 내가 같다는 생각따윈 하지도 마! 하는 안하무인. 내술잔을 따르기에도 모자란 새끼,라는 넘버가 왜 떠오르나.
그래서 가끔씩 자기가 인간이 아닌 검은 귀신인 걸 자각할 때마다 '나는 이런흉측한존재가 아니야!'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부정하는 느낌이었어. 결국 V인자 분리 실험 끝나고 조수들의 비밀을 알았을 때,그리고 백신이 자기 몸에 듣지 않게 됐을 때, 어느 순간 검은 귀신으로 태어나게 된 건지도 모른다는 케이의 말을처음으로 받아들인 느낌이었어. 뒤늦게 생긴 동질감에대신 총도 맞아주고.그러다 자신의 백신이 케이에게는먹혀들어간 걸 알았을 때, 그리고 케이가 영원한 죽음으로 향할 수 있게되어서야그를 이해하게 된 것 같은 느낌.계속 같이 있었으면서, 계속케이에게케어받고 있었으면서도, 정작 케이에게 제대로 곁을 내어 준 적이단 한 번도 없었음을 자각한 느낌이었어. 그리고 그가 없이 버틸 외로운 삶을 혼자 이어나가느니그와 함께 동지처럼스러져가고 싶어한것 같았어.
이 카지노 게임이는 큰 질병에도 제대로 된 치료가 없어서 부모 잃고, 다시는 무지로 소중한 이를 잃지 않겠어!라는 다짐으로 열심히 노력한,부모님과 조부모님에 얼굴에 누가 되지 않게어디 가서 함부로 행동하지 않으려고 하고 인정받으려고 노력한 티가 나는 성실하고 반듯한 느낌이었어. 씩씩하고 당당하고 자신감 있으면서도, 주변과 스스로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스스로를 많이 채찍질하는 느낌. 자기 어필 잘하는,뭔가 믿음이 가는 사업가 느낌에 가까웠달까.
명렬이가 부모로부터 받는 후원을 부러워하는 느낌이었고, 명렬이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다고 할 때 그 기분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 같았어. 그래서 누워있다가 같이 의사되자고 하니까다른 의신들과 달리 일어나서 진지하게 같이 악수하며 장단맞춰줘. 총독부의원에서자신은탈락한 것에 대해서도 세 명의 카지노 게임이들 중 가장심리적 타격을 받은 느낌이고. 타인의 맘을 헤아리는 게 습관화된 것 같아 싶었던 건, 내가 본 다른 카지노 게임이들은 다 브이인자 설명할 때,어차피 설명해봐야 넌 이해 못한다무시하는데,정민 카지노 게임만은 내가 설명하기에 좀 어려워서 넘어가자고 부드럽게 말해주던 것. 당당하지만 말과 행동이 제일 신중하고 배려 깊은타입이었어.의과대학 내 사고가 자신의 탓인 걸 알고 명렬이한테 넌 빠지라고 하던 것도, 명렬이를 무시한다는 느낌이 아니라자신이 초래한 결과를 스스로 매듭지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표출된 느낌이었고.
검은귀신이 되고 나서도, 에녹 카지노 게임은 뭔가, 난 이런 곳에 어울리는 인간이 아냐, 나는 뛰어나,나는 슈퍼맨,이런 느낌이었다면, 정민 의신은 힘들게 노력하며 살긴 했지만,신념에 따라 스스로를 다져오고 이뤄가려던 인간으로서의삶을 가장 사랑한 느낌이었어.
세 의신 중에 가장 뭔가 믿음이 덜 가는 느낌이었어. 타인이든 귀신이든 대인관계를 가장 어려워했을 것 같더라. 그리고 가장 여린 의신같았어. 자기 때문에 죄없는 사람들이 죽어나간 것도 납득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기어이 자신을 검은 귀신을 만들어버린 케이를 제대로 미워하지도 못한 고운 마음씨의 소유자.
명렬이를 많이 사랑한 것 같은데, 형은 너 인정한다는 말은 그짓부렁 같았어. 똥개 훈련마냥 불꺼달라는 것도 그렇지만.같이 총독부의사 같이 되자니까막 발 들이밀면서 건성으로 대꾸하고.
가장 겁이 많고 두려움에 질려보이면서도선한 의지의 소유자라는 게 가장 와닿는 의신이었어. 명렬이한테 넌 위험하니까 빠져있으라는 것도혼자서는 두렵더라도 소중한 사람을 다치게 하고 싶지는 않아서인게 보였고. 가장 인간에 대한 애정이 넘쳤던 의대생이 아닌가 싶었어. 케이에게도 난 너보다 저쪽에 가깝다는 말로선을 그으며인간일 적으로 돌아가고 싶어하지만, 오히려 그게 검은 그림자가 되어버려 불안한 자신을 스스로 납득시키고 위로보려는 주문 같아서어쩐지 제일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는의신이었어.
요약하자면
간추리자면 에녹 의신의 어디서나 당당하던 "자신"을, 정민 의신은 "인간으로 살던 삶"을, 김도현 의신은 "인간 존재 그 자체"를 가장 사랑했던 느낌이었어. 가능하면 다른 등장인물들도 모든 캐릭터 비교해보고 싶었는데 매진 행렬이라 좀 아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