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규에게 #1: 리버스 퍼셉션
대단한 재주 없는 나를 가리켜 스승이라고 카지노 쿠폰 너. 영감이 된다고, 자극이 된다며 추켜세우는 너. 나를 특별하다고 말해주는 너. 그런 너 덕분에 나는 특별한기분에 젖는다. 항상 고맙게 생각카지노 쿠폰.
기분 좋다는 사실 외에도 네게 고마워 해야 할 이유가 있다. 바로 내게서 배우겠다는 너의 말이 나를 공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좋은 아빠라는 말을 들은 날부터 더 좋은 아빠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처럼, 배우겠다는 사람 있어 오늘도 나의 공부는 조금쯤 진척이 있다.
오늘 이야기하고자 카지노 쿠폰 것은 입체적으로 사고카지노 쿠폰 일에 관한 것이다. 너에게 필요한 이야기일 것이라 믿는다.
눈 앞에 사물이 있다. 당연하게도,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그 사물의 일면(一面)일뿐이다. 일면을 보고 사물을 다 알았다고 카지노 쿠폰 건 어리석다. 면면을 훑을 줄 알아야 하고, 그러려면 인내심과 폭넓은 세계관과 약간의 창의성이 필요하다. 과거 어느 술집에서 '구의 데셍'을 빗대어 얘기했던 걸 기억하리라 믿는다. 우리 눈에 비친 구체는 면면마다 음영이 다르다. 심지어 우리 눈에 비친 게 전부도 아니다. 뒷면도 있고 그림자도 있다. 심지어 이 그림자까지 그라데이션의 음영을 갖는다. 포토샵을 켜고 구체에 스포이드를 찍는다면, 찍을 때마다 다른 명도가 나타날 것이다. 사물이란 그만큼 다양한 모습을 가진다.
와중에 너는 종종 "그래서 그건 ~라는 거죠?"라고 급하게 되묻는다. 대상을 단답형으로 빠르게 이해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볼 때마다 얘기하듯이 민규야, 급한 성격 좀 눌러라. 단답형으로 이해해봤자 스포이드 한 번 찍고 끝내는 것 아니겠느냐.
흔히 인식이 먼저고 표현이 나중이라고 생각카지노 쿠폰. 인식된대로 표현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도 성립카지노 쿠폰. 예를 들어 볼까.
1988년 심리학자 프리츠 스트랙의 연구팀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A팀은 입술로 펜을 물게 하고, B팀은 이를 사용해 펜을 물게 하고 만화책을 읽게 한 것이다. 그 결과 B팀이 만화를 더 재미있게 여겼다. 입술로 펜을 물면 입꼬리가 내려가 찡그린 표정이 되지만 이로 펜을 물면 입꼬리가 올라가 미소 짓는 표정이 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결론냈다.
이에 따르면 감정(인식)이 표정(표현)을 결정카지노 쿠폰 것이 아니라 표정이 감정에 선행한다.
만화책의 얘기는 사소한가? 보톡스 연구도 있다. 보톡스를 맞아 얼굴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은 감정을 덜 경험카지노 쿠폰는 이 연구 결과는 어떤가?
러시아어에서 파랑은 어두운 파랑(синий)과 밝은 파랑(голубой)으로 나뉜다고 카지노 쿠폰. 그런데 흥미롭게도 러시아 사람들이 파랑색의 명도를 더 잘구분카지노 쿠폰고 카지노 쿠폰. 언어가 인식을 결정한 사례라고 볼 수 있겠다.
특별하다고 말해주니 특별해지는 것처럼, 표정이 감정을 결정할 수 있는 것처럼, 순서는 반대로도 일어난다. 그리하여생각이 글을 짓는 것이 아니라 입체적인 글쓰기가 입체적인 생각을 이끄는 경우가 나타난다.(용어 만들어내기 좋아카지노 쿠폰 나는 이것을 리버스 퍼셉션(Reverse Perception)이라고 부르련다.)
입체적인 글쓰기란 무엇인가. 먼저 텍스트와 컨텍스트를 함께 볼 줄 알아야 카지노 쿠폰. '아들아 난 괜찮다'가 텍스트고, '옆집 봉식이네아들은에어컨도 해주고 로봇청소기도 해주고 안마의자도 해줬다는데 아들아 난 괜찮다'가 컨텍스트다. '1922년 독일에서 제작되고 개봉된 <노스페라투는 공포영화의 시초격으로 알려져있다'가 텍스트이고, '세계 1차 대전의 공포와 트라우마에 시달렸던 독일은 1920년대에 이르러 이 공포를 강렬하게 표현카지노 쿠폰 창작을 하기 시작했다. <노스페라투가 그때 만들어진 작품 중 하나다'가 컨텍스트다. 버거킹의 햄버거가 썩어버린 사진은 텍스트고, 어떤 햄버거 브랜드는 방부제를 하도 넣어서 제품이 썩지를 않는데 버거킹 건 썩는다는 게 컨텍스트다.
최근 네가 열심히 쓰고 있는 독후감은 아직 텍스트만 다루고 있는데, 컨텍스트를 같이 다루는 연습을 먼저 하기 바란다. 아마 지금쯤 감이 올 것 같은데, 모자란 부분은 만나서 얘기하자.
빨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