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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뜰살뜰 구구샘 Mar 03. 2025

7세 카지노 쿠폰, 합격하면 인생 펴요?

심정섭 - 공부머리의 발견

나는 수능 언수외 112등급이었다. 그렇게 교대에 갔다. 그리고 지금까지 초등교사로 밥 벌어먹고 있다.


내게 수능 대박은 없었다. 그냥 평소 실력대로 나왔다. 난 고3 내내 언수외 211, 121, 112 풍선 돌리기를 했다. 평생 상위 4% 안에 못 들어본 거다. 그런 나에게 수능 111은 미지의 영역이요, 꿈의 세상이었다.


나는 외고를 나왔다. 문돌이라는 뜻이다. 요새는 더더욱 외고 인기가 없다더라. 이과 못 가는 것도 별로인 마당에, 제3외국어로 시간 낭비(?)까지 해야 한다나 뭐라나. 암튼 난 문돌이 었고,문과에선 언수외 111 못 맞으면 속칭 SKY는 꿈도 못 꿨다.


당시 문과 언수외 112 정도로는 '서성한 중경외시' 정도를 노릴 수 있었다. 보통 고3 때 모의고사 성적 비슷한 친구들끼리 놀지 않는가? 내 친구들도 수능을 그 정도 봤다. 걔네들 다 어떻게 사냐고? 죄다 공무원이 되었다. 구청이든 군청이든 간에 돌고 돌아 공무원이다. 물론 교대 나와서 초등교사 하고 있는 나도 공무원이고.

(상경해서 대기업 들어갔던 카지노 쿠폰들은 흉악한 서울 주거비에 학을 떼고 다들 귀향해서 결국 공무원이 되었다.)


수능 111 맞으면 뭔가 달라질까? 상위 4% 안에 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일단 이 책, <공부머리의 발견에서 데이터로 팩트를 날려주신다. 이 꽉 깨물고 현실을 직시해 보자.


*2022 기준 주요 선호대학 정원 및 누적 인원

-전국 의대: 약 3000명

-서울대(전국 의약계열): 약 3000명(6600명) / 상위 2%

-연고카포: 3400명(연) + 388명(고) / 상위 4.5%


쉽게 말해서, 100명을 줄 세우면

1등: 의대

2등: 서울대 or 메디컬

3~4등: 연고(카포)

5~7등: 서성한

8~9등: 중경외시


난 100명 중 5등 정도 했다. 그래서 '서성한중경외시' 급이었다. 내 카지노 쿠폰들도 죄다 '서성한중경외시' 급이었고. 아니 무슨 2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서성한중경외시'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거 뭐 마법의 주문이야?암튼, 내 꼴(?)을 보며, 내 카지노 쿠폰들 꼴(?)을 보며 내린 결론은 이거다.


= 수능 111 아니면 다 거기서 거기다. 112도 노답(ㅠ)이다

(돌고 돌아 ㄱㅁㅇ...)



얼마 전, <7세 카지노 쿠폰라는 다큐를 봤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이 전국 유명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레벨 테스트를 치고 있더라. 서울대 재학생도 풀기 어려워하는 수학 문제를 풀고 있더라. 현직 초등교사로서 입이 떡 벌어지는 장면이었다.


내 딸은 6살이다. 유치원 다니는 내 딸은 아직 한글을 모른다. EBS의 <한글용사 카지노 쿠폰야를 봐도 '여우'와 '우유' 낱말을 구분하지 못한다. 그래도 걱정 없다. 8살 되면 다 할 거다. 왜냐고? 세종대왕님께서'일주일 컷' 글자를 만들어 주셨으니까. 내가 10년 넘게 초등학생들 가르쳐 봤지만 한글 못 깨친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다.(도움반 친구들은 예외)


그런데 '7세 카지노 쿠폰' 다큐에 나온 친구들은 뭔가 달랐다. 한글은 기본으로 뗀 것 같았다. 아니, 한글이 뭐야? 영어를 뗐더라. 심지어 영어로 문장을 술술 써 내려갔다! 이게 실화인가? 영어 유치원의 힘인가? 대치동 아이들은 뭔가 다른 건가?!


아이들은 목표가 명확했다. 아니, 아이들이 무슨 목표가 있겠나. 그 부모님 목표가 확실한 거겠지. 그분들은 아이를 의대에 보내는 게 목표인 것 같았다. 정년도 없는, 라이선스 하나로 평생 써먹을 수 있는, 안정된 수입이 보장되는, 대한민국 최대 선망의 직업인 바로 그 의사를 만들기 위해 유치원부터 달리고 있었다.



<7세 카지노 쿠폰 다큐 마지막 부분에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나온다.

-아빠: 서울대 나옴. 대치동에서 강사 오래 함. '학군' 관련 책도 수없이 냄.

-아들들: 근데 충청도 증평에서 크고 있음.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경험 중


맞다. 그 아빠가 바로 심정섭 작가다. 이 책, <공부머리의 발견을 쓴 사람 말이다.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순전히 내 주관적인 해석이니 주의)


1. AI시대, 제일 애매한 등급이 3~6등급

2. 1~2등급은 TOP10 대학(그놈의 SKY서성한중경외시...) 타이틀로 어떻게든 비빌 수 있는데

3. 3~6등급은 딱 치이기 좋다고ㅠㅠ

4. 7~9등급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자기 갈 길 알아서 잘 찾아감

= 결론: 자식이 수능 3~6등급 맞을 것 같으면, 사교육비 몰빵하지 말고 돈 아껴서 노후 대비하세요ㅠ


동시에 자녀의공부머리를 가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준다.


1. 한 학년 위의 기출문제를 풀어보기. 대신 실제 시험처럼 한 번 풀고, 오픈북으로 시간제한 없이 한 번 더 풀어봄. 만일 오픈북에 시간제한도 없이 풀었는데 점수가 유의미하게 오르지 않는다? 공부머리가 없다고 보면 됨. 그냥 동기부여가 안 된 상태라는 뜻ㅜ


2. 연 1회 커리어넷 다중지능검사 해보기


3. 회복탄력성 검사도 좋음


4. 중학교에서 올 A 받는 학생 = 고등학교에선 중상위권이라고 생각하기

(중학교에서 전 과목 딱 한 문제 정도 틀리면? = 고등학교에서 상위권이라고 생각)


복잡하다. 뭔가 그럴듯한데, 머리에 잘 안 들어온다. 그러다가 옆 반 선생님께 이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게 아닌가?


"공부 머리요? 딱 보면 알지 않아요? 우리 초등교사잖아요. 맨날 보는 게 아이들인데?"


그분은 자식 두 명을 모두 서울대에 보냈다. 그런 분이 말씀하시더라. 자기 자식들은 취미가 공부였고, 특기가 공부였고, 시간 남으면 공부를 했다고 말이다.


세상에, 시간 남으면 공부를 했다니! 나는 어릴 때 시간이 남으면 바람의 나라와 메이플스토리를 했다. 그런데 서울대 간 친구들은 시간 남을 때 책을 봤다고? 가슴이 웅장해진다.


다시 <7세 카지노 쿠폰 다큐멘터리로 돌아와 본다. 저기 등장하는 수많은 아이들 중에 분명 의대 가는 친구가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대치동 휘문고에 갈 것이고, 누군간 전주 상산고를 갈 것이다. 대구 수성구 경신고 담벼락에 '결과로 증명한다' 현수막에 걸린 1인이 될 수도 있을 거다.


그런데 문제는, 저기 앉아서 레벨테스트 치고 있는 카지노 쿠폰들 모두가 의대에 갈 수 있느냐는 거다. 의대 못 간 카지노 쿠폰들의 스트레스는? 자존감은?



???: "수능 112 맞은 주제에ㅋㅋ 혓바닥 기넼ㅋㅋㅋ"



ㅠㅠ 맞다. 그렇게 말씀하시면 나는 할 말이 없다. 그래서 진짜, 진심으로 궁금하다.


7세 카지노 쿠폰, 합격하면 인생 펴요?


https://youtu.be/DysyxTqFlnY?feature=sha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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