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롱패딩을 입고 다녔는데, 경칩에도 너무 추워 개구리가 깨나지 못할까 봐 마음 졸였는데, 어느새 아파트 화단에 녹색의 물결이 하나둘 이어지고 있습니다. 목련은 금방이라도 봉오리를 터뜨릴 것 같습니다. 베란다 화분의 프리지어도 환하게 필 준비가 되었다며 날마다 푸르러집니다.
예전에 어떤 가수는,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산과 들이 볼수록 정이 든다고 목청껏 외쳐댔지요. 그 노랫말처럼 우리의 산과 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자연 그대로의 다채로운 빛깔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 주고 힘든 일상을 다독여줍니다. 그래서 볼수록 정이 드는가 봅니다.
용기 여사의 마음도 계절에 따라 새잎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 맺고 단풍이 물들었다 지듯이 변화가 무쌍카지노 게임 추천. 그래서 봄이 되면 밝고 화사한 옷이 눈에 들어오고 여름이면 햇볕에 맞서겠다며 진한 원색 옷을 입고 싶어 카지노 게임 추천. 뜨겁던 여름이 지나면 좀 차분한 색조의 옷에 손이 갑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이 되면 두툼한 외투가 필수품이죠.
그런 용기 여사에게 얼얼한 충격을 주는 일이 생겼습니다. 지난겨울 어느 날이었습니다. 아파트 1층 우편함에서 일주일에 한 번 오는 시사주간지를 꺼내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심상하게 봉투를 뜯어서 한번 쓱 보고 한 구석에 밀쳐버릴까 했는데 제목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당신이 버린 옷의 최후”- 국내 최초 수거함 속 153벌 GPS 활용 이동 경로 추적기. 용기 여사는 이전에도 아파트 옷 수거함의 옷들이 제대로 재활용되지 않는다는 뉴스를 몇 번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옷에다 추적기를 달았다니 그 결과가 궁금해졌습니다.
수거함에 있던 옷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보통 우리나라에 남는 중고의류는 10퍼센트 정도인데 그중에 의류로 재사용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하네요. 이번에도 수거업체의 분류를 통해 일부는 소각장에서 불태워졌고, 또 다른 일부는 산업용 기름걸레로 재활용되었다고 합니다. 추적기 오작동으로 행방을 알 수 없는 일부 의류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동남아시아나 남미의 국가들 그리고 인도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중고의류를 수출하는 개발도상국 대부분이 자국의 제조업 성장을 위해 중고의류 수입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용감한(?) 업체들이 편법과 불법으로 규제를 뚫고 중고의류를 보내도 대부분 도착지 항구에서 바로 바다에 버려지거나, 불태워지고, 아니면 아프리카 등지로 재수출된다고 합니다. 운이 좋아 내륙으로 들어간다고 해도 어디선가 쓰레기 산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마음 편히 수거함에 넣었던 옷이나 신발, 모자, 가방이 전 세계를 돌며 이중 삼중으로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용기 여사는 너무나 부끄러웠습니다. 입지 않는 옷 중에서 깨끗한 것을 골라서 수거함에 넣었기 때문에, 어디선가 재활용 또는 재사용될 거란 생각을 했던 자신이 너무 바보 같아서 고개를 들 수가 없었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기증했다고 생각한 옷과 신발, 가방과 모자 때문에 쓰레기 산이 쌓이고 대기와 바다가 심각하게 오염된다니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차라리 수출하지 말고 한국에서 태우는 게 오히려 카지노 게임 추천이라는 전문가의 의견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짐작하는 것과 사실을 아는 것은 너무도 큰 차이가 납니다. 용기 여사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도저히 전처럼 살 수가 없었습니다. 아파트 헌 옷 수거함을 보면 쓰레기 산이 보입니다. 오염된 곳에서 먹고 자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보입니다. 용기 여사는 열었던 옷장 문을 닫았습니다. 발걸음을 멈추게 하던 옷 가게 진열장의 화사한 옷에서도 눈길을 거두기로 했습니다. 사실 옷장에는 지난봄에 입었던 옷들이 가득카지노 게임 추천. 봄바람에 마음이 설렜던 것뿐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내가 필요한 옷을 사는 것이 아니라, 광고를 보고 또는 유명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들이 입는 옷을 보고 나도 모르게 옷을 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게다가 너무도 편리한 세상입니다. 손가락만 까닥하면 다음 날 때론 주문한 날 바로 물건이 도착하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이렇게 싸고 편리한 것을 거부하고 불편하게 사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개인이 혼자 옷을 사지 않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옷을 고쳐 입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게 더 싼 지금의 산업 환경이 바뀌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옷을 버릴 때 한 번 더 생각한다면, 한 번 입고 버릴 옷보다 오래도록 입을 옷을 고민해서 산다면 의류 산업이 변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회에서 ‘의류재고폐기금지’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기를 기다리기보다 의류회사가 먼저 각성하기를 기다리기보다 나 자신을 먼저 바꿔야 합니다.
세상의 변화는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고 생각카지노 게임 추천.
‘가장 카지노 게임 추천 옷’은 비싼 유기농 순면 옷도 아니고 카지노 게임 추천보호에 앞장선다는 기업의 가방도 아닙니다.지금 내 옷장에 빼곡히 들어있는 옷입니다.우리는 옷장이라는 커다란 용기에 어떤 옷이 얼마나 담겨있는지 잘 살펴보고 앞으로 또 어떤 옷을 담을지 많이 고민해야 카지노 게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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