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의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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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여운 Feb 19. 2025

카지노 게임에 대한 고찰

책: 엔도 슈사쿠 <깊은 강

연애 프로그램의 한 장면. "나는 나를 믿어." 확신에 찬 남자의 목소리. 그 앞에 앉아있던 매혹적인 외모의 여성이 수줍게 맞장구를 친다. "나도." 이들은 인플루언서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로 온라인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들을 따른다(following)는 점에서 사회적 성취를 이뤘다고 말할 수 있다. 팀 페리스는 독자들에게 성공의 발판을 위해 우선 천 명의 팬 fan을 확보하라고 조언하지만 그들은 이미 수십, 수백 만 명을 보유했으니 말이다.


나를 믿는다. 예나 지금이나 자신감 좀 넘친다는, 자존감 좀 높다는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분명 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한때는 나도 그랬다. 넘치는 자기애를 주체할 수 없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오만함의 거울이 박살 나는 순간, 믿음의 대상은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의지할 곳이 없어진 나는 정처 없이 방황하며 소중한 젊음의 순간을 허비하기도 했는데, 그런 나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아버지는 서툰 발음으로 몇 개의 영단어를 읊조렸다. "When we work, we just work, when we pray, god works."








"나루세 씨는 일본인이니까 예수라는 이름을 듣기만 해도 경원하실 테지요. 그렇다면 예수라는 이름을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부르세요. 사랑이라는 단어가 어쩐지 닭살 돋고 어색하다면, 생명의 따스함이라도 좋아요. 그렇게 부르세요. 그게 싫으면 늘 하던 대로 카지노 게임라도 좋아요."


"야, 술자리에서는 동네 친구인 거다." 모태 신앙을 가진 여섯 명의 교회 친구들은 다른 주酒님을 앞에 두고 죄책감이 들었는지 도원결의 못지않은 비장함으로 '동친'임을 선언한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궁금했다. 크리스천은 왜 술을 마시면 안 될까? 청년부 담당 전도사에게 물었더니 우리의 육체와 영혼은 하나님의 성전이라는 이해하지 못할 답변만 돌아왔다. 오쓰라면 어땠을까?


예수를 카지노 게임라고 불러도 좋다는 이 신학자, 참으로 애정이 간다. 그동안 기독교는 거룩한 신이라는 미명 하에 선과 악을 구분 지으며 얼마나 많은 것들을 배척해 왔는가. 전날의 과음으로 인해 교회에 술냄새라도 풍기면서 나가는 날에는 어른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어려웠다. 카지노 게임라도 그랬을까? 오쓰였다면? 카지노 게임의 사랑은 거룩하고도 조건 없는 어머니의 사랑(agape, αγάπη)과도 같다. 엄마는 숙취로 고생하는 나를 위해 뜨끈한 북엇국을 끓여 주곤 했으니 그에 대한 답은 말하지 않아도 알 것 같다.






"나는 이곳 사람들처럼 선과 악을 그다지 확실히 구분할 수 없습니다. 선 속에도 악이 깃들고, 악 속에도 선한 것이 잠재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신은 요술을 부릴 수 있는 겁니다. 나의 죄마저 활용해서 구원으로 이끌어 주셨지요."


카지노 게임가 모든 것을 창조했다면, 악惡 또한 카지노 게임의 창조물이기에 카지노 게임는 악하다고 주장하는 선생님. 그는 세상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의 말허리를 정중하게 자르며 어린 아인슈타인은 반론하기 시작하는데... 추위와 어둠은 존재하지 않는다. 추위는 열이 없는 상태이고, 어둠은 빛이 없는 상태일 뿐이란다. 마찬가지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악은 그저 카지노 게임의 부재 상태일 뿐.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본다. 교도소에 수감된 이들은 모두 나쁜 사람일까? 어느 날 문득, 이들의 마음속에 카지노 게임가 깃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교정矯正의 목적은 범죄자를 교화하여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복귀시키는 데 있다. 카지노 게임께서 그들의 죄마저 구원으로 이끌어 줄 날을 기다리는 것이다. 이러한 신의 섭리는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없을 정도로 흉악한 범법자의 형량이 우리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엔 나에 대해 질문한다. 나는 선한 사람인가? 스스로를 순도 100% 선인善人이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존재하기나 할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자가 있다면 그는 오히려 악의 축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악을 받아들이라고 말했지만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인간은 필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는 존재다. 다만 그 악의 결이 데미안에 가까운지, 프란츠 크로머에게 가까운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볼 일이지만.






"근디 이 젊은이한테는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하나 있지. 참말로 신이 있다 카지노 게임구먼. 어디 있나? 있다면 보여 봐. 내 마음속에 있다고? 알 수 없군. 요즘 세상에 그런 멍청한 이야기를 카지노 게임 사람이 있나. 위성 로켓이 달나라로 날아간다 하더구먼."


끌어당김의 법칙 열풍을 몰고 온 론다 번의 책 <시크릿을 시작으로 네빌 고다드, 나폴레온 힐, 얼 나이팅게일, 밥 프록터, 브라이언 트레이시, 토니 로빈스 등 수많은 자기 계발 구루들과 이나모리 가즈오, 레이 크록, 하워드 슐츠, 피터 틸, 박정부, 이수진 외 여러 사업가들의 책을 탐독한 결과, 확실한 한 가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동안 나는 내가 원카지노 게임 것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원카지노 게임 것을 명확히 인식카지노 게임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내면에 귀를 기울이는 과정, 그러니까 여러 가지 활동들(예를 들면, 명상이니, 독서니, 글쓰기와 같은 것)을 통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무엇을 원카지노 게임지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답답한 마음을 누구에게 토로하든 답을 가르쳐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느 래퍼는 아버지에게 정답을 알려달라고 힘껏 노래하지만 나의 아버지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서툰 영어로 기도할 뿐, 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모든 답은 내 안에 있다. 내가 선한 사람이 되고자 하면 나는 선한 사람이 되고, 부자가 되고자 하면 부자가 된다. 다만, 나는 자신에 대해 전지전능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내 인생이라는 소설 속의 나라는 주인공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언젠가는 내가 가진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게 나는 내가 원하는 존재로 탄생한다. 이것이 신이, 카지노 게임가 내 안에 있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이유일 것이다.








"다양한 종교가 있지만, 그것들은 모두 동일한 지점에 모이고 통하는 다양한 길이다. 똑같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한, 우리가 제각기 상이한 길을 더듬어 간들 상관없지 않은가."


카지노 게임는 모든 것을 사랑으로 포용한다. 인간의 사악함마저도 구원의 수단으로 활용한다. 이처럼 사랑이 넘치는 전지전능한 존재는 내 안에 있다. 그 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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