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60 진위역~카지노 가입 쿠폰 23km
20일 차 : 2월 26일 수요일 진위역~카지노 가입 쿠폰 23km 80명
진위역까지 완행으로 가는 길은 느리고 멀었다. 어느 한 역 지나치지 않고 정차하는 게 꼭 우직하고 요령 없는 내 모습 같았다.
진위역 40여 명이 출발카지노 가입 쿠폰. 얇아진 겉옷처럼 경쾌한 발걸음으로 오산시에 진입카지노 가입 쿠폰.
이날도 하은 동지는 쉼 없이 문자를 하며 카지노 가입 쿠폰를 했다.
말벌 동지들의 깃발은 제각각 이색적이다. 그런데 이날 매우 엄숙한 검정 깃발 하나가 등장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문구 사이에는 전태일 열사의 얼굴이 있었다. 서울 강남에서 왔다는 그 말벌 동지는 아침잠이 많아서 못 일어날까 봐 밤을 꼬박 새우고 참가했다고 했다. 그에 비해 사뭇 경쾌한 어정쩡 연대도 있었다. 친구 둘이 만들었다는 그 연대처럼 뾰족뾰족 특색 있고 유쾌하게. 그게 말벌 동지들의 모토 잼투(재미있게 투쟁)였다. 하지만 이들도 생의 한가운데에 존재하는 이들. 각자의 사회를 이루어 나가고 있다.
이날 7일을 걷고 부산으로 내려가는 말벌 동지는 가는 길에 면접을 본다고 했다. 부디 바른 사람을 알아보는 좋은 직장을 만나기를 기원한다.
휴식시간에 간식에‘지저끔 드십시오’란 안내문이 있었다. 지저끔이란 각자 알맞게 적당히라고 한다.
휴식시간에도 김진숙·박문진 두 분은 연락으로 분주카지노 가입 쿠폰. 안경 벗은 김진숙의 얼굴이 새까맸다.
조금만 더 가면 밥차가 있다고 했다. 우리밥연대에서 준비하니 간식을 조금 먹으라고 하셨다. 그 조언을 들었어야 했다. 다시 걸었다.
오산시 평화공원에서 밥차를 기다려 점심식사를 했다. 기다리고 고대하던 ‘우리밥연대’밥이었다. 통영의 바다와 산의 맛이 물씬 나는 반찬은 비건과 논비건으로 나뉘어 풍성했고 밥도 백미, 콩밥, 잡곡밥 세 종류였다. 친환경 종이접시 위에 톳나물, 궁채, 돼지불고기, 배추된장국 등 공원에 한식집이 펼쳐졌다.
음식맛이 격조가 있어 식후에 노동 음료인 인스턴트 믹스 커피를 마실 수 없었다. 두 맛을 섞으면 안 될 것 같은 품격 있는 맛이었기 때문이다. 다음날도 ‘우리 밥연대’ 밥이었기에 믹스 커피를 못 마셨다. 나무젓가락 포장지에 ‘싸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우리 밥연대’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는 답한다. ‘밥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휴식 시간에도 말벌 동지들은 땅바닥에 앉아서 쉬고 멜로디언을 불고 창을 부른다. 이온 음료와 초코파이와 초코바로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사이 23km가 21km로 줄었다. 그래도 다리는 아팠다.
도착 지점에서 40여 명은 80여 명이 되었다.
박문진 동지는 나도 종종 가던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 대해 발언했다. 백석과 사랑해 진향(眞香)에서 자야(子夜)가 된 김영한이 ‘무소유’를 읽고 법정 스님께 길상사를 시주하면서 “그까짓 천억, 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일화. 우리의 투쟁도 천억이 아깝지 않아야 한다는.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나린다
(하략)’
이날 카지노 가입 쿠폰지회는 제6회 노회찬상 특별상 수상을 카지노 가입 쿠폰.
‘맑고 향기롭게’
카지노 가입 쿠폰 후 서울시교육청 앞 희망 텐트에 김진숙·박문진·말벌 동지들이 간다고 했다. 장거리 도보로 매우 피로한 나는 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날 밤 다리가 팽팽하게 부어올라 움직일 수가 없었다. 급기야 내일은 못 걷겠구나, 걱정하며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