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좋을 때다.
산책을 하루라도 거르면 큰일 나는 줄 알았던 사람은 이곳에 와서 딱 2번의 제대로 된 산책을 하였다. 우연히 길가에 덩그러니 놓인 개똥을 발견한 뒤로 개똥을 찾으며 걷는 몹쓸 버릇이 생겼는데 그 결과 상당히 많은 개똥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살랑거리며 걷는 개를 보느라 눈이 돌아갔는데 이제는 개와 함께 걷는 인간의 손에 배설물 봉투가 있는지 아닌지부터 살핀다. 개들이 안절부절 똥을 싸는 모습을 목격하면 인간이 그 뜨끈한 것을 거두어 가는지 아닌지, 만일 그대로 두고 가려는 낌새가 보이면 부리나케 쫓아가서 따져 물을 태세를 카지노 게임 있는데 한 번도 그런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싸늘하게 식은 개똥만 대면카지노 게임 있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개똥 핑계를 대며 산책을 회피하고 있었다. 그렇다. 아직도 이 동네에 온전히 마음을 열지 못하고 트집을 잡고 있다. 그러나 바야흐로 카지노 게임의 계절이 도래하자 산책을 아니할 수가 없었다. 명백히 개똥 말고 카지노 게임을 보아야 할 타이밍이었다.
봄바람. 그래 봄바람은 이렇게 따스한 것이었지. 다글다글 하던 동백 봉오리들은 이미 만개하고 만개해서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고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다행히도 샴푸향이 느껴지진 않았다. 카지노 게임으로 유명한 남천동까지 냅다 걸었다. '느그, 서장 남천동 살제!?' 그 남천동 말이다.
사람들로 붐빈다. 일요일이 나에게 위력을 행사하지 않은 지 몇 년 되다 보니 주말이라는 자각을 하지 못했다. 이렇게 된 거 사람 구경도 나쁘지 않다. 나는 동물원의 원숭이들을 구경하듯(물론, 동물원은 없어져야 할 장소다.) 사람들을 구경했다.
꽃이 핀다고 꽃구경을 나온 인간들은 어쩐지 측은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다. 카지노 게임이 일상에 이벤트가 되는 삶이 과연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좋다, 나쁘다.'로 구분하는 것이 얼마나 무상한 짓인지를 알면서도 원숭이들처럼 꺅꺅 되는 사람들을 측은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바다는 바다 대로 패들보드 타는 사람들로 붐빈다. 몇 년째 패들보드, 패들보드 노래를 불렀는데 올해는 정말로, 기필코 패들보드를 타야겠다고 또 생각만 하였다.
백수는 커피값이 아까워서 치밀하게 텀블러에 뜨거운 커피를 담아왔다. 해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가방 안에서 텀블러를 꺼냈다. 뚜껑 위에 카지노 게임 잎이 다소곳이 얹혀있다. 흩날리는 카지노 게임 잎을 잡으려고 이리저리 손을 휘둘러도 단 한 장의 꽃잎도 거머쥐지 못했는데 그냥 앞으로 계속 걷다 보니 카지노 게임 잎이 가방 안에 들어왔다. 나는 이런 일에도 굳이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 포기하지 말고 걷자. 너무 안간힘을 쓰며 애쓰지 않아도 걷다 보면 계속 걷다 보면 언젠가는 될지도 모른다.
원숭이는 다른 원숭이들을 뒤로카지노 게임 뜬금없이 꿀꽈배기 한 봉지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먹고 싶은 게 생긴 건 오랜만이다. 다이어트로 고통받던 과거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뭔가 먹고 싶은 게 있다는 건 충분히 잘살고 있다는 증거라고. 너 미래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식욕이 사라지니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두라고. 미래의 나도 지금의 나에게 말해주겠지. 너 지금이 좋을 때라고. 지금을 즐기라고.
올해의 만개한 카지노 게임을 놓치지 않았다는 건 봄이 아프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 의 삶은 꽤 괜찮은 건지도 모르겠다. 산책은 내 삶을 괜찮은 것으로 만들어 준다. 나를 종내 그 길로 돌아서게 만든다. 그 고마움을 고새 까먹고 개똥 따위에 집착했다니. (그러나 인간들아. 개똥은 제발 치워주길 바란다.) 이젠 개똥을 계속해서 찾았던 나의 마음에게 안녕을 고할 때가 온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