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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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상훈 Apr 18. 2025

카지노 게임

2025. 4. 18.

카지노 게임


카지노 게임에 왔다. 맥심 플랜트라는 커피숍이다. 맥심으로 유명한 동서식품에서 맥심 브랜드 홍보를 위해 만든 플래그쉽 스토어인 듯하다. 이곳은 나에게 특별한 장소다.




여기 처음 왔을 때 나는 형제와 다름 없는 친구와 한참을 걷고 있었다. 늦은 이태원의 밤이었다. 우리는 각자가 선택한 길을 살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고 힘든 순간마다 서로에게 큰 힘이 되었다. 이카지노 게임서 내려다보이는 이태원의 풍경은 고요하고 이질적이다. 아래에는 지디와 같은 유명인들이 사는 나인원이 있다. 나인원을 둘러서는 수많은 인파가 그 주변을 채운다. 힙한 건물들과 연인들.


고개를 돌려 이태원역 쪽을 보면 외국인들과 이태원으로 놀러 온 수많은 이들의 선명한 색이 보인다. 대낮부터 메이크업과 노출이 심한 옷으로 자신을 어필하는 이들. 아침부터 약에 취해 경찰에 연행되는 마약쟁이까지. 얼마 전까지는 카지노 게임 쪽을 보면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 서있는 경찰들과 사복을 입은 요원들. 시위를 하고 행패를 부리는 이들.


조금 더 나아가면 그것과는 무관하게 견고한 성채처럼 보이는 더힐과 그 너머에는 아주 조용한 유엔빌리지. 극렬하게 타오르는 용광로 같은 곳의 중간에 위치한 이곳. 반대로 북쪽을 보면 고고한 삼성가가 만든 철옹성과 시원한 바람이 부는 리움 미술관. 그리고 그 주변을 감싸고 있는 회장님들의 주택들. 권력과 젊음과 부와 명성이 모두 뒤섞인 곳 사이에 있는 곳이 바로 카지노 게임이다.


그카지노 게임 인생을 방황하는 두 청년이 있었다. 한참을 걷고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힘든 시절들을 하나하나 고이 접어 마음속에 묻어두고. 그 누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을 꺼내 펼쳐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한껏 웃고 세상을 원망하며 그런 시간을 보냈다. 시원한 바람만큼이나 세상에 대한 원망도 미움도 다 날려버릴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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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돈이 급해서 가지고 있던 오메가 시계를 처분하고서 봤었던 기억이 난다. 값이 꽤 나가는 시계였기에 중고로도 650만 원은 받았었다. 650만 원은 내가 만들지도 않은 다른 카지노 게임의 잘못을 덮어주는데 쓰이고 사라져 버렸지만 딱히 아쉽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빌게이츠도 카시오 시계 가끔 차는 정도인데 내 까짓게 뭐라고.' 그랬다. 꼭 필요하지 않았다. 그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을 뿐일지도.


사실 오메가 시계는 다 007 시리즈 때문이었다. 007 시리즈는 다니엘 크레이그로 바뀌고 주인공의 시계도 오메가로 바꿨다. 그게 참 멋져 보였고 그걸 차면 나도 007 주인공처럼 보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막상 매장에 가서 차보니 어울리지 않았다. 내게 어울렸던 건 가장 헤리지티가 있었던 문워치였다. 문워치. 인류가 달에 최초로 갈 때 차고 간 시계. 항상 달에 가보고 싶었기에 사지 않을 수 없었었다.


하지만 애지중지하던 문워치도 팔아버리고 여러 해결하기 힘든 문제들이 가득할 때 우리는 한참 동안이나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카지노 게임과 이태원. 한남동과 용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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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한참 걷다 보면 드센 기운이 있는 땅이라는 느낌을 받곤 한다. 드세다. 범인의 힘으로 다스릴 수 없는 권세가 흐르고 있는 것만 같다. 그래서 삼성가가 그렇게 이 땅을 차지하려고 애썼던 것일까. 수많은 대한민국 권력의 꼭대기의 인물들이 이카지노 게임 모인 것일까.


인과는 알 수 없지만 드센 기운과 역동 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때면 잠에서 깨자마자 찬물로 얼굴을 강타한 듯 정신을 차리곤 한다. 큰 일을 준비해야 할 때 꼭 이카지노 게임 와서 나보다 더 큰 이들이 머무는 카지노 게임서 시간을 보내곤 한다. 고작 몇 백 미터, 고작 몇 킬로 안에 정계, 연예계, 경제계 등 각 계층의 꼭대기들이 머물고 있으며 그들도 무언가를 향해 전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들은 무엇을 향해 살아가고 있을까. 꼭대기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쉬고 있을까. 아니면 높은 카지노 게임서 떨어질 두려움에 첨탑 끝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떨고 있을까.


피라미드의 꼭대기에 있는 이들도 두려워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모두가 큰 차이 없는 인간이라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아무리 위대한 인간도 두려워하는 것이 있고 나약한 순간이 있다. 높은 곳은 떨어지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 나는 그카지노 게임 가본 적이 없어 그 두려움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발바닥처럼 아래에서 그들이 머무는 곳을 한참 보곤 한다. 그들의 위치까지 가더라도 그들이 가졌던 두려움을 가지지 않고 살고 싶다. 그들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에 대한 답을 내가 찾아낼 수 있다면 그들에겐 내가 해결사가 되고, 나는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가겠지.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세상에 가장 필요한 사람이다. 나는 그들이 가진 두려움과 공포에 관심이 많다. 아무것도 두려울 게 없는 사자, 호랑이, 용과 같아 보이는 카지노 게임의 약점에 나는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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