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퉁바가지 공주마마
레지던시에서 만난 가족, 나의 첫 카지노 쿠폰
동물이 언제나 좋다는 것도 인간중심적인 사고방식이 아닐까. (공공질서가 중요한 것도. )거북이, 병아리, 햄스터, 개구리...
어릴 적 내게 와서 죽음을 맞이한 동물들이다. 굳이 나한테 와서 관찰당하다 수명보다 일찍 죽었으니 얼마나 비참한 삶인지. 게다가 당시엔 그들의 죽음이 그렇게 소름끼치게 슬프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후에 강아지 몇을 떠나보내고 나서는, 눈물이 펑펑 나는 이유를 당시엔 언어화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건 사랑 때문이었겠다 하고 짐작한다. 그제야 동물을 '예뻐하고 신기해 하는' 게 아니라 '사랑'할 줄 알게 된 것 아닐까. 잔인하고 철없던 어린시절의 마음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내가 카지노 쿠폰와 함께 산다는 게 자격없는 일처럼 느껴진다.
작고 예쁜 카지노 쿠폰와 함께 해볼 인생을 종종 상상하곤 했지만 그건 실제가 되어서는 안 되는 망상이었다. 희망찬 내일을 꿈꾸다가도 사랑받지 못했던 과거를 떠올리면 부아가 치미는, 사소한 행운에 우쭐하다가도 삐끗하면 우중충해지는 내가 무슨. 나 하나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무슨 카지노 쿠폰, 말도 안된다 싶었다. 나는 그저 친구네 집 카지노 쿠폰에게 간식이나 사다 나르는 '나만 없어 카지노 쿠폰' 정도의 태도로 사는게 적당했다.
하지만 언제나 사랑은 합리성과는 별개로 찾아온다.
경기도 안산의 대부도라는 섬 안에는 <경기창작센터가 있다. 숙식이 가능한 작업실을 제공해주는 그 곳에서 나는 현대미술가로 입주해 있었다. 집과 거리가 멀고 꽤나 시골 같은 곳이어서 마트가 멀어 자급자족이 항상 골머리였고, 마침 센터 안에서 텃밭을 분양한다기에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작업이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내가 심은 작물들을 구경하러 텃밭에 갔다.
깻잎과 고추, 상추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자란 어느 여름날, 병아리 소리가 들렸다. 홀린 듯이 찾아간 나무 더미 사이에서 검정색 털뭉치를 만났다. 작은 카지노 쿠폰였다.
신기해서 사진을 몇 장 찍고 작업실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밤새도록 먼지같은 작은 카지노 쿠폰 생각이 머릿 속을 떠나지 않았다. 길카지노 쿠폰를 만난 게 처음도 아니면서. 나는 며칠을 두고 어미 카지노 쿠폰를 찾아 보았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츄르 하나를 들고 다시 텃밭을 찾았다. 없어진 건 아닌가 초조하게 발을 굴렀을 때 다시 삐약삐약 소리가 들렸다. 카지노 쿠폰가 어찌나 세차게 우는지 건강한 아이인지 착각할 정도였지만 닭장 옆에서 생활을 했는지 닭똥 냄새가 진동을 했고, 너무 말라 보이는 데다 똥파리 대여섯 마리가 카지노 쿠폰 위에 앉아서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츄르를 허겁지겁 먹는 못생긴 아기 카지노 쿠폰를 한번 불러봤다.
"아이 예쁘다."
카지노 쿠폰는 말을 걸기가 무섭게 내게 비틀비틀 달려 와서 바짓가랑이를 붙들었다. 작은 발톱을 세우고 샌들 위에 올라가 내려 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순간 알았다.너는 내 카지노 쿠폰구나.
우당탕탕 초보 집사 마인드가 되어 혼란스러웠던 첫 날, 동거인에게
"나 기분이 이상하다. 아니지, 기분이 좋은가봐."
라고 말했다. 그렇게 카지노 쿠폰의 이름은 의식의 흐름대로 '기분이'가 되었다.
살아 움직이는 무언가를 기르는 일은 전전긍긍을 동반한다. 그것이 카지노 쿠폰라도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피곤을 동반한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기꺼이 감당하는 일이라는 것을 카지노 쿠폰를 통해 배웠다.
30대의 아이 없는 부부가 카지노 쿠폰를 이토록 사랑하니, 주변에선 "그 마음으로 아이를 낳아서 키우라"는 말을 종종 한다. 인간이 아닌 존재를 사랑하는 일은 인간을 사랑하는 것보다 열등한 걸까? 나는 오랫동안 적절한 답을 찾고 싶었다.
답 대신 경험을 기록하기로 한다. 나는 실은 엉망일 때가 많다. 나만 아픈 거 아니라는 것, 유난떨 일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끝내 자꾸만 추락하곤 한다. 물에 다 젖은 미역 같은 상태로 겨우 집에 들어 왔을 때 기분이가 내 앞에 있으면 나는 점차 보송해진다. 내 슬픔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으면서 자기 공간만 슥 내어주는 기분이. 카지노 쿠폰의 어떤 무심함이 나를, 여러 번 살렸다.
기분이는 식탐을 부리고 성질을 내고 사고를 친 뒤, '내가 예쁜데 어쩌라고' 하는 표정을 한다. 그래서 그녀의 많은 별명 중에서도 '싹퉁바가지' 나 '공주마마' 를 제일 많이 쓰게 된다.
나는 내 카지노 쿠폰가 이렇게 제멋대로인 것이 안심이 된다. 특히나 따뜻한 아랫목이나 햇볕 아래서 충분히 데워진 몸을 가만히 만지다 보면, 싹퉁바가지 공주마마에게 볕 드는 집과 따끈한 보일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내가 제법 기특해진다.
*심리치료사 메리 파이퍼는 <나는 내 나이가 참 좋다 에서"카지노 쿠폰와 함께 잠드는 경험은 와인 세 잔에 해당하는 진정 효과가 있다.내가 방금 지어낸 말이지만,내 경험상 충분히 맞는 말인것 같다. " 라고 썼다고 해요. 너무 깊이 동의합니다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