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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liiky Mar 28. 2025

무료 카지노 게임 2

<무료 카지노 게임작업이 나오기까지


2019년, 채팅앱을 매개로 어린 여성들이 성착취를 당무료 카지노 게임 있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 나는 이 폭력 앞에 나서서 싸울 용기가 없었지만, 그렇다고 모른 척 무료 카지노 게임 일상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보낼 자신도 없었다. 나는 그 정도의 미지근한 어른이었다.




'미지근 어른'인 나는 이것을 기록하고 작업으로 만들어 버려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곧바로 채팅 어플들을 검색해 모조리 내 휴대폰에 깔았다.


(무모하게도)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직접 확인무료 카지노 게임 판단무료 카지노 게임 싶었다. 그것이 당시 내가 선택한 방식이었다.


즐톡, 앙톡, 랜덤채팅...각 어플 속 나의대화명은 '소녀', 성별은 여성, 나이는 15세로 설정.


무료 카지노 게임랜덤채팅 어플에서 소녀가 받은 메시지들. 선정적이거나 성매매를 연상할 수 있는 직접적인 단어는 ♡라는 기호로 변환했다.






입장과 동시에 채팅이 쏟아졌다. 정확히는 미자(미성년자) 조건(조건매매) 제안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개중엔 대뜸 자신의 나체 사진을 보내며 음담패설을 하는 남자들도 있었고, 아주 다정무료 카지노 게임 달콤한 말로 '소녀' 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남자들도 있었다. 지하철에서, 잠들기 전 안사람 옆에서, 몸을 웅크린 채로 채팅을 했다. 나는 그렇게 두 세 달을 '15세 소녀'로 살면서, 실제로 사람을 만나 말을 하는 일은 거의 하지 않았고 채팅방 안에서 말라갔다.




온갖 '구애의 말들'의 홍수 속에서 한 남자의 메시지가 유독 마음에 남았다.


'사랑'을 해보았냐는 질문, 그리고 오빠가 '사랑'을 알려주겠다는 메시지.




...사랑......? 사라아아아앙?????




'사랑'을 지나치게 사랑하고 있던 나로선, 갑자기 사랑이라는 단어가 기만을 넘어 기이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사랑이 뭐지. 정말 사랑을 알아야 할 아이들에게 사회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거지. 이거야말로 작업을 통해 내가 말하고 싶은, 해야 할 질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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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달간 수집한 텍스트는 하늘거리는 쉬폰 원단 위에 분홍색의 자수로 새겨졌다.


작품의 제목은무료 카지노 게임 레터(LOVE LETTER).


여린 물성으로 약한 바람에도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원단, 그리고 그 위에 새겨진 글자로 된 폭력.




고유한 인격과 정체성으로 존재하지 못무료 카지노 게임 누군가를 위한 대상 혹은 특정한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존재가 직면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사랑이라는 낭만적인 관념을 통해 말하면서 기득권적 시선과 폭력을 전복시키고 싶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m76zWXeDXg(영상작업 링크)




수집된 텍스트들은 영상과 오브제 작업으로 이어졌다. 이전 작업에서는 성매매를 연상하거나 음란한 단어들을 '♡' 라는 기호로 변환되어 자수로 만들어졌다면 이 영상작업에서는 ‘사랑’이라는 달콤한 단어로 치환되어 남성의 목소리로 흘러나온다. 그리고 화면에서는 사랑의 기호를 상징하는 손동작에 반복적인 매듭이 씌워지고 있다. 마술을 부리듯 유혹하는 듯 손동작의 결과물은 하나의 작은 핑크색 덩어리로 남았다.


이 매듭은 물풀을 이용한 것이었는데, 물풀이 묻은 손 끝에서 아주 얇은 풀실이 만들어진다. 이것은 아주 약무료 카지노 게임 가늘지만, 천천히 손가락을 붙게 만든다. 천천히 피해자를 길들여 모든 것이 사랑이라 믿게 만드는 과정, 즉 그루밍 성폭력의 잔혹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무료 카지노 게임 오브제 작업. 영상 속 행위의 결과물들이다.









2019년, 특히 2020년부터는 'N번방 사건'이 이슈였다.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이 시기 즈음 <무료 카지노 게임를 발표하게 되었는데, 떠들썩한 분위기 때문인지 여성신문과 시사인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 전시장에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성들이 유독 전시장을 많이 찾아왔다.




무명 작가인 것 치고는 전시는 매우 흥했지만, 한편으론 많은 고민을 남겼다.




우선 작업 과정이 너무나 괴로웠다는 것. 수많은 성구매자들과의 채팅은 내게 짙은 그림자로 남았다. 채팅방 속 지옥을 머리로만 알고 있는 것과, 직접 살다 온 것은 차원이 다른 이야기였다. 고작 두세 달을 그마저도 작업을 하기 위해 잠깐 다녀 온 내가 이 정도인데, 많은 어린 여성들과 사건에 깊이 관여하는 활동가들은 대체 어떻게 버티고 있는 걸까?


게다가 사회 현상이 너무 선명무료 카지노 게임 폭력적이어서 작가인 나와 작품은 상대적으로 흐릿하게 느껴져 아쉽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활동가가 아닌데.' 라고 하는 마음도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결정적으로, 내 얼굴이 실린 온라인뉴스에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다시 접속하면 지워져 있던 걸로 봐선, 아마도 언론사에서 악플을 삭제해 준 것 같다.) 인스타그램 DM으로 욕설과 협박의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내용에 합리성이라곤 없었지만 익명의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미움받는 일은 그야말로 공포 그 자체였다.




이 이후로 나는 사회문제를 직접적으로 파고들거나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보다 간접적이고 은유적인 방식으로 발화할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어떻게든 자신을 셀프 마케팅해야 하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간다는 것 자체가 꺼려졌다. 내가 넘어야 할 숙제인데, 풀어내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





관련 인터뷰 기사 링크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365

https://www.wome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0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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