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04
“너의 꿈은 뭐니?”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 가이드가 물었다. 친구들과 간 괌 카지노 게임지에서였다. 여느 아이들이 그렇듯 내 어릴 적 꿈은 늘 바뀌었다. 나의 첫 번째 꿈은 피아니스트였고 유치원 선생님, 승무원 등을 거쳐왔다. 현재는 특정 직업을 꿈으로 놓기에는 나이가 꽤나 들었다. 그때부터였나 보다. 꿈은 늘 추상적이었다. 여가시간이 많은 직장을 다니기, 내 이름 석자로 된 책 한 권 내기, 할머니가 되어 재즈밴드에서 피아노 치기, 경제적 자유를 이뤄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기 등등. 아! 영어에 능통하여 외국인 친구들과 프리토킹하고 영어자막 없이 영화 보기는 늘 빠지지 않는다. 그러나 그 순간 나의 대답은 이러했다.
“이 카지노 게임 방방곡곡을 내 두 발로 가보는 것이요.”
미국에 살면서 총을 두 번 맞았다가 큰 수술 후에 살아났다는 60년대생 가이드는 나에게 진지한 눈빛을 보냈다. 이혼을 한 번 했고 현재는 재혼했다는 소개를 덧붙이며, 결혼할 남자가 ‘정해진 트랙을 따라가며 사는 사람‘이라면 결혼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나는 결혼을 4개월 앞둔 서른 살 여자애, 아니 여성이었다. 어릴 적처럼 변덕부리면 안 되는 나이였지만, 온 카지노 게임이 이 결혼을 말리는 것 같았다.
그 뒤의 이야기는 프롤로그에 언급했으니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카지노 게임이 중요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내 사주에는 역마살이 있다. '움직이는 말'이라는 뜻의 역마. 내 운명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고 이동하며 사는 것일 텐데 어쩐 일인지 태어난 도시에서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다. 자유롭게 달리고 싶은 야생마로 태어났으나 너무 잘 훈련받아버렸다. 고삐 한 번 당기면 그대로 멈춰버린다. 그러니 나는 카지노 게임을 통해 살풀이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카지노 게임은 단순한 휴가 이상의 것이었다. 나의 영혼이 원했고 본능적으로 끌렸다.
이 지구라는 세계를 누비는 것에 내 돈과 시간과 체력을 썼다. 여러 도시를 카지노 게임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했다. 얼마나 더 멋진 곳이 있는지 알아내고 나를 그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 그보다 더 짜릿한 일은 없었다. 이번에는 인도였다. 인도라는 미지의 공간이 나를 불렀다. 나는 그 부름에 이끌릴 수밖에 없었다.
인도에 있으면서 매일 요가를 했다. 내 몸이 그 어느 때보다 가볍고 자유자재로 움직였다. 매일 명상을 했다. 살면서 그 시간만큼 평온한 적이 없었다. 내 마음에 ‘화’라는 감정이 아예 사라진 순간순간을 느꼈다. 사람은 딱 경험한 그만큼까지가 자기의 세상이다. 나는 평화가 무엇인지 느껴버렸고, 직감했다. 이건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을 순 있어도, 딱 한 번만 느낄 순 없는 그런 종류다.
이것으로 역마살의 운명이 다 한 걸까? 살풀이가 제대로 된 걸까? 인도에서의 나는 더 이상 이 세계가 궁금하지 않게 되었다. 내가 가보지 못한 무수한 많은 나라들, 버킷리스트에 넣어 놓았던 도시들, 한 번 가봤으나 아쉬워 꼭 다시 갈거라 다짐했던 많은 곳들. 그 어느 곳도 더 이상 흥미가 생기지 않게 되었다. 그보다 더 미지의 세계를 발견했다. 내가 진정으로 알고 싶은 것은, 내면이었다. 나의 마음속이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는 방식의 이면에 있는 무의식. 나를 현재 이곳에 데리고 온 카르마. 나의 감각과 반응, 그 기저에 있는 삼스카라. 이번 여정의 목적지가 정해졌다.
어떤 마법이었을까. 그 어떤 유명한 관광지도 궁금하지 않고, 가고 싶지도, 갈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버린 나. 이런 변화는 나의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가 되었고 눈물을 흘리게 했지만, 되돌아갈 수 없는 비가역적인 변화였다.
평생 나를 둘러싼 외부세계에 초점을 맞춘 삶이었다. 내가 태어난 곳, 나의 부모, 그들이 나에게 제공해 준 환경. 높은 성적, 좋은 직업, 멋진 미래. 끝없는 외부에의 호기심… 비행기와 호텔, 뺨을 스치는 이국적인 향의 바람.
아주 ‘자연’스러운 일들이 있다. 해가 뜨고 지는 것, 밀물과 썰물, 계절이 바뀌고 태풍이 불어닥치고 지진이 일어나는 것. 우주가 정한 규칙에 따라 나고 자라서 언젠가 죽어야만 하는 인간. 인간은 자연계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계, 즉 우주 전체인 ‘대우주’를 축소한 것이 사람이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사람을 ‘소우주’라 인식한다. 그 개념이 비로소 와닿았다.
대우주를 탐험카지노 게임 싶어 하는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일론 머스크는 정말로 화성에 우주선을 보내지만, 평범한 나는 그저 이 한 몸을 비행기 안 이코노미석에 태울 뿐이다. 내 작은 몸이 우주 그 자체인 줄도 모르고.
이 세상카지노 게임 더 크고, 궁금한 곳… 나라는 우주에도 태풍이 불어와 원래의 마음을 싹 쓸어갔나. 지진 같던 내 변덕은 지각변화를 예고하는 알람이었을까.
아, 괌에서 만난 그 가이드는 명상을 하라 했다. 죽다 살아난 이후 명상을 15년간 해 왔다고. 그는 나이에 비해 훨씬 젊고 건강해 보였고 넘치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번에는 온 카지노 게임이 명상하라고 등 떠미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