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에 줄넘기를 넘지 않는 한 카지노 쿠폰가 있다. 카지노 쿠폰들은 대부분 줄넘기를 잡으면 줄을 앞으로 넘기며 두 발을 높이 뛴다. 이 카지노 쿠폰는 줄 잡는 방법을 모른다. 줄을 잡아 주는 데도 한참 걸린다. 팔을 돌리지 않기도 하고 못한다. 줄을 바닥에 내려놓고 팔 돌리는 방법부터 지도했다. 나를 따라 똑같이 힘껏 팔을 돌리라고 가르쳐 주지만 양팔을 겨드랑이에 붙이고 떼지 않는다. 기운을 내지 않는다. 두 발을 뛰는 방법도 보여주지만 뛰지 않는다. 키도 작고 매일 같은 옷을 입고 다닌다. 아침도 못 먹고 온단다. 처음 3월 첫째 주, 둘째 주까지는 거의 매일 지각을 했다. 1시간을 훌쩍 넘겨서 왔다. 그것도 부모님께 하이톡으로 아직 등교하지 않았다고 연락을 한 후에 등교하곤 했다. 1학년 때는 1년 동안 지속해서 지각이 더 심했다고 한다.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상담을 했다. 두 가지를 부탁드렸다. 아침 8시 50분까지 등교하도록 도와주시기, 아침 식사는 꼭 하고 오도록 챙겨 주시 기다. 지각을 하면 다른 카지노 쿠폰들이 공부하고 있을 때 문을 열고 들어와야 한다. 그때 이 카지노 쿠폰의 마음과 기분이 어떨까. 늘 패배자의 기분이 아닐까. 기운도 없고 축 늘어진 어깨로 다니고 소리도 내지 않는다. 그래서 그럴까? 자기 이름 석 자 쓰는 것밖에 글을 읽고 쓰지 못한다. 엄마 이름을 써보라고 했더니 못 쓰겠단다.
방과 후에 두 명의 카지노 쿠폰가 1시간씩 보충학습을 한다. 이 카지노 쿠폰를 데리고 하고 싶었지만 카지노 쿠폰의 어머님이 동의하지 않으셨다. 하교 후 센터에 가서 공부하니 괜찮다고 하신다. 센터에서 밤 8시에 귀가한다고 한다. 다른 두 친구가 남아서 공부할 준비 하는 모습을 이 카지노 쿠폰가 보고 나에게 물었다. "선생님, 뭐해요?" 이 카지노 쿠폰들이 뭐 할 거냐는 물음이다. 남아서 선생님하고 글씨 쓰기, 읽기 공부할 거라고 대답했다. 멈칫멈칫 가지 않고 바라본다. 공부하고 싶은 듯한 표정이다. 이 카지노 쿠폰가 남아서 개인지도를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내 마음이 답답하다. 센터에서는 많은 카지노 쿠폰들이 모여 있을 테니 개인 지도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1학년 때에도 부모님이 동의하지 않으셨으니 담임선생님이 전혀 지도할 시간을 갖지 못했으리라. 그 상태로 2학년에 올라왔다. 정규 수업 시간에 교사가 개별 지도를 할 수 있는 건 잠깐이다. 여러 카지노 쿠폰들이 있기 때문이다.수업 시간에 문장을 베껴 쓰면서 글자를 익히게 한다. 알림장을 쓰게 하고, 그 카지노 쿠폰가 쓰고 싶은 말을 내가 듣고 종이에 적어 준다. 그 카지노 쿠폰는 적어 준 글자를 베껴 쓴다.
4월 중순이 되는 요즘, 이제 지각하지 않는다. 하루는 내가 출근하고 조금 있으니 이 카지노 쿠폰가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얼마나 반갑던지. 카지노 쿠폰도 밝은 미소와 가뿐하고 뿌듯한 표정이다."와, 일찍 왔구나. 잘했어. 선생님 하고 어제 못한 수학 공부 조금 할까?" 반갑게 맞이하고 어제 못한 수학책 문제를 풀자고 말했더니 급히 책을 들고 빠른 걸음으로 나온다. 옆에 앉게 하고 하나씩 짚어 가며 가르쳤다. 따라 한다. 다 마치고 나니 카지노 쿠폰들이 온다. 잘했다고 칭찬했다. 이렇게 하면 되는 거라고, 할 수 있다고, 등을 토닥여 주며 말했다. 카지노 쿠폰는 이제 공부 시간에 글씨를 쓴다. 자기 생각을 쓰지는 못하지만 예시 답안을 보고 베껴 쓴다. 뜻을 이해하며 글씨를 쓴다기보다는 글자를 그린다. 연필을 잡고 손을 움직인다.점심시간에 국물이 좋다고 국물만 다 들이마시던 카지노 쿠폰가 밥과 반찬도 다 먹는다. 카지노 쿠폰들이 노는 곳 둘레에서 기웃거리던 카지노 쿠폰가 이제 같이 놀기도 한다.
3월 첫날 점심시간. 내 앞자리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교실에서 전혀 말도 없고, 움직임도 없던 카지노 쿠폰가 밥은 먹지 않고 나에게 쉬지 않고 말을 한다. 밥을 한 숟가락 먹으면 대답한다고 했더니 한 숟가락 간신히 먹는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가. 말을 잘하는 카지노 쿠폰였다. 말할 기운과 생각이 가득했다. 마지막까지 남아서 점심을 먹고 난 뒤 나와 함께 식당을 나왔다. 같이 산책하자고 했더니 좋아한다. 사뿐사뿐 내 주변을 뛰며 내가 가는 곳을 따라온다. 나는 학교 정원을 둘러보며 꽃이 피었네라고도말하고, 예쁘다고도 말했다. 그 카지노 쿠폰는 저만치 달려 가 이 꽃도 예뻐요. 여기도 있어요. 라며 나를 부른다. 그렇게 몇 주 동안 점심시간은 그 카지노 쿠폰와 나와의 단독 데이트 시간이었다. 그때 주변에서 놀던 다른 카지노 쿠폰들도 따라와 같이 정원 산책을 했다. 여기 보세요. 선생님 저기도 있어요. 자연스럽게 다른 카지노 쿠폰들과 이 카지노 쿠폰가 함께 하는 기회가 됐다.
며칠 전, 체육활동으로 협동게임을 했다. 원 모양으로 된 두 겹 천에 구멍이 다섯 개 군데군데 있다. 공이 들어갈 구멍이다. 그 구멍은 각각 빨강, 주황, 노랑, 파랑, 초록색이다. 그 구멍에 들어갈 공 색깔도 동일한 색 다섯 가지다. 공과 같은 색 구멍에 같은 색의 공이 들어가도록 천을 움직여야 한다. 천 가장자리를 10여 명이 잡고 천을 펼친 다음 그 위에 공 다섯 개를 올려놓는다. 이쪽저쪽 기울이며 공이 잘 들어가도록 한다. 다른 색 구멍에 들어가면 다시 꺼내야 한다. 그 게임을 하는데 이 카지노 쿠폰의 목소리가 또랑또랑 들렸다. "그쪽 들어야지, 이쪽으로 해야지." 교실에서 아무 말이 없던 카지노 쿠폰였다. 순간 나는 다른 카지노 쿠폰를 보는 듯했다. 지도력이 담긴 말투와 말을 계속 쏟아냈다. 3주 정도 보아 온 카지노 쿠폰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뒤로 이 카지노 쿠폰를 향한 희망이 더 생겼다. 이제 이 카지노 쿠폰는 공부 시간에 축 처져 있지 않다. 눈을 반짝반짝 뜨고 나를 본다. 주변 친구들이 도와주는 것을 잘 따른다. 하려는 의지가 생긴 모습이다. 다른 카지노 쿠폰들이 놀고 있는 주변을 뱅뱅 돌며 서성이던 카지노 쿠폰였다. 지금은 놀이도구를 가지고 다른 카지노 쿠폰에게 찾아가 같이 놀자고 한다. 매일 아침 1시간씩 지각하고 카지노 쿠폰들 앞에서 낙오자처럼 축 처져 있던 카지노 쿠폰였다. 아침 일찍 당당하게 교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2학년을 마칠 때쯤 이 카지노 쿠폰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지 떠올려 본다.줄넘기도 잘 넘고, 국물대신 밥과 반찬도 거뜬히 먹고,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공부 시간에 목소리도 내고, 자기 생각을 문장으로 표현하겠지. 나는 이 카지노 쿠폰를 통해 한 카지노 쿠폰를 어떻게 바라보고, 듣고, 반응하고 가르쳐야 할지를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