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프란시스 버턴의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
장르 : 소설 (민담/신화/전설)
작가 : 무료 카지노 게임 프란시스 버턴
한 줄 요약 : 목숨 연장을 위한 샤라자드의 눈물겨운 프리스타일 랩
별점 : 4
알라딘 포인트가 만료된다는 문자에 부랴부랴 읽을 책을 찾았다. 나는 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어째서인지 책을 살 때는 가성비를 따지는 편이다. 그래서 같은 가격이면 매번 두꺼운 책을 고르게 된다. 그런 관점에서는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 같은 책도 없다. 2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1000페이지에 가까운 책을 차지할 수 있다. 마치 한 입 가득 순대국밥을 밀어 넣은 것처럼 온몸이 포만감으로 충만해졌다.
대학교 여름방학 때 동서문화사 버전의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를 완독 하며 한 달을 보낸 적이 있었다. 십 년도 더 되는 세월을 뛰어넘어 다시 같은 책을 잡고 있노라니, 그때 느꼈던 즐거움이 되살아났다.
리처드 버턴이 편찬한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 완역본은 정말로 샤라자드가 1001 일 밤 동안 왕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야기가 한창 절정으로 치달을 때 즈음 되면, '날이 밝아왔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다음날로 챕터가 넘어가게 되는데, 그 지점이 정말이지 절묘해서 항상 감탄하게 된다.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에 들어 있는 이야기들이 전부 재미있냐고 하면, 당연히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평범하고 어설픈 쪽에 가깝다. 현대인의 눈으로 보기에는 구조가 조악한 이야기들도 많고, 인종과 성별에 대한 편견도 지나치다. 가령,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의 세계관에서 바람을 피우는 이는 매번 부부 중 아내 쪽인데, 그 상대는 거의 대부분 흑인 노예이다. (흑인에 대한 다른 인종 남자들의 경계심이 이토록 오래된 것이라니!) 그리고 사랑을 나누는 장면에 대한 묘사도 꽤나 직설적이고 세속적이라서,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읽을 때는 나도 모르게 책을 오므리게 된다. 아마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가 당시 떠도는 민담들의 종합선물세트였기 때문이리라.
어떤 이들은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라는 작품이 가지는 문학사적 의의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읽어봄직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 우리 같은 일반 독자들이 그런 것을 고려할 이유는 없다. 즐겁지 없다면, 읽을 이유가 없다. 위에서 말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를 읽은 것은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이 책을 누구보다도 재밌게 읽는 방법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나 자신이 샤라자드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무료 카지노 게임 읽는 것이다! 그렇게 읽어 나가면, 글이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조악하고 병렬적인 서사의 구조는, 어떻게든 이야기를 늘려서 해가 뜰 때까지 말이 끊기지 않게 하려는 샤라자드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과하게 야한 서술은, 왕의 흥미를 잡아 끄려는 화자의 묘수로 보인다. 말하자면, [무료 카지노 게임 나이트]는 고대 아랍 판 [쇼미 더 머니]다. 샤라자드는 왕이라는 관객을 앞에 두고, 나 홀로 [8 mile]의 에미넴처럼 프리스타일 래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합격 목걸이는 그녀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