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책장봄먼지 Feb 16. 2025

박수보다 돈이 더 좋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오늘은제가 쏩니다

-웬 거냐


웬... 그래, when을 붙일 만하다.웬만해서는 넉넉하지 않은 프리랜서다.그게 나다.


우리말 전시관 시간 강사 일로입에 풀칠을 한다.거기에 더해 외주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일을 했다. 그런데 전담하던출판사가몇 년 전 기어이 문을 닫았다. (코로나 고개에서 헐떡거리다가그만끝내 고개를 넘지 못하고 소멸되었다.)


-누가 원고 봐 달래서 교정이랑 카지노 게임 사이트 좀 해서 보냈더니 오늘 돈이 들어왔네.

-그럼 일해 주고 얼마나 냐.

-아는 분의 아는 분이라○○ 주셨어요.


대략가격을 들려드렸더니 우리 작가님이자 우리 아버지,

-난 그럼 너한테 200만 원을 줘야 했던 거야?

이리 말씀하신다.


아버지 왜 과거형으로 말씀하십니까,지금이라도 늦지 않으셨습니다.저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갈채보다 돈다발을 더 좋아하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여요, 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어제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만 받아도 충분한 자리가 바로 이 자리, <아버지의단 하나뿐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라고 의기양양 외쳐 댔건만...

물론 그건 사실이다. 부녀 합작 프로젝트인 <아버지 소설가 만들기 프로젝트만으로도 난 신이 났다. 내 usb 폴더에도 아버지 이름 앞에 '소설가'를 덧붙였다. 그 폴더를 함께 클릭할 때마다 나도 아버지도 더불어 두근거렸을 터다.


하지만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속도는 점점 느려지고 늦어졌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속내도 점점 수상해지고 안이해졌다.


'아이코, 이걸 언제 다 한담?'

'예전에 수필을 편집할 땐 수월했는데 소설을 편집하려니 체크해야 할 게 너무 많네;;'


시도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이다 보니 분량만으로도 나는 고만 압도당한다. 게다가 공백을 찾아보기 힘든 빼곡한 A4 190여 장. 끝날 뜻 끝나지 않는 한 꼭지의 길이만도 A4로 20장. 또한 D-day를 정해 놓지 않고 되는대로 하다 보니, 점점 내 삶에서 아버지 원고가, 아니 아버지가 후순위로 밀려났다.


핑계를 대자면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살다 보니 내 삶 자체로도 무지 바빴다. 물론 바쁜 일 중간중간 틈은 있었다. 그러나... 바쁜 일이 잠시 끝나면? 좀 쉬자. 또 그렇게 쉬다 보면? 친구도 만나고 티브이고 좀 보고 읽고 싶었던 책들도 좀 읽어야 하고. 그리고 또 뭐더라? 암튼 난 할 일이 많으니까..!!


할 일 모조리 싹 다~~~ 하고 나서시간이 남아돌면 그때야 찾아보던 게 내 아버지였다.(아버지 글만이 아니라 아버지 자체도 그런 식으로 뒤로 밀어냈던 딸내미...)

역시 카지노 게임 사이트만 받아서 그런가? 사람은 금전적인 보상이 많지 않으면 이렇게 미루고 미루는 종족인가?


이랬는데도 우리 작가님, 우리 아버지는 나를 기다렸다. 아버지만의일용할 양식을 몇 번이고 냠냠 야금야금,아주 오래오래 꼭꼭 씹어 드시며당신의 글을 갈고닦고 리고 걸러 내셨다. 그러는 와중에도 저 멀리 늦게 출발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딸내미를 기다리셨다.


그리고 마침내 같은 순간에 만난 우리 두 사람...

우리 부녀는...

그제야 서로를 향해(돈보다 귀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치며,


"수고했다."

"수고하셨습니다."

묵직한 악수와 육중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서로를 격려하고 전우애를 나눴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


가제본 책 앞에서 감격의 포옹 혹은 표정이라도 쥐어짜야 할 차... 찰나에...


-아부지 이건 아니잖아요!
-뭐가?
-작가 소개 글이 이게 뭐예요?
-아니 내 감정대로 쓴 건데 왜?
-얼른 철회하세요. 얼른요, 퉤퉤퉤. 퉤퉤퉤!
-그게 사실이고 현실이잖아?
-책 펴자마자 처음 보는 작가 소개 글을 그렇게 쓰면 누가 선뜻 기분 좋게 읽어 보고 싶겠냐고요.


하나부터 열까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코치가 안 필요한 곳이 없다. <아버지의 단 하나뿐인 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점점 완고해진다.


내가 우리 작가님 때문에 산다,살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