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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벼리 Apr 15. 2025

애 카지노 게임 추천 청소도 안 해?

결국 중요한 것은 서로 존중하는 마음인데. (2)

회식에 불참한 뒤에는 Z 부장의 치사한 복수가 따라왔다. 종일 잔소리 융단폭격을 나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그날도 그냥 치사한 복수가 실행되고 있었다. 어떻게 사람이 칼퇴에 그렇게 목을 매는지, 다 같이 저녁회식도 하고 해야 정이 쌓이는 것을 왜 모르는지, 등등 뒤끝이 이어지던 오전이었다.


그러다 온갖 서류로 어지러운 내 책상이 Z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에 들어갔나 보다. 사실 내가 각 잡힌 정리정돈을 못하는 편인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파티션 안쪽 내 책상이 어지러운 편이지, 적어도 공용구역을 어지럽히지는 않는다.) 하필 그즈음 연일 바빠서 머그컵을 씻어 쓰지 못했고, 정신없는 내 책상 한 귀퉁이엔 이미 사용한 종이컵이 두어 개 구겨진 채 놓여 있었다. Z 카지노 게임 추천은 말했다.


"벼리 씨는 집에서도 이렇게 청소 안 하고 사나? 애 카지노 게임 추천가 깔끔치 못하게 책상이 이게 뭐야."


Z 카지노 게임 추천은 이른바 '꼰대력'이 만렙이기 때문에, 그의 잔소리에 말대꾸를 하지 않는 것은 사무실에 통용되는 무언의 약속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순간'이란 언젠가는 오고 마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게 그때였다.


"맞아요! 저 카지노 게임 추천가 청소고 빨래고 다 해주시잖아요. 부장님 다 아시면서 그러세요. 그리고 말씀하신 것처럼 저 애 카지노 게임 추천니까, 앞으로도 회식은 못 갈 것 같아요. 청소는 못해도 카지노 게임 추천가 저녁에 애 밥은 줘야죠!"

"저... 저... 허이고... 자랑이야, 아주 자랑이야!"


Z. 카지노 게임 추천은 벌겋게 화가 나서 쿵쾅쿵쾅 자리로 가버렸다. 썰렁해진 사무실에서는 타자 소리만 타닥타닥 무성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내 모니터 화면에는 메신저 쪽지 수신 알림 불빛이 연신 깜박였다.


「대박+ㅁ+」

「미쳤어요?ㅋㅋㅋ」

「어쩌려고 그래요 ㅜㅜ」

「카지노 게임 추천님 완전 삐진 거 같아요」

「뒤끝이 3년은 갈 각인데요?」

...


질러놓고 곧장 내 입을 내가 치고 싶었지만,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나 망연자실한 채 탕비실에서 넋 놓고 서있는 나에게 M 차장이 다가와 점심약속이 있는지 물었다.


"아니요. 밥맛도 없어서 그냥 혼자 쉬다 올까 봐요."

"이렇게 코가 석자는 빠져있을 거면서 개기긴 왜 개겨요?"

"저 미쳤었나 봐요. 다음 인사 때 전보신청 해야 할까요?"

"됐고. 이따 나랑 카지노 게임 추천님 모시고 밥 먹으러 가요."


그날 점심은 넉살 좋은 M 차장의 주도로 Z 카지노 게임 추천과 함께 김치찌개를 먹으러 갔다. 식당으로 이동하는 내내 M 차장은 카지노 게임 추천님이 너그러우시니 다행인 줄 알라고, 언제 철 들 거냐며 부러 나를 계속, 매우 꾸짖었다. 식당에 도착한 뒤 나는 국자를 들고 Z 카지노 게임 추천이 좋아하는 살코기와 김치 이파리 부분을 잔뜩 떠서 그의 앞에 놓아주었고, 나머지 두 그릇을 대충 떠서 M 차장과 내 앞에 두었다. 그리고 평소 Z 카지노 게임 추천이 원하는 방식대로,빈 접시에 국자를 깔끔하게 받쳐 내려놓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님, 죄송해요. 제가 실수했습니다."

"..."

"그래도 저 국자는 냄비에 안 걸쳐놓고, 예쁘게 잘 놨죠? 헤헤."

"저... 저... 어이구... 쯧쯧..."


Z 카지노 게임 추천은 대답 대신 다시 한번 혀를 끌끌 차며 나를 째려보고 숟가락을 들었다. 그리고 끓어오른 김치찌개가 식어갈 때까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옛날에는, 세월이 좋아져서, 다 잘되라고, 훈화말씀을 지속하셨다.속으로는 콧김이 뿡 나오고 귀에서는 피가 흐를 것 같았지만, 안면 근육을 활짝 끌어올리며 백치처럼, 아하하하, 크게 웃으며 외쳤다. 오늘따라 이 집 김치찌개가 맛이 참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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