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의 밤입니다. 다들 곯아떨어졌는데 종다리 체질이 아니라 올빼미 체질인 우리의 연암만 달빛이 아까워 잠이 못드네요. 숙소인 명륜당에는 청나라 제독과 통관의 무리들이 탁자 두 개를 끌어다가 한데 붙여 놓고 그 위에서 잠이 들었어요. 붉은 색 탁자가 무려 백여 개나 있군요. 되놈이라 해도 그렇지, 무식해도 너무 무식하군요. 그들이 침대로 삼은 탁자들은 성인에게 제사를 드리는 석전이나 석채같은 의식에 사용하는 탁자랍니다. 석전이란 짐승의 고기를 제물로 올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가장 중요한 예식입니다. 붉은색 탁자가 그 중요한 일에 없어서는 안 될 탁자이지요. 죽기 살기로 달려온 무박 나흘 끝에 사신 일행에게는 깨끗하고 조용한 방이 기다리고 있는 반면에, 그 무리들에게는 방이 없었습니다. 바닥에서 잘 순 없잖아요. 너네 때문에 해마다 그렇게 탁자 위에서 잤답니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등장인물인 이징의는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사는 쿨한 남자입니다. 제사상이 없으면 마당의 돌절구를 옮겨다 놓고 그 위에 판자를 깔아 음식을 베풀고 제사를 드립니다. 그 이징의의 딸이 시집을 갔는데 친정으로 신행오는 날을 받아둔 어느 날 눈앞이 캄캄해지는 일이 일어납니다. 그 남편이 돌절구 제사상으로 제사하는 어느 집안을 한껏 비웃어대는 겁니다. 그게 남의 일이 아닙니다. 아버지에게 말해봤자 택도 없는 소리로 치부할 겁니다. 딸은 친정 종부 댁으로 쫓아가 '제사상을 사달라'고 통사정을 합니다. 드디어 제삿날을 앞둔 어느 날 친정집에 제사상이 줄을 지어 들어옵니다. 이징의는 허례허식만 추구하는 추세에 혀를 차지만, 사위 앞에서 딸에게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친정엄마는 우세스러운 돌절구 제사상을 안 쓰게되어 평생의 한이 풀립니다. 딸은요? 그날부터 종부에게 진 제사상 빚을 갚느라 베틀 앞에서 날밤을 새웁니다.
중국 송나라의 소동파는 고려를 미워했습카지노 가입 쿠폰. 그 이유가 조선 사신을 위해 호화판(?) 건축물을 짓느라 백성이 고생하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런 소동파를 중국 백성이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제독과 통관의 무리들이 피곤해 나가떨어진 것이 천만다행이지요. 그중에 글 좀 읽은 사람이 있어 ‘이 중국 땅에서 조선 것들이 좋은 방 차지하고, 중국사람인 우리가 바닥에서 한뎃잠을 자야 하느냐 라고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중국이 고려에 숙식을 제공하고 예물을 하사하는 경비만도 수만 금이었다니 국가 재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것이 정말 다행이지요. 더구나 이 몸값 비싼 손님들이 남의 제사상(!)에 감놔라 배 놔라 하고 따지며 엣말로 비웃고 있다면 가소로울 지경입카지노 가입 쿠폰.자기네 물건을 자기네가 어떻게 사용하든지 말든지 못본 체 해주면 좀 좋아요!
어떤 엄마가 식당에서 애기의 똥 기저귀를 갈고 있다면눈살을 찌푸리며 저러니까 ’맘충‘이라고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똥 기저귀 냄새를 풍기는 한이 있더라도 애만 낳아주면 좋겠습카지노 가입 쿠폰. 손님에게 차마 화는 못 내고 속만 끓는 그 주인장이 식당 문을 쳐닫는 일이 안 생기도록 하나만이 아니라 또 낳아 데리고 와 기저귀를 갈아줬으면 좋겠단 말입카지노 가입 쿠폰. 식당 화장실마다 기저귀갈이대를 설치해주면 더 할 나위 없이 땡큐지요. 애를 낳으면 애한테 미안한 시대랍카지노 가입 쿠폰.불행해지라고 애를 낳느냐, 못 낳겠다고 젊은 여자들이 출산 파업을 하는 시대입카지노 가입 쿠폰. 2024년출산률이 0.78%를 기록했지요.
아랫것들이 그 붉은색 탁자에서라도 편안하게 쉬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원래 일꾼들은 거룩한 지성소도 흙묻은 발로 짓밟고 다니는 자들입니다. 일꾼이 해야 할 일은 일꾼이 하고 대제사장이 해야 할 일은 대제사장이 하면 됩니다. 물건 자체가 거룩한 게 아니라 사람이 거룩하게 구별해놔야 비로소 그것이 거룩해집니다. 그런데도 문화는 사람의 본성조차 왜곡합니다.사람 좋은 연암조차도함께 죽어라고 달려왔지만, 아랫것한테 허물없이 굴면 버릇이 나빠질까 봐 남들이 안볼 때 살짝 도와준단 말입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우리나라 식당에서는 아무도 "아따, 거기 기저귀 백 번 갈아도 좋으니 애만 낳으라"고 거들어주지 않는단 말입카지노 가입 쿠폰.
한때 흥선대원근은 서원을 철폐했습카지노 가입 쿠폰. 명나라 황제 신종을 모신 만동묘부터 없앴지요. 극심하게 반발하는 유생들 앞에서 그는 "백성들에게 해를 끼친다면 공자가 살아 돌아와도 용서하지 않겠다"고 일갈하였답카지노 가입 쿠폰. 우리나라 인구가 줄어들어 나라가 멸망할 위기에 처했다던데, 이쯤 되면 대원군의 일갈을 외칠 사람이 필요하지 않아요? 대한민국의 '맘충'을 응원하며 애만 낳는다면 뭐든지 다 해주마. 낳기만 하라!고 외쳐줄 사람 말입카지노 가입 쿠폰. (근데 지금 살짝 뇌어보니 '맘충'이란 여간 아픈 말이 아니네요. 좋은 엄마, 이쁜 엄마 얼마든지 좋은 말 많을 텐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