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
마흔을 바라보던 어느 날, 나는 예뻐지고 싶었다.
나는 피부가 하얗고 피부결이 좋은 편이(었)다. 사춘기 시절에도 여드름 한 번 난 적이 없었더랬지. 출산 후에는 아이 로션 발라줄 때 내 얼굴에도 선심 쓰듯 한 번 문질러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내 피부는 잘 버텨주었다.
하지만 유모차 끌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 이것은 여러 가지 목적이 있었다.
첫째. 우리 아기에게 햇볕과 바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둘째. 유모차 태우고 돌아다녀야 아이가 낮잠을 잤기 때문에.
셋째. 일단 밖에 나가야 시간이 잘 갔기 때문에.
넷째. 어린아이와 함께 집에만 있다 보니 내가 너무 답답했기 때문에. - 그 이후로 생긴 기미들이 자꾸만 눈에 거슬렸다.
저것만 없으면 예쁠 텐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나의 이 못생김은 다 저 기미 때문이야. 정말. 진짜, 있지, 나 저것만 없으면 예쁠 것 같아.
그리고 큰맘 먹고 근처 미용의원을 찾았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한다는 그 병원에서 의사 선생님은 나를 의자에 앉히고 거울을 손에 쥐어주더니 다짜고짜 이렇게 말했다.
거울 볼 때마다 놀란다. 이 거울 속의 여자가 정말 나야? 출처: 픽사베이
“자, 보세요. 이제는 때가 카지노 쿠폰죠? “
“네? “
“기미 고민하신다고요. 근데 그거 레이저로 몇 번 한다고 되는 때가 아니에요. 카지노 쿠폰 적극적으로 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겁니다.”
그러더니 펜으로 내 얼굴에 갑자기 그림을 그리면서 내가 궁금해하지도 않은 나의 견적을 내는 것이었다.
“일단, 눈을... 주름은... 볼 이 부분을... 여기는.. 이렇게 저렇게. “
씁쓸하지만 나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 때가 카지노 쿠폰지.
의사 선생님의 여러 가지 권유가 있었지만 나는 원래 계획했던 것만 하기로 했다. 나는 색소레이저 10회와 피부재생과 탄력을 돕는 주사 시술 1회를 과감히 결제했다. 아기로션 빌려 바르던 나에게 그만한 투자를 한 것도 엄청난 것이었다. 그리고, 다들 결말을 예상하셨죠? 나는 전혀 예뻐지지 않았다.
기미만 없어지면 예뻐질 줄 알았죠. 출처: 픽사베이
작년 여름, 그 어느 때보다 신나게 돌아다닌 덕분에 기미가 더 짙어졌다. 게다가 이게 웬일. 얼굴이 묘하게 늘어진 것 같으면서 볼 쪽으로 모공이 보이더니 화장이 들뜨는 것이었다. 40년 넘게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맙소사. 나에게 모공이라니. 늙어감을 이렇게 느낄 줄은 몰랐다. 콜라겐을 먹고, 1일 1팩을 하고, 물을 자주 마셨지만 변하는 게 없었다.
나는 피부과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아직 카지노 쿠폰 늦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피부과에서 시술을 할 것이냐.
비싼 화장품을 발라 볼 것이냐.
홈케어 디바이스를 구매할 것이냐.
아니면 이대로 나이 듦을 인정하고 적응할 것이냐.
대체 나는 그때를 언제 놓친 것이냐.
지금 이카지노 쿠폰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며 우울해하는 사람, 저 하나뿐인가요?
우울해하는 나의 동지들에게 한 가지 더 준비해야 할 그 ‘때’가 있음을 말해주고 싶다.
나이를 먹는 만큼 빨라지는 시간의 속도. 출처: 픽사베이
지난봄과 여름,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이었다. 가장 신경 쓰이던 것은 규칙적이던 생리가 갑작스럽게 불규칙해지면서 생전 없던 부정출혈이 생긴 것이었다. 게다가 여름이 되고 나니 온몸이 아프고 기운도 없고 어찌나 짜증이 나던지, 밤에 잠도 잘 오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덥고 얼굴에서 땀이 흘렀다. 아는 게 병이라고, 이제 막 마흔이 되었는데 벌써 갱년기인가 싶었다. 슬펐다. 서글픈 마음을 감추어오다 용기를 내어 남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여보 나 갱년기인가 봐.
왜.
감정조절도 잘 안 되고 계속 덥고 잠도 잘 안 와. 나 갱년기인가 봐.
아닐걸.
야, 너 진짜 그걸 말이라고 하냐. 진짜 속 터진다. 늙어봐라. 내가 너 본 척도 안 할 거다. 나는 또 열을 내며 손으로 연신 부채질을 해댔다.
시간과 나의 노화는 정비례가 아닌 듯했다. 시간의 속도는 1인데, 왜 내 노화의 속도는 몇 십배는 되는 것 같지. 병원을 한 번 가봐야겠다는 마음만 먹은 채로 시간은 흘러 선선한 가을이 되었다. 날이 좀 시원해지니 자연스럽게 땀도 사라지고, 밤에 잠도 잘 잤다. 생리도 규칙적으로 돌아왔다. 그냥 너무 더웠던 모양이다. 민망하지만, 산부인과 의사도 제 일에는 젬병인 것이다. 후훗
그리고 나는 카지노 쿠폰 그 ‘때’는 놓쳤을지언정, 이 ‘때’는 놓치지 않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빌어본다.
출처: Speroff's clinical gynecologic endoclinilogy and infertiligy 9e, Fig 17.6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카지노 쿠폰은 약 50세 전후이다. 45세 이전에 카지노 쿠폰은 이른 카지노 쿠폰이라고 부르고, 40세 이전의 카지노 쿠폰은 조기 카지노 쿠폰이라고 한다. 자연스러운 50세 전후의 카지노 쿠폰이 아닌 경우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갱년기(climacteric)는 카지노 쿠폰즈음인 카지노 쿠폰이행기와 카지노 쿠폰기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일반적인 표현이다. 공식적인 의학용어는 아니다. 갱년기는 사다리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어디를 향하는 사다리일까. 어딜 가라고 세워둔 사다리일까.
그렇다면 공식적인 의학용어인 카지노 쿠폰(menopause)은 무엇일까.
카지노 쿠폰은 다달이 하던 생리가 중단되는 것이다. Menopause는 월, 달(month)을 뜻하는 men과 중단(cessation)을 뜻하는 pausis라고 하는 그리스어로부터 유래되었다. 의학적으로는 생리가 1년간 없다면 이를 카지노 쿠폰이라 부르고, 마지막 생리가 있었던 그때를 카지노 쿠폰의 시작으로 정한다. 자연스럽게 카지노 쿠폰을 알려면 1년이라는 긴 기다림이 필요하다.
그럼 카지노 쿠폰이행기(menopausal transition)는 무엇일까. 생리주기의 함께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는, 갱년기의 시작이다.
우리가 카지노 쿠폰이행기에 들어섰음을 알 수 있는 신호는 무엇일까.
가장 처음으로 나타는 특징은 생리주기의 변화이다. 평소 주기가 규칙적이던 사람이 예정일보다 7일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 10번 이상이면 카지노 쿠폰이행기의 시작이라고 본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멀쩡하던 생리가 이후로 쭈욱 없는 사람들도 있다. 참으로 신기한 인체의 신비.
혈액검사로도 알 수 있는데, FSH(follicle-stimulating hormone)라고 부르는 난포자극호르몬을 측정해 보면 된다. 이 호르몬은 이름 그대로 난포를 자극하는 호르몬이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며 난소에 작용하여 난포의 성장과 성숙, 배란을 일으키게 하는 일을 한다. 쉽게 말해, 난소야, 어서 일해. 일하라고. 어서 난포를 키워서 배란을 시키거라. 하지만 노화된 난소, 일할 기운이 없는 난소는 그야말로 폐업한 공장. 아무리 문을 두드리고 소리를 질러도 일할 수 있는 사람도 없고, 공장도 가동 불가능이다. 그러니 더 크게 소리 지르고 문을 두드릴 수밖에. 목소리가 커지고 더 세게 문을 두드릴수록 FSH는 증가하는 것이다. FSH는 이때 피검사로 FSH를 확인하여 25 이상이면 카지노 쿠폰 이행기로 생각할 수 있다. 보통 40 이상이면 카지노 쿠폰으로 생각하는데, 이미 생리를 안 한 지 꽤 되었다면 굳이 필요 없겠지만 애매한 경우라면 한 달 간격을 두고 다시 한번 검사해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생리주기가 변하고 생리가 그 전과 다르다고 해서 모두 카지노 쿠폰이행기의 증상은 아니기 때문에 꼭 병원에 가보기를 권한다.
갱년기, 카지노 쿠폰이행기라고 하는 ‘때’를 놓치지 않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이상 젊지 않다는 연민과 우울감?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상실감?
앞으로 남은 인생에 대한 불안감?
제 멋대로인 아이들과 눈치 없는 남편에 대한 분노와 짜증?
카지노 쿠폰은 사춘기처럼 인생의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하지만 멋 모르는 어린 시절 겪었던 혼란과 혼돈의 사춘기와는 다르다. 시간과 함께 지나간 젊음은 이제 더 이상 없지만 40년 넘게 살아오며 깊어진 삶의 지혜와 여유가 좀 더 쿨하고 우아하게 이 시기를 맞이할 수 있게 해주지 않았나.
갑자기 올라오는 열감, 붉어지는 얼굴, 나이 듦을 실감하게 하는 피부와 뱃살, 이유 없이 울컥하는 억울함과 분노, 짜증, 뒤척이며 잠 못 이루는 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밑의 뻑뻑함과 건조함, 누군가 나를 할머니라 부를 때 느껴지는 당황스러움.
우리를 나약하게 만드는 일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두려워하지 말자.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생리 전 증후군과 생리통을 겪지 않아도 된다. 아랫배의 더부룩함과 약 올리듯 살살 아팠던 그 통증, 때를 놓치지 않고 찾아오는 유방통과 식욕, 카지노 쿠폰 안녕.
생리를 안 하니 여행도 언제든 자유롭게 떠날 수 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한 두려움에서도 해방되어 더 적극적으로 사랑할 수 있게 카지노 쿠폰.
This phase of life represents an opportunity that should be seized.
산부인과 내분비교과서에 나오는 말이다. 이 시기는 잡아야 하는 기회라고. 어느 에세이에 나오는 그런 말이 아니다. 의사에게도 이 시기는 전환점에 서 있는 한 여성의 더욱 건강하고 빛나는 삶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로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내 몸과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나를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의 시작.
우리 비록 예뻐질 때는 놓쳤지만, 이 ‘때’는 부디 놓치지 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