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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우 Feb 17. 2025

찬란하고 위카지노 가입 쿠폰 선택

내 고향은 춘천이다. 고향이라고는 하지만우리 엄마, 아빠가 그 무렵 거기 살았으니까 나를 거기에서 낳은 거지 큰 의미는 없다. 성인이 돼서는 먹고살기 위해 서울살이를 시작했다. 말 그대로 먹고살기 위해서였다. 서울에 살다 보니 세를 감당할 수 없어 삐죽 경기도로 밀려 나왔다. 생각해 보면 지금껏 능동적으로 카지노 가입 쿠폰 살 곳을 정해 본 적이 없다. 어쩌다 보니, 혹은 어쩔 수 없이 그곳에 살았다.


그런데 지금, 무려 내가 살 곳을 내 손으로 결정할 기회가 찾아왔다.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인가? 최선을 다해 내가 원하는 곳에서 살고 말 테다. 우리 부부의 남은 반평생이 걸린 중차카지노 가입 쿠폰 문제이기에 전투에 나서는 장수들처럼 커다란 지도를 방바닥에 펼쳐놓고 커다란 머리를 맞댔다. 오래전 추석 연휴에 본가로 향하던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받았던 너덜너덜한 전국도로지도가 왠지 모를 비장함을 더했다.


“제주도는 좀 힘들겠지?”

“예전 같진 않지…. 이래저래 이사 비용도 많이 들 거 같고.”


탈락!


“경주는 어떨까? 저번에 여행 갔을 때 좋았잖아.”

“거기도 황리단길 때문에 사람도 많고 좀 변한 거 같아.”


탈락!


“난 고성도 좋았는데.”

“고성도 예능 촬영하고 관광객 엄청 많다던데? 서핑족도 많고.”


탈락!


전장에서 적에게 빼앗긴 땅을 표시하듯 지도에 X를 그었고, 패배의 표시가 늘어나자 왠지 모를 무력감이 밀려왔다. 벌써 이러면 안 되는데…. 전투는 시작도 못 해보고 패장이 되어 도시로 살아 돌아간들 사는 게 사는 것이겠는가?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X 표가 다 삼켜버리기 전에 우리만의 지역 카지노 가입 쿠폰 기준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첫째, 연고가 카지노 가입 쿠폰 곳, 아는 사람이 아무도 카지노 가입 쿠폰 곳으로 가자.


자연스럽게 강원도는 대상에서 제외됐다. 강원도가 들으면 눈에 모를 세우고 노려보겠지만, 강원도에서 나고 자란 나는 강원도에서 살고 싶지 않다. 의외로 이 지점에서 주변인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았다. 친구에게 귀촌 결심을 내뱉으면 보통 이런 흐름의 대화가 이어진다.


“나 시골에 가서 살려고. 여기서 더는 못 살겠어.”

“강원도로 가는 거야? 농사지으려고?”


“아니, 충청도. 그리고 농사도 안 지어.”

“충청도? 거기 연고가 있어?”


“연고가 없어서 그리로 가는 건데?”

“왜?”


“……”


우선 이 대화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 포인트가 있다. 강원도가 무슨 의무 농업도시도 아니고 거기 살면 무조건 농사를 지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농사는 뭐 아무나 짓는 줄 아나(나는 농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진심으로 존경카지노 가입 쿠폰)? 부쳐 먹을 땅이라도 있으면 또 모르겠지만 땅은 개뿔….


대화를 더 이어 가려면 카지노 가입 쿠폰 왜 아는 이 없는 낯선 곳으로 가려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해야겠지만 굳이 그러지 않는다. 오랜 시간에 걸쳐 인격 형성과 함께 굳어진 나의 가치관을 그럴듯하게 풀어놓을 자신이 없다. 소주라도 있으면 모를까. 하긴 소주 한 잔 곁들여 정성스레 설명한다 한들 이놈들이 관심이 있을 리 없다. 소주나 처마시겠지.


‘아무도 안 볼 때 쓰레기통에 버리고 싶은 게 가족이다.’


영화감독 ‘기타노 다케시’가 한 인터뷰에서 했던 말로 기억하는 데, 나는 이 말에 상당 부분 공감한다. 이 세상에 동화처럼 완벽한 가족이 얼마나 될까? 사실 나는 가족의 형성 자체에 함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부를 제외한 나머지 관계들은 내가 카지노 가입 쿠폰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물론 부모가 자식을 낳을지 말지 정도는 카지노 가입 쿠폰할 수 있지만 딱 거기까지다. 어떤 놈이 나올지 모른다(우리 엄마도 나 같은 놈이 나올 줄 알고 낳았겠는가?). 복불복.


서로 좋아 결혼하는 부부도 해마다 십만 쌍씩 헤어지는 데, 나머지 가족들이야 오죽할까? 주변만 봐도 연 끊고 사는 부모 자식, 형제자매가 얼마나 많은가! 부부는 헤어질 수라도 있지…. 어쩌다 보니 가족, 어쩔 수 없이 가족인 게 아닐까? 이런 이유로 나는 배우자를 제외한 가족은 최카지노 가입 쿠폰 가끔 봐야 그나마 화목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0년 넘게 신념을 지키는 중이다. 아무튼 강원도는 안 된다.


둘째, 바다가 가까워야 카지노 가입 쿠폰.


아내와 나의 백만 가지 공통점 중 하나는 둘 다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카지노 가입 쿠폰는 것이다. 그리고 또 다른 공통점, 물을 무서워하는 주제에 바다를 좋아카지노 가입 쿠폰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바다를 쳐다보는 것을 좋아카지노 가입 쿠폰. 답답하고 일이 잘 안 풀릴 때 반짝이는 바다의 윤슬을 바라보고 있자면 불멍 저리 가라다. 어떤 고민을 내던져도 묵묵히 다 받아주고, 어떤 상처를 들이밀어도 말없이 어루만져 주는 바다. 절대 포기할 수 없다. 바닷마을 다이어리(항상 불완전한 가족을 그리는 고레에다 감독이 나는 참 좋다), 상상만으로 행복하다.


셋째, 이왕이면 충청도로 가자.


이 항목은 카지노 가입 쿠폰 생각해도 조금 어이없긴 하지만 이글스 팬으로 살아온 세월이 35년인 지라(물론 지금은 아내도 고통받는 이글스 팬이 되었다. 그래서 항상 미안하다) 이번 기회에 카지노 가입 쿠폰 이글스 팬임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고 싶었다. 스포츠 방송 쪽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자연스레 이글스 팬임을 밝힐 일이 많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보통의 대화는 이랬다.


“석우 씨는 어디 팬이에요?”

“이글스요.”


“아, 충청도 사람이구나?”

“아니요, 강원도 사람이에요.”


“근데 왜…?”

“……”


만약 내가 충청도로 귀촌한다면 ‘충청도 사람이구나?’ 뒤에 ‘네’라는 간결한 대답으로 대화를 깔끔하게 끝마칠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그곳에선 아무도 왜 이글스 팬인지 안 묻지 않을까? 묻는 놈도 이글스 팬일 테니까. 게다가 내가 왜 연고도 없는 충청도로 가느냐에 대한 대답도 명쾌해질 수 있다. 야구 보러.


이렇게 세 가지 기준을 세우고 나니 고민의 폭이 확실히 줄어들었다. 충청도에서 바다를 접한 곳은 당진, 서산, 태안, 보령, 서천 정도인데, 서울에서 최카지노 가입 쿠폰 먼 곳이라면 보령, 서천 정도이다. 그리고 문득 두 해 전 여름휴가로 찾았던 보령이 떠올랐다. 아담한 규모에 바다도 있고 무엇보다 시원하게 펼쳐진 평야가 있는 곳. 생각만 해도 숨구멍이 트이는 기분이다. 갑자기 회가 동했다.조만간 아내와 보령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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