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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만 카지노 게임 추천, 모리스 라벨
그리고 르 미라도르

백남준은 암스테르담에 가지 않았다-두 번째 이야기

토마스 만의 소설 '마의 산'은 스위스의 그라우뷘덴주의 다보스에 위치한 요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소설에서 그려지듯, 실제로 1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스위스는 유럽 부유층의 요양소와 휴양지로 각광받았다.

스위스가 지금처럼산악 스포츠나 관광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19세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요양소 시스템에 기인한 바가 크다.


스위스의 공기 좋은 산악지역이 환자들을 위한 요양소로 각광받았다면,

58평방 킬로미터의 바다와 같은 드넓은 레만 카지노 게임 추천앞은 많은 예술가들을 쉬게 했던 곳이다.

가장 사랑받았던 도시는 몽트뢰(Montreux)와 브베(Vevey), 두 곳이다.

그곳에 가보면, 왜 찰리 채플린이브베에서말년을 보냈는지,

왜 프레디 머큐리가 몽트뢰의 스튜디오를 통째로 구입해버리고 말았는지알 수 있다.


몽트뢰는세계적인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고 또수많은 예술가들이 거쳐간 곳이지만, 번잡하지 않다.

바람이 있어도 파도가 없는 잔잔한 카지노 게임 추천 때문일까?

그곳은 늘 시간이멈춘 듯하다, 카지노 게임 추천 주변을 걷다 보면, 정지된 세상에서 물과 나만 흐르고 있다.

고개를 돌리면,백조가 한가로이 카지노 게임 추천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고 있고,

맑은 물 때문일까, 여름엔 수영하는 사람도 볼 수 있다.


레만 호수는 절반은 스위스 땅이고 나머지 절반은 프랑스 땅이다. 스위스 쪽엔 포도주 산지로 유명한 라보와 그 옆에 브베 그리고 몽트뢰가 나란히 위치하고 있다. 반대쪽 프랑스 땅엔 물로 유명한 에비앙이 있다.

흥미로운 것은 프랑스 쪽에선 에비앙 만 유명한데 반해,

스위스의몽트뢰 주변엔 음악, 미술, 영화, 문학 등 그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작가들의 흔적이 남아있다.


나란히 앉아있는 이 세 도시들을 두고 '스위스의 리비에라(Riviera)'라고 부르기도 한다.

(Riviera는 목걸이라는 뜻으로 지중해 에 인접한 프랑스 해양도시들을 엮어 부르는 말이다.

망통, 모나코, 니스, 깐느 등 지중해 해안을 따라 진주 목걸이처럼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서 붙여진 명칭인데,

이곳 스위스의 레만 호수 역시 나란히 아름다운 도시들이 모여있어

지중해에 버금간다는 뜻에서 붙여지게 되었다.)


장소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한 이유는,

많은 작가들이 이곳에서 비로소 휴식을 그리고 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숨 쉬게 하는 곳이아마존과 같은 밀림이라면,

레만 카지노 게임 추천가 바라다 보이는 이곳 마을들은, 예술이 아닌 삶에 지쳐 있던 작가들에게

잠시나마 휴식을 제공했던 곳이다.


이고르 스트라 빈스키가 '봄의 제전'을 작곡한 곳이 이곳이었고,

찰리 채플린이 미국의 매카시 광풍을 피해 상처 받은 노년을 보낸 곳도 이곳이었다.

채플린이 인정한 세명의 천재 중의 한 사람인 클라라 하스킬도 이곳에서 말년을 보냈다.

'무기여 잘 있거라'의 헤밍웨이가 그의 작중 인물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곳 역시 이곳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은 소리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시며,

자연에 있는 소리를 담아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영화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 스승인 생트 콜롱브(Jean de Sainte-Colombe)

제자에게 현의 주법을 설명하며 자연의 소리들을 예로 들기도 한다.


철학자 아감벤은 예술의 위기가 있다면 그것은 '포이에시스(poisesis)의 위기'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아감벤이 이야기하는 포이에시스(poisesis)의 의미는 단순히 무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존재(être)하게하다.'라는 뜻이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서 음악이든, 미술이든, 무엇을 제작하는 것이 의미를 갖기 위해선,

단순한 '사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존재'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존재'가 된다는 것은 세상의 일부로, 또는 자연의 일부로 그 '존재'의 '가치'와 '이유'를 갖는다는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관점에서 현대 예술에서 위기가 있다면 '포이에시스(poisesis)'의 위기,

다시 말해서, 지금까지의 예술들이이미 자연에 존재했거나 존재해야 할 것을 드러내 왔는데,

이제 그런 '포이에시스(poisesis)'적인 작업이, 작품이 위기에 있다는 것이다.


파리의 지하철을 걷나 보면, 낡아서 물이 세는 곳을 종종 볼 수 있다.

오래되어 물이 세는 곳에 쌓이고 쌓인 석회의 채 적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이미지는 마치 흘리기 기법이 가미된 안셀름 키퍼의 화폭과 똑같았다.

키퍼는 추상화를 그렸을 것이다. 그가 생각한 역사적 주제를 생각하며,

또는 시간의 궤적을 생각하면서, 뿌리고 그렸을 것이다.

그런데 세상엔이미 그의 작품과 같은 이미지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자연에 닿은 것이다. '있어야 할 존재'를 '있게 만든'것이다.


많은 예술가들을 품었다는 레만 카지노 게임 추천를 바라보았을 때,

내가 떠올린 음악은 카지노 게임 추천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레만 카지노 게임 추천의 전경이라는 자연과 라벨의 선율이 내겐 하나처럼 느껴졌다.

스위스여서 그랬을까? 자문해 보기도 했다.

동료였던 스트라빈스키가 붙여준'스위스 시계장인'이라는 불만 섞인 별명을 갖었던 작곡가.

'째깍째깍'초침이 반복적으로 흐르듯이 잘게 쪼개고 나눈듯한 그의 음악이지만

피아노 협주곡을듣다가 2악장으로 들어가면, 모든 신경세포들을 조였던 끈이 사라진다.

'아.. 이런 사람이었나,, 이렇게 부드러운 사람이었나..'라는 감탄이 나오게 하는선율이다.

그 갑작스러운부드러움이 이해가 가지 않았었는데, 레만 카지노 게임 추천의 앞에 서서야알 수 있었다.

잔잔한 카지노 게임 추천 위에 새벽이면 안개가 밀려왔다. 낮이 되면 그 위를 구름이 흩고 지나갔다.

피아노 위에겹쳐지는 현악과 관악의 선율은

그야말로 카지노 게임 추천 위에 가만히 깔리는 물안개와도 같은 모습이었던것이다.


나는 이 조용한 카지노 게임 추천 호숫가 근처에서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같은 격정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작품이 나왔다는 것이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다. 이렇게 잔잔한 호숫가에서, '초'를 재는듯한음표를 나누는 라벨의 모습이 이상하지 않았다.이렇게 조용한 곳이었기에, 그들은 집중할 수있었으리라, 이렇게 고요한 곳이었기에 온 신경세포를 곤두세워 일할수 있었을 것이다.


한 번에 끝까지 듣기 힘들었던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재전'을. 레만 호수 근처에 찰리 채플린 호텔에서 처음으로 끝까지 편히 들을 수 있었다. 레만호의 풍경을 보며 라벨의 피아노 협주 곳을 이해할 수 있었다.

노르망디를 보며 사티를 떠올렸듯이 스위스의 르 미라도르에서 바라본 호수의 수면과 아침이면 피어오르던 안개와 오후에 산 중턱에 걸려있던 구름들은 라벨의 선율들과 같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다. 라벨이 이곳에 묶은 것은 1934년이었고,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한 것은 1929년에서 1931년이었다. 라벨이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한 장소는 스위스가 아닌, 프랑스의파리 근교 이블린의 그의 저택이었다. 레만 호수를 내려다보며 작곡했을 것이란 내 상상은 예상은 틀렸던 것이다. 그래서 나중에 그가 살았던 집을 찾아가 보았다.


그가 작업했던 곳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었다. 앞에 호수는 없었지만,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집이었다. 그곳 발코니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던 사진을 만날 수 있었다. 그때 나는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양차 스위스로 건너가 레만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몽 펠르랑(Mont Pelerin)'언덕에서 라벨이 이렇게 말했을 것 같다.


"그래 내가 그렸던 풍경이 이것이다."라고 말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르 미라도르 호텔 발코니에서 바라본 레만 카지노 게임 추천 전경


르 미라도르 (Le Mirador)


레만 호수가 내려다 보이는 '몽 펠르랑( Mont Pelerin)' 언덕에 호텔 르 미라 도르가 자리 잡고 있다.

'르 미라도르(Le Mirador)'라는 단어의 뜻 자체가 '전망대' '망루'라는 뜻이기도 하다. 리딩 체인(The Leading Hotels of the World)이기도 한 이곳은 원래 병원이었다. 그런데 외래환자들을 보는 병원이 아닌 뇌 전문 요양원이었다. 1차 대전과 2차 대전을 거치며 군 병원으로도 쓰였다.

이곳이 본격적인 호텔이 된 것은 1969년 미국인 사업가 죠셉 세겔이 구입하고 나서부터이다. 빼어난 풍광 덕분이었을까, 2년 뒤인 1971년엔 일본 천황부부가 다녀가기도 했다.


이곳이 병원일 당시 묶었던 사람이 바로 모리스 카지노 게임 추천이며, 그 이후 현대 음악가인 앙리 뒤 티에(Henri Dutilleux) 도 이곳에 머물렀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치료와 요양을 위해 이곳에 왔지만, 뒤 티에는 이곳의 정적이 마음에 들어 작업차 머물렀다고 한다.


ps

전곡을 다 듣기를 적극 추천하지만,

우선 이곳에 빨리 매혹되기 위해 2악장만 먼저 들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늑대를 키우는 피아니스트, 엘렌 그뤼모의 연주다.

그녀는 유독 지휘자 복과 오케스트라복이 있는 듯하다..



https://www.youtube.com/watch?v=NRTWLQ4nI6Q


전곡

https://www.youtube.com/watch?v=Ji-a9zE4IE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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