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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SH Mar 24. 2025

텍스트를 잘 정리카지노 가입 쿠폰 능력은 왜 중요할까?

#PSH독서브런치226

카지노 가입 쿠폰사진 = Pixabay


1. 김영민 서울대 교수는 《논어》 에세이 『우리가 간신히 희망할 수 있는 것』에서 "공자는 도대체 예상할 수 없었던 발언을 갑작스럽게 해낸 천재가 아니라, 이미 선례가 있는 입장이나 경향을 나름대로 소화해낸 사람이었다.당대의 자료 속에 들어가 보면, 공자는 그가 속한 시대의 문제를 고민했던, 자기가 속한 공동체의 문제를 사유했던, 지성인의 한 사람으로 보이기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 것이다"고 얘기하며 다음과 같이 이어갑니다. "특히 20세기 후반에 열정적으로 전개된 세계 학계의 사상사 연구 흐름은 천재적이고 뛰어난 사상가로 알려져 있던 과거의 사상가들이 황무지에서 느닷없이 솟아난 존재들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을 가능하게 한 당대의 지적 담론의 소산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의 명성을 영속시킨 힘도 단순히 그들의 천재성 때문만이 아니라 그 이후 전개된 여러 역사적 맥락 때문이었음을 보여주었다." 나심 탈레브 뉴욕대학교 교수는 『블랙 스완』에서 "어떤 큰 이론에 ‘누구의 이론’ 식으로 이름을 불리는 사람은 흩어진 점들을 연결한 사람이지 지나가듯 한 번 언급한 사람은 아니다.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 서문에서 다윈은 자신이 제시카지노 가입 쿠폰 사실들이 모두 최초의 보고는 아니며 그가 ‘흥미롭게’ 여기는 것은 그 사실들의 결과들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어떤 사상이든 그 선구자를 찾는 것은 가능한 법"이라 얘기하죠. E. H. 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현대의 인간이라고 해서 5천 년 전의 조상보다 더 큰 뇌수를 가진 것도 아니고, 선천적으로 뛰어난 사고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현대인의 사고는 그 뒤의 여러 세대에 걸친 경험에서 배우고, 그것을 자기의 경험 속에서 통합했기 때문에 그 유효성이 몇 배나 늘어난 것이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기존 텍스트를 깊이 이해하고 정리하는 능력은새로운 사상의 탄생과 발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능력인 것 같습니다.


2. 기존의 텍스트를 잘 정리하는 능력은내 인생을 더 잘 사는 데에도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왕주 부산대 교수는 『상처의 인문학』에서 "내가 말과 이야기에 집착하는 것은 우리의 삶 자체가 그런 것들로 이루어지는 텍스트이기 때문이다.하이데거가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을 때 그는 이러한 언어의 속성을 꿰뚫어보고 있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신형철 서울대 교수는 『정확한 사랑의 실험』에서 리처드 로티 전 스탠퍼드대 교수가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에서 "자신의 과거를 바로 자신의 언어로 ‘재서술’하는 행위의 중요성에 대해 열렬히 강조한 적이 있다"며 "우리는 과거의 체험을 어떤 식으로든 서사화하지 않고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읽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비평가일지도 모른다"는 것이죠. 마크 월린 작가는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에서 "언어는 경험을 이야기 형태로 갈무리해준다. 일단 경험을 이야기로 정리하면 심지어 트라우마 경험일 때조차 그 경험에 덧붙은 감정적 혼란은 다시 겪지 않으면서 되돌아볼 수 있다"며 "이로써 어쩌면 평생 우리를 따라다니며 괴롭혔을 기억과 감정, 감각의 의미를 마침내 알아가기 시작한다. 과거나 자신 또는 가족의 트라우마에서 그 기억과 감정, 감각의 근원을 찾아내면 더 이상 그것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모든 공포와 불안, 강박증이 가족에게 일어난 트라우마 사건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떤 경험은 핵심 언어를 해독해야만 훨씬 더 온전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1+2. 텍스트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본인의 언어로 소화하여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은 철학 공부를 통해 발전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이문 전 포항공과대 교수는 『박이문의 문학과 철학 이야기』에서 "근본적으로 철학은 과학과는 달리 직접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다루지 않고 그 사건이나 사실에 대한 기록, 보고를 목적으로 한 언어 자체를 분석 혹은 비판함으로써 서술언어의 명확성 혹은 논리성을 따지는 데 있다"며 "가령 어떤 이가 “신(神)은 착하다”라고 할 때 철학자는 신이란 무엇인가, 어떤 근거에서 신이 존재한다고 믿을 수 있으며 어떤 근거로 신은 착하다고 할 수 있는가, 혹은 신이 있다는 사실과 우리가 경험카지노 가입 쿠폰 많은 불행, 불평등한 현실과는 모순이 없지 않은가 카지노 가입 쿠폰 것을 따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철학으로서의 언어는 현실에 대한 지식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기록한 언어의 논리를 비평하고 분석하는 이차적 언어"이며 "철학언어, 즉 메타언어는 일반언어와 논리적으로 그 차원을 달리 하고 있다"고 얘기합니다. 다시 말한다면철학이 기존의 개념과 사상을 분석하고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학문이라는 점을 생각했을 때 철학을 공부하여 메타적인 시선을 갖추게 된다면 텍스트를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는 능력도 자연스럽게 길러질 수 있다는 것이죠.김영민 교수는 위 언급한 같은 책에서 "인간은 무지한 존재다"라며 "뭘 잘 모르더라도 자신의 무지를 인지할 수 있을 때는 아직 희망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어서 "메타 시선을 장착한 사람은 대개 함부로 말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발언을 삼가는 사람, 자신이 알 수 없는 큰 영역이 있음을 인정카지노 가입 쿠폰 사람"이라고 하죠. 즉, 철학 공부를 통해 메타 시선을 갖추는 연습을 하고 이를 텍스트를 정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면 인생을 조금 더 잘 살게 되는 것으로 연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영민 교수의 다음의 글로 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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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시선은 인생을 두 배로 살게 한다. 여행을 하는 동시에 여행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여행 체험을 곱절로 만들 듯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동시에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행복감을 곱절로 만들 듯이. 그러나 메타 시선을 유지하는 일은 많은 심리적, 육체적 에너지를 요구하는 고단한 일이기도 하다. 송나라 때 『논어』 주석가인 형병은 극기복례의 과정을 전쟁에 비유하기까지 하였다. “욕심과 예의가 전쟁을 할 때, 예의가 욕심을 이기게끔 하면, 자신은 예로 돌아갈 수 있다.” 자신을 끊임없이 다그쳐야 하는 전쟁 같은 삶. 삶은 고단하기에, 때로 죽음은 해방감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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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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