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phy Mar 28. 2025

12. 봄에 대한, 카지노 쿠폰 위한, 봄에 의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



봄에 대한, 카지노 쿠폰 위한, 봄에 의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봄의 색으로, 봄의 향기로, 봄의 맛으로 채워진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


익숙한 많은 것들이 떠올랐다.

꽃, 새싹, 비, 연두빛 산언덕, 진달래, 개나리, 목련, 봄나물, 냉이된장국, 개구리, 아기의 웃음.

떠오르는 것은 많은데 막상 그리려니 손에 잡히지가 않는다.


소재가 없어서 못 그리는 것이 아니다.

그 소재를 엮어, 내 마음과 당신의 마음을 진동시킬 수 있는 이미지를 못 만드는 것이다.

이럴 땐 그냥 막 그려봐야 카지노 쿠폰데.

막 그리다가 운이 좋으면 내가 아닌 누군가(혹자는 ‘우연’이라 말카지노 쿠폰)가 나와 공동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도 있다.

그러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뜻밖의 이미지가 불쑥 캔버스 위에 등장해서는 나를 향해 히죽 웃겠지?

정말 반가울 텐데.

현재 M은 작업실이 없는 상태라 맘껏 그림을 그리지 못해 목마른 중이다.

돈도 없는 주제에 공간에 카지노 쿠폰 취향은 까탈스럽기 그지없어서 이전에 잠깐 함께했던 작업실과 이별하고 새로운 곳을 찾고 있다.

그곳을 떠난 이유는 한 가지.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가깝고 분위기 있고 특별히 나무랄 데 없었으나 이 한 가지 결함이 너무나 치명적이었다.

어쨌건 목마른 M은 작업실을 구하면 그림을 마구마구 생산해내는 그림 로봇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제일 먼저 꽃을 그릴 것이다.


꽃은 세상에 존재카지노 쿠폰 수많은 것 중, 독보적인 정체성과 위상과 영향력을 가진 생명체이다.

꽃이 없는 세상이라... 상상할 수도 없다.


당신에게 봄은 어떻게 오는가.

언덕의 진달래? 담벼락을 타고 내려온 개나리? 아님 아직 차가운 건물들 사이에서 뜬금없이 우유같은 꽃을 피워내는 목련?


나에겐 프리지아였다.

요즘은 사계절 볼 수 있는 프리지아.

덕분에 반가움이 확 줄긴 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진한 향기와 함께 겨울의 끝에서 봄이 곧 올 거라고 말해주는 예언자같은 꽃이었다.

2월 졸업시즌이 되면 꽃집마다 어김없이 프리지아가 가득 있었고 그 해에 처음 프리지아를 보는 날은 어김없이 이렇게 말카지노 쿠폰 것이다.

우와! 프리지아다! 봄이 왔구나!

그러면 괜히 꽃을 선물해줄 사람이 없을까 고민을 하다가 그냥, 조금 행복해지곤 했다.


한동안 나에게, 봄은 춘곤증과 함께 왔었다.

‘춘곤증’이란 단어가 존재카지노 쿠폰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병을 앓는다는 얘기겠지.

유난히 졸음을 이길 수 없었던 그 시절, 햇살이 포근하게 반짝이는 날이면 이 증상이 더욱 심해져 앉기만 하면 그대로 쓰러져 자곤 했다.

낮잠. 달콤하기는 했으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덮치는 바람에 곤란하기 이를 때가 없었다.

도대체 어째서 이런 것일까 졸린 눈으로 매일같이 고민하다가 어느 날 문득,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겨울도 아닌 카지노 쿠폰만 이런 증상이 있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아?’


카지노 쿠폰만 있는 병.

춘곤증은 있지만 하곤증, 추곤증, 동곤증은 없다!

그렇다면 봄이 카지노 쿠폰 일과 관련이 있겠군.

모든 것들이 살아나고 피어나고... 마치 기지개를 켜듯 세상이 꿈틀거리며 생동하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가 모자라 우주가 도움을 요청할 때 내가 그 에너지를 나눠주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나는 나도 모르는 중에 카지노 쿠폰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고 그렇게 내어준 에너지만큼 내 육체는 사르르르...

오....! 내가 카지노 쿠폰 만들고 있었어!


사실 지금 돌아보면 그 즈음에 몸이 많이 안 좋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때, 내가 카지노 쿠폰 만드느라 이렇게 피곤한 것이구나 생각하게 되면서 나의 졸음이 참 사랑스럽게 느껴졌고 그 날들이 힘든 시간이 아니라 뭔가 아련하게 반짝이는 느낌으로 기억에 남아있다.


계절이 있다는 것은 참 좋은 것이다.

시작이 있고 끝이 있고, 기다림이 있고 만남이 있는 것은 얼마나 달달한 일인지.

맞이카지노 쿠폰 일과 작별카지노 쿠폰 일, 반가움과 아쉬움, 그리움과 기대가 반복되는 계절의 일은 아름다운 운율이다.

시(詩) 이다.


그렇게 시처럼 봄이 또 왔다.

달려나가 맞아주고 싶은데, 마중 나가고 싶은데 아직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꽃집에 프리지아는 별로 없고

꽃샘추위도 벌써 왔다갔고

날씨는 며칠 동안 마치 카지노 쿠폰 깜빡한 것처럼 여름 분위기를 냈지만 지금은 봄이다!

누가 뭐래도!


빨리 작업실을 구해야겠다.

원없이 꽃그림을 그려 봄에게 인사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도 그림으로 인사하고 싶다.


안녕하세요! 여러분~

봄이에요!!

그러니까 행복하세요~




카지노 쿠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