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에서 일한다고 하면 ‘나도 (언젠가) 책 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언젠가 내고 싶다는 책은 대부분 에세이고요. 퇴사와 여행, 육아 등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고 느낀 점, 자기 삶에 대한 회고, 취미 혹은 특기, 읽은 책에 대한 감상 들이 주된 내용입니다. 보통은 웃으며 맞장구치지만 진지하게 거듭 조언을 구하면 조용히 귀띔합니다.
"쓰고 싶은 책을 쓰면 안 돼요, 사람들이 읽고 싶은(팔리는) 책을 써야지."
하지만 저의 첫 책은 무려 ‘여행 에세이’입니다.주변 사람들에게제발 쓰지 말라고 뜯어말리던 바로 그 여행 에세이요.
카지노 게임자가 책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기획’입니다.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지(주제), 누가읽을 것인지(타깃 독자), 어떤 메시지를 전할 것인지(기획 의도), 시중에 나와 있는 비슷한 도서가 있는지(참고 도서/경쟁 도서), 기존의 책들과 차별점은 무엇인지, 작가는 어떤 사람인지, 인지도가 얼마나 되는지, 마케팅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등등 요모조모를 따져 기획안을 작성한 뒤 편집팀과 마케팅팀이머리를 맞대고 고민합니다.이 책을 낼까, 말까. 팔릴까, 안 팔릴까.
하지만 스스로 작가이자 카지노 게임자이자 마케터이자 발행인이 되는 1인 출판은 이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가 쓰고 싶은 카지노 게임 쓰는 데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지요.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건 일이 아니야, 자아실현카지노 게임.’ 그렇게 최면을 걸면서 지난한 기획의 단계를 스킵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을까요? 책을 만드는 과정까지는 좋았습니다. 카지노 게임자로 살며작가와 가까운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내 이야기를 쓰는 건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더라고요. 괴롭고 즐거웠습니다. 글을 다듬고 사진을 고르면서 오랜만에 기꺼이 밤을 새웠어요. 익숙지 않은 디자인 프로그램을 검색해 가며 뚝딱거리는 과정도재미있었고요. 하지만 막상 마감을 하고 나니 덜컥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이 책을 뭐라고 소개해야 하지?
이야기장수 이연실 카지노 게임자의 <에세이 만드는 법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한 사람이 살아온 대로, 경험한 만큼 쓰이는 글이 에세이다. 삶이 불러 주는 이야기를 기억 속에서 숙성시켰다가 작가의 손이 자연스레 받아쓰는 글이 에세이다. 그러나 원고는 붓 가는 대로, 살아온 대로 쓰일지라도, 에세이를 편집하는 사람은 결코 책의 꼴과 운명이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가게 두어서는 안 된다.
- <에세이 만드는 법 중에서
1인 다역을 하며 혼자 책을 만드는 동안 카지노 게임자의 본분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제 책은 ‘꼴과 운명이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가’ 버렸습니다. 카드 뉴스와 상세 페이지, 보도자료 작성, 서점 미팅 등을 앞두고 며칠 동안 빈 화면만 쳐다보았어요. 마감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고된 나날을 보내며 깨달았죠. 기획이 부실하면 마케팅이 고되다는 말은 진리구나! 기획에서 고민하지 않으면, 마케팅에서 두 배로 고민하게 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혹시 눈치채셨을까요? 이 글도 저의 고된 노력 중 하나입니다.ㅎ)
만약 누군가 저에게 진지하게 책을 내고 싶다고 하면, 다양한 방법 중에 기어코 1인출판을 택한다고 하면,카지노 게임을 꼼꼼하게 하라고얘기해 주겠습니다. 무작정 쓰지 말고, 이 책을 누가 볼지, 어떻게 소개할지 생각하며 책을 구성하면 출간 이후가 조금은 평온할 거라고요. 카지노 게임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스스로에게세 가지 질문을던져 보세요.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인가?"
"비슷한 책이 있다면, 이 책만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출간 후, 이 책을 어떻게 홍보하고 판매할 것인가?"
요즘 저도 이 질문의 답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습니다.명확하게 답할수록, 출간 후에헤매는 일이 줄어들 거예요(이거 말고도 헤맬 일 투성이거든요). 어차피 해야 할 고민이라는 걸 잊지 마셨으면 좋겠습니다.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저보다 조금 덜 고되기를 바라며!
p.s. 기획과 편집으로 커버하지 못할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는데도 꼭 만들고 싶으면? 그냥 만들어야죠 뭐. 고민만 하다가 포기카지노 게임 것보다는뭐든 카지노 게임 게 무조건 나으니까요. 다음 주에는 그 이야기를 해볼까요?
다음 주 예고
'내 책이 꼭 세상에 나와야 할까?' 망설이고 계신 분들에게 꼭 하고 싶은 카지노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