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2일
술자리의 장점과 단점은 취할 때마다 온 세상을 술자리로 여긴다는 데에 있다. 온 세상이 갑자기 친근해지고, 정겨워지며, 단란해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온 세상이 내가 잡히는 대로 마이크가 되고 탬버린이 되지는 않는다. 뜬금없이 화장실이 나오기도 하고 뜬금없이 집이 나오기도 하지만, 결국 다음날 아침이면 경범죄 벌금을 피할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할 때도 많다.
커피나 차를 고급스럽게 마시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여유로운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부터 카지노 게임 캐모마일 차와 에티오피아 원두로 만든 커피를 마음 놓고 즐길 수 없었다. 다기나 그라인더를 사는 일이 내겐 집 안에 먼지 쌓인 채로 방치된 흙만 있는 화분은 사는 것이나 진배없었다. 좋은 건 알겠고, 확실히 맛은 다루지만, 내 잠자는 시간을 아껴가며 여유를 가질 수는 없다. 내겐 잠과 믹스 커피가천사처럼 아름답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담배 피우지도 못해서 담배 피우는 핑계도 여유 갖지 못하는 게 서러운데 내가 나서서 시간을 사야 하나.
취향을 기르는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한다는 이야기를 강조하는 일도 지친 카지노 게임 내가 할 수 있는 여유가 무엇일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로 했다. 가성비 이야기를 정말 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 든 적금도 언제 마를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침착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이라는 말은 내게 “어차피 지각인데 안 나가고 사과문 쓰고 말지, 뭐”와 같은 궤변으로 들린다.
졸업식 이후로 마지막으로 나간 술자리에서 나는 선배가 각종 하이볼에 대해 능수능란한 언변으로 말하는 것을 들었다. 절반은 들었지만, 절반은 잊었다. 취미가 없다고 당당하게 외치던 선배는 자기가 알아낸 하이볼 배합비를 알음알음 전파했다. 나는 그 한 잔을 마시고 의식을 잃었다. 부끄러움과 더불어, 자신의 취향을 알 수 없으니 자신의 몸을 두고 카지노 게임를 찾아 나서는 실험을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하이볼에 대한 관심을 황급히 진화했다.
한 병에 십몇 만 원을 한다는 와인 가격 앞에서 카지노 게임 매번 고개를 돌렸다. 식비 희생시켜서까지 와인을 즐기고 싶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를 찾는 일은 곧 자기를 찾는 일이다. 우리는 카지노 게임를 찾아야 할 나이에 성적을 찾는 시간을 거쳤다. 물론 그 지식이 나를 가끔 살릴 때도 있다. 그러나 카지노 게임를 찾는 일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능숙해져야 하는 과정을 밟아야 하는 일인데 과정을 밟기는커녕, 한 발짝 떼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언제쯤 나는 내 카지노 게임의 범주를 넓힐 수 있을까. 돈 벌고 싶다는 생각보다 이 생각이 먼저 앞장을 선다.
목욕을 하고 나서 마실 바나나 우유를 사기 위해 자주 편의점에 들른다. 지금의 내가 허락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카지노 게임식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