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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스모스 Dec 18. 2024

카지노 게임 트이는 꿈

언제쯤 '엄마'라고 할까

카지노 게임(둘째)는 얼마 전에 만 세돌이 지났다.

희귀 증후군 판정을 받은 이후,아이의 발달이 느린 것을 늘 생각하고, 예측하며 산다. 다른 아이와 비교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으려 매 순간 노력한다.


걷는 것도 두돌하고도 5개월이 더지나서야 가능했다. 첫째는 돌 즈음 걸었는데, 속도 차이가 두배 이상이 났다. 모든 대근육, 소근육 발달이 느리다.

나 같이 감성이 앞서는 사람에게 머리가 아는 것과 마음이 아는 것의간극은 좁히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매번 12개월 이상씩 차이나는 아이의 발달 검사 결과는 이제 그냥 영혼 없이 들어 버린다. 깊이 생각하면 또 한없이 슬퍼지니까. 이제 가볍게 듣고 넘기는 게 제법 훈련이 되었다.


문제는 주변의 비슷한 개월수의 아이를 볼 때, 서로 조잘조잘 떠들며 재밌게노는 자매들을 볼 때이다.

'우리 노이도 정상 발달이었다면 세랑(첫째)이랑 저렇게 깔깔 웃으며, 언니 졸졸 따라다니며 재밌게 놀겠지.'

'우리 카지노 게임는 언제 밥을 혼자 먹을 수 있을까.'

'우리 카지노 게임는 언제쯤 기저귀를 뗄 수 있을까.'

'언제쯤 계단을 혼자 오르내릴 수 있을까.'


'우리 카지노 게임는 언제쯤 나에게 '엄마'라고 말할까.'


요즘 부쩍 첫째도

"엄마, 노이는 언제 말할 수 있을까? 그럼 나랑 더 재밌게 놀 수 있을텐데!"

라는 말을 자주한다.

매번 나의 대답은,

"그러게 카지노 게임야."

주변에 동생이 있는 친구들이 동생과 소통하며 노는 모습들이 부러운 것 같다.


카지노 게임는 아직 의미 있는 단어는 말하지 못한다. 가끔 시키면 '물'을 '믈'이라고 하는 정도이다.

엄마, 아빠를 부르지도 않고, 비슷한 소리를 내지도 않는다.

요즘들어 우리가 자신의 요구를 알아채지 못하니 짜증이 늘어간다.악쓰며 소리를 지르는 일이 부쩍 잦아졌다.


그래서 였을까.

노이가 카지노 게임 트이는 꿈을 꾼 게 이번이 두번째다.

꿈속의 나는 말을 하는 카지노 게임를 보고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라고 감격한다. 거의 이 놀라는 시점에서 꿈은 끝이 난다.


과연 그런 순간이 올까.

오늘도 퇴근하는 버스에서 노이가 '엄마'라고 부르는 순간을 상상하다 눈가에 금방 눈물이 차올랐다.

또르르 눈물을 흘리는 따위의 주인공의 서사는 없는 현실인지라, 괜시리 먼산을 보며 눈동자 속 눈물을 말려냈다.


나는 그 날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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