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 문제가 있습니다.
뱃속 둘째의 정밀초음파 검사일이었다.
첫째 때 겪어 보았던 과정이었기에 여느 때와 같은 가벼운 마음으로 산부인과에 갔다.
초음파실에서 정밀 초음파를 보시던 분이 밖에 있던 다른 간호사를 불러오고, 나는 들리지 않는 어떤 이야기를 속닥속닥 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도 한참을 더 초음파를 확인했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설마... 설마.. 그래도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니겠지.'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예상하지 못했던 슬픈 일은 아무 준비 없는 무방비 상태일 때 나를 공격하고 목을 조인다.
"태아의 심장에 문제가 있습니다."
큰 병원에 가서 검사를 더 해봐야 한다고 했다. 온몸에 힘이 풀렸다. 손이 떨리고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바로 남편에게 전화를 했던 것 같다. 그러고 병원 계단에서 한참을 울었다. 그 뒤로 집에 어떻게 돌아왔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날부터 나의 인생은 이제껏 살아왔던 시간들과 전혀 다른 시간으로 채워졌다.
하루하루가 불안한 날들의 연속이었다. 남은 나의 둘째 임신 기간에 태교 따위는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울지 않고 하루를 보내면 다행이었다.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 그토록 바라던 반전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의 심장은 문제가 있었고, 태어나면 수술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양수 검사도 했다. 혹시 모를 심장 질환 이외 다른 기형이 있을까봐였다. 그걸 안다고 달라질게 있었을까. 그때의 나는 어떤 선택을 했을지 지금의 나도 알 수가 없다. 불행도 다행도 아닌 기형아 검사 결과는 별 문제가 없다고 나왔다.
심장 이상을 가지고 태어날 아이의 확률은 1% 정도 라고 했다. 100명중에 한명.
어찌보면 무난하게 삶을 살아 온 나에게 불행한 1%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 같은 건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적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내가 당첨이라니.
이제는 안다.
1%의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0%가 아니라는 걸.
1%라도 누군가에게는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그 적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도 나에게는 100%의 일이 될 수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