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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가 2000명이 되었다
더불어 관심작가도 2000명
구독하고도 구독자인지 모르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매일 울리는 알림에 한 번씩 들러 주는 분도 있겠고
나의 라이킷에 차마 구독을 끊지 못한 분도 있겠고
허섭한내 글을 안쓰럽게 보다가 정든 분도 있겠고
이런들 저런들 어떤가
모두가 감사한 일이다
구독자는 때로 글 쓰는 이유도 자극도 동기도 된다
구독자 대부분은 내 글을 읽지 않는 것을 잘 안다
라이킷 대부분은 내 글을 보지 않는 것도 잘 안다
그래도 괜찮다
그중 서로의 눈빛과 글빛이 닿아 교감한 순간이 있다면 그 수가 미진하더라도 단 한 명이라도 좋다
거의 천 개의 글 발행을 앞두고 이 천명의 구독자를 가졌으니 나의 글은 그다지 대중적이거나 인기와는 다소 거리가 먼 글의 부류에 속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글을 하루에 하나씩 발행할 때마다 나는 거듭 태어나고 한층 성장하고 그 폭만큼 한계를 학습한다
그 무너지고 넘어지는 모습을 다정하게 혹은 무심하게 지켜봐 준 이 천명의 구독자들의 시선이 여기까지 오게 한 동력이다
여전히 아무것도 그대에게 이렇다 하게 드릴 것은 없지만 쓰러지는 날까지 손바닥만 한 갓 구운 빵 같은 문장들을 제공하겠다는 염치없는 약속은 할 수 있다
내가 쓰는 도구가 펜이라면 잉크가 마르기라도 할 텐데 키보드나 폰 패드에는 잉크마저도 없으니 영원히 쓸 명분밖에 없다
때마침 그 다짐의 날도 2월 22일이라 '지금의 순간을 쓸 기회는 두 번은 없다'라는 절박함으로 글쓰기의 지속과도 잘 맞아떨어진다
매일 나만의 고유한 문장을 낳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