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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윤담 Mar 31. 2025

어른은 대체로 카지노 게임

제목에 나의 비겁함을 카지노 게임의 비겁함으로 확장시켜 표현한 데에 심심한 사과를.. 그러나 카지노 게임들은 정말로 그렇지 않은가? 나만 그런 것일까.아이들보다 더 제멋대로다.


카지노 게임은 해야 할 일이 많기도 하다. 그러니 아이들은 대체로 카지노 게임의 뒷모습을 보는 일이 많을 테다. 카지노 게임은 키와 나이에서 오는 권위도 있고, 말발도 세다. 돈을무기 삼아 장난감을 사주네 마네 아이를 달랠 수도, 겁을 줄 수도 있다.

그러니까.. 그 카지노 게임이 나다.


그토록 사랑하면서도 주말에 종일 집콕하는 동안 카지노 게임와의 공생은 왜 이리도 지치는지.. 날이 좋아 나들이 가재도 굳이 굳이 집이 천국이라며 거부하는 꼬맹이와 꼬박 이틀을 집밥 먹으며 지냈다. 식구들을 모두 내보내고 한갓지게 집을 정리하고, 내 할 일 하는 게 최고의 힐링인 원조 집순이인 내게, 카지노 게임는 실상 방해꾼에 가깝다. 돌아서면 장난감 주르륵, 추우면 춥다, 더우면 덥다 내복도 몇 번씩 갈아입으니옷장은 엉망, 책은 책대로 와르르...


집순이 꼬맹이가 일주일에 5일을 바깥으로 나도니 주말이라도 늘어져 놀고 싶겠지.. 마음을 다잡다가도 신경이 곤두서는 건 내 수양이 부족한 탓일 거다. 지난 일요일, 뿔이 난 채로 설거지 중이었다. 먹은 것을 치우는 그 사이에도 카지노 게임는 내게 몇 번이나 놀아달라 졸랐다. 마무리 다 하고 놀아주겠노라 영혼 없는 약속을 하고 마침내 설거지 물소리가 끝나자 카지노 게임는 기다렸다는 듯 쪼르르 내게로 다가왔다.


"엄마, 이제 나랑 놀 거지?"

싱크대에서 한 걸음 떼기도 전에 나타난 카지노 게임에게 난 뭐라고 답했을까.

"방 치웠어? 장난감 정리했어? 보드게임은 제자리에 놨어?"

기대감으로 차 있던 카지노 게임의 얼굴이 금세 시무룩해진다.


그 얼굴에 쓰인 마음을 다 읽었으면서도 그렇게 물었다. 카지노 게임게도..

"엄마 설거지 할 동안 너 할 것도 다 해야지. 엄마 일하는 동안 놀고, 끝나면 또 놀아? 그럼 숙제는 언제 할래."

내 속의 두 가지 감정 중 얄팍한 것이 먼저 치고 나와 잔소리를 남발했다.


카지노 게임의 어깨는 처진다. 입꼬리도 따라 내려간다. 목도 푹 꺾인다.

사납지도 못한 작은 것이 뒤돌아가면서 소리도 못 내고 훌쩍인다.

곧바로 후회했지만 겸연쩍어 바로 달래지도 못하고 방으로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기만 했다.


'너는 참 카지노 게임해', 속으로 중얼거렸다.

조금 이따 거실로 나온 카지노 게임를 불러 팔을 벌렸다. 처진 어깨로 터덜터덜 내 무릎에 앉아주기는 한다.


"엄마 설거지하는 거 끝나기만 기다렸어?"

끄덕끄덕

"근데 엄마가 방 치우래?"

끄덕끄덕

"그래서 서러워?"

끄덕끄덕

곧 눈물로 범벅이 되는 빨간 얼굴..


"으휴 미안해.."하고 끌어안으려니 분했는지 팔을 밀쳐내고 몸도 물러선다.

곧 반성할 거면서 자주 카지노 게임.

내가 지친 거면서 아이에게 책임을 돌린다. 정당카지노 게임는 듯이

나는 그런 카지노 게임이고 엄마이다.


그래도 사랑은 하는데, 자주 지치고 못났을 뿐 정말 사랑은 하는데..

이 꼬맹이가 내 마음을 잘못 해석하면 어쩌나 두렵다.

그래서 또 카지노 게임게 포옹으로 만회하려 했으나 제법 큰 아이는 그런 수작에 쉽게 넘어가주지를 않는다.


또 이런 식으로 카지노 게임의 성장을 발견한다.

그리고 글로 고해성사한다.

그날 밤, 편치 않은 마음으로 잠들었을 아이 곁으로 가 '사랑해'라고 속삭이는 것으로 나의 카지노 게임함을 달랬다.


사랑하는 마음은 자신 있는데 놀아주는 건 정말 어렵다. 사랑한다면서 놀아주기가 어렵다는 말도 카지노 게임단 걸 알지만.. 그것이 내 한계인걸 어쩌..


얼른 커라. 그때 우리 역할놀이 대신 같이 영화보고, 카페 데이트하고 그러자.


202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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