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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강 3회 개인전

by 빛카지노 게임 추천 Apr 22. 2016


다시 조각이다


2012년 이후 약 4년 만에 갖는 개인전이다.
일러스트레이터와 동화작가라는 이름으로 꾸준히 작업을 해오고 있었지만 다시 전공인 조소로 개인전을 열게 된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기도 하고 또 편안하기도 하다. 짧은 여행을 마치고 비로소 내 집에 돌아온 기분이랄까.

2015년 12월 5일 작업과정 사진2015년 12월 5일 작업과정 사진


오랜만에 몇 년 전에 자주 입던 작업복을 꺼내 입었다. 몇 년간 조소과로 살지 않아서인지 기초적인 작업에도 나의 손은 서투른 아이의 것이 되어버렸다. 팔과 손가락 하나하나에 알이 배고, 마디마디 껍질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이번 겨울엔 거의 아침에 일어나서 한 번 난로를 때는 것이 전부일 정도로 매일매일을 땀에 젖어 보냈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노동은 적잖은 보람을 가져다주고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노동이 주는 즐거움이랄까. 특히 나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아주 많은 실험들을 하는 편인데 많은 시행착오와 동행하며 천천히 작품의 완성되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으로 즐겁다.


2016년 1월 23일 작업실 풍경2016년 1월 23일 작업실 풍경


그러나 노동의 약점도 있는데 그것은 바로 단순해진다는 것이다. 다시 순수미술작가로의 복귀를 알리는 개인전을 준비하면서 작품에 대한 개념을 더 정립해 나가야 했는데, 과한 노동은 명상 혹은 묵상에 가까운 생각의 시간을 방해하는 독이 되기도 한다. 때문에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노동과 생각의 시간을 적절히 분배하려고 부단히 애를 썼다.





'왜'라는 질문


단순해지는 것을 예방하고자 생긴 습관일 수도 있는데, 평소 혼자 있을 때 참 많은 생각을 한다. 그러다 보니 혼잣말을 하는 것은 나에겐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그때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바로 '왜'이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왜 모양이 없을까'

'하늘은 왜 색이 없으면도 다양할까'

'내 작업실 뒤 나무는 왜 영원히 살지 못할까'

'카지노 게임 추천는 왜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살까'

'바다는 왜 하늘을 담고 있고, 하늘은 왜 바다를 닮아있을까'

여느 날처럼 작업실에서 '왜'를 속삭여가며 혼잣말을 하다가 갑자기 내뱉은 한 질문이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나는 왜 자꾸 여행을 가고 싶어 했을까, 이미 나는 여행자인데...'


여행자_copper_2012년작여행자_copper_2012년작


나의 이번 작업은 이 질문에서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작업을 통해 여정(旅程, 旅情)에 관한 탐구와 그러한 여정을 통한 내면의 성숙 등에 초점이 맞춰있던 나의 작업이 조금 더 본질적인 질문의 형태로 방향을 틀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 매개체들이 바로 카지노 게임 추천과 카지노 게임 추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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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카지노 게임 추천를 좋아하기 시작했을 때 나는 한동안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을 보지 못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의 눈이 마치 나를 보고 있는 신(神)의 시선으로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 추천는 처음 나에게 신의 모습으로 다가왔고, 몇 년간 나를 아무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를 좋아하게 된 이후부터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자료를 미친 듯이 수집했다. 그리고 내가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그들의 여정이었다. 그러나 그 몇 년간의 즐거운 탐구시간 동안 매일 무심코 넘기던 한 단어가 또 한번 나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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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유류'

카지노 게임 추천는 폐로 호흡하는 포유류이다. 그러나 카지노 게임 추천는 다른 포유류와는 다르게 바다에서 태어나 평생 바다에서 살며, 죽음 역시 바다에서 맞이한다. 이 말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여겨진다면 아래와 같이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물고기 니모는 2012년 여름, 서울시 종로구에서 태어나 4년간의 육지 생활 끝에 2016년 남산에서 그 생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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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양이 있지만 어떤 형태라고 할 수 없고, 색이 있지만 한 가지 색으로 단정 지을 수 없고, 하늘 위에 있지만 바다로도 존재하고, 때로는 없음으로 그리고 자주는 아름다움으로 이 세상을 끊임없이 여행하는 존재.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하여 생각하면 할수록 그 카지노 게임 추천의 오묘함에 나는 매번 놀라워할 뿐이다.

나는 하늘을 보는 것을 사랑한다. 어린 왕자가 그랬던 것처럼 노을을 보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어릴 때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그곳에 떠 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들이 매우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하늘을 더 자주 볼 수록 알게 되는 것은, 카지노 게임 추천은 하늘에 가득하기도 하고 또 전혀 없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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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카지노 게임 추천이 하늘로만 여행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렇지만 카지노 게임 추천은 비가 되기도 하고, 시냇물, 강, 바다가 되기도 한다. 심지어는 바다에 사는 카지노 게임 추천의 뱃속에 들어가 카지노 게임 추천와 하나가 되기도 하고, 안개가 되어 '나'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은 하늘에 있어서 보이던, 보이지 않던 이 세상에 분명히 존재하며 끊임없이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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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마주하는 시간


시간 속을 여행하는 나는 언제나 영원의 종착지를 꿈꾼다.
시간에 얽매어있는 내가 노을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영원을 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모든 시간이 멈추고 고요히 해가 지평선으로 넘어가는 그 찰나의 순간. 나는 낮동안에 미쳐 깨닫지 못했던 빛의 존재를 비로소 느끼는 것이다.
어린 왕자가 마흔네 번이나 느꼈을 그 찰나의 깨달음. 그리고 이내 세상은 깊은 바다와 같은 푸른 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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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닮은 카지노 게임 추천

내가 름름이를 쓰고 가장 좋았던 것은 매일 보던 노을 속에 있던 핑크색 카지노 게임 추천 녀석을 가지고 동화를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동화의 연재가 끝날 즘에 내가 했던 기대중 하나는, 나에게 특별했던 노을빛 카지노 게임 추천이 이제 다른 이들에게도 사랑받게 될까 하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내가 참 좋아하는 말이 있다.


"고상한 인간은 모든 것에서 신을 발견한다."

- Caspar David Friedrich -



독일의 화가 프리드리히가 한 말이며 동시에 평소 내가 자연을 보며 공감하는 말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나는 특히 노을을 볼 때 항상 그 안에서 신을 느끼는데, 노을이 지는 시간 속에 서 있으면 마치 내가 영원 속에 들어가 있는 느낌이기 때문이다.

나 말고도 노을을 사랑하는 사람이 한 명 더 있다. 바로 어린 왕자다. 그는 자신의 소행성인 B-612에서 마흔네 번의 노을을 볼 정도로 노을을 사랑했다. 그리고 나는 알고 있다. 어린 왕자가 바라본 마흔네 번의 노을빛이 매번 다르게 빛났을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어린 왕자가 사랑했던 것은 노을 이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다. 그것은 바로 그의 장미이다. 서로에게 길들여져 특별해진 꽃. 어린 왕자는 그 꽃으로 인해 별의 아름다운 이유를 깨달았다. 나에겐 카지노 게임 추천이 그렇다. 그리고 재밌게도 동화 <름름이를 쓴 이후로 더욱 그렇게 되었다. 름름이가 나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니, 좋아했던 카지노 게임 추천과 하늘이 더욱더 사랑스러웠다. 매번 카지노 게임 추천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름름이와 같은 나의 카지노 게임 추천이 저 위에 있겠지. 그리고 나도 언젠가 름름이처럼 나의 자리를 찾아 하늘로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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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에 내가 아는 장미가 있기 때문이고,
하늘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에 나를 닮은 카지노 게임 추천이 있기 때문이다.


름름이를 본 사람들, 그리고 아직 보지 않은 사람들. 세상의 모든 사람들 누구라도 자신만의 카지노 게임 추천을 만들어 하늘에 하나씩 걸어 놓는다면, 아마 하늘과 카지노 게임 추천, 그리고 카지노 게임 추천이 되는 이 모든 자연과 세상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지 않을까. 나의 모습을 꼭 닮은 소중한 카지노 게임 추천이 저 하늘에 존재한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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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것으로 사랑하기


인간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궁극적으로 원하는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자아를 찾는 것이다. 나의 작업도 나를 찾아가는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동화를 쓰는 것과 조각을 하는 것 모두가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게 들려주고 싶은 것들이다. 결국은 나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재인식시키고 싶은 어떤 것을 기억하게 하는 것. 바로 그것이 나의 작업의 이유인 것이다.

그런데 큰 문제가 있다. 나는 기억력이 매우 좋지 않은 편이라는 것이다. 나이가 먹어서 그런 것은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나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사춘기 시절, 문제아가 되려고 그렇게 매번 숙제를 안 해갔던 것은 아니었다. 매번 기억하지 못해서였다. 어머니는 잘 모르시겠지만, 못난 기억력 때문에 나는 어린 시절 참으로 많은 선생님들의 몽둥이 맛을 보았었다. 시간이 흘러도 자주 덤벙대는 내게 아버지께서 충고를 해주셨다. 그것은 바로 '메모'를 활용하라는 것이었다.

아버지 말씀대로 메모를 활용하자 나는 꽤나 똘똘해지기 시작했다. 매일 하는 메모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양과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 이제는 숙제나 해야 할 일에 대하여 메모하는 것을 넘어서 좋은 문구가 떠오를 때, 아름다운 시구가 떠오를 때, 작업의 연장선상에 걸친 의문이 생길 때 등등 메모가 나의 삶에 참 큰 부분이 되었다.

기억의 벽_점착메모지_230*360_시민참여작품_2016기억의 벽_점착메모지_230*360_시민참여작품_2016


기억의 벽을 만든 것 또한 처음에는 나 스스로를 위함이었다. 이렇게나 기억력이 좋지 않은 내가 평생을 살아가면서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작업을 진행하면서 점점 다른 이들에게도 묻고 싶어 졌다. 그래서 관객들 모두에게 메모장과 팬을 쥐어주었다. 그리고 물었다.

"당신에게 평생 잊고 싶지 않은 것은 무엇입니까"


기억의 벽 부분_2016기억의 벽 부분_2016


내가 평생 기억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어떤 존재냐는 것이다.


나는 평생 예술을 사랑하고 방랑을 두려워하지 않으려 한다. 그저 매일 노을을 보고 또한 그 하늘에 있는 또 다른 나의 아해를 기억할 수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이 세상에서 이방인이 되려 한다.


나는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하여는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동시에 그 어디에서도 정착할 수 없는 여행자라 정의하고 싶고,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하여는 고향을 떠나 평생을 타향살이로 마감하는 이방인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그리고 인생(人生)에 대하여는 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카지노 게임 추천처럼 살아가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 작가노트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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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다 보니 매우 긴 글이 되어버렸네요. 혹 지루했을 수 있는 전시에 관한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개인전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실 분들을 위해 간단한 전시정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장소와 기간 및 시간은 아래와 같고, 매일 전시장에는 조명을 이용한 일출과 일몰이 연출됩니다. 그럼 전시장에서 뵙겠습니다.



이태강 3회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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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신도림 예술공간 고리

기간 : 4.14 - 28

시간

화 - 토 : 오전 10시 - 오후 8시

일 : 오전 10시 - 오후 5시

(월요일은 휴관)


해 뜨는 시간 : 오전 10시부터

노을 지는 시간 : 오후 6시 반부터(일요일은 4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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