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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자 Dec 13. 2024

번외 : 붉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날지 않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는 그냥 온라인 카지노 게임일 뿐

'세상에 이영*도 피난길에 나왔네. 근데 왜 혼자 있지?'


피난 가는 길에 연예인을 보았다. (아무리 꿈이라고는 하지만 레벨이 높은 이야기라고는 할 수 없다.) 분명 한강 한가운데 있는데 물은 다 말라 없고 큰 돌과 진흙만 남아있다. 그 위를 셀 수 없이 많은 인파가 어딘가를 향해 줄지어 가고 있었다. '연예인은 피난길에도 눈에 띄네.'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했었다. (꿈을 꾸는 자의 레벨 문제인 것인가?)


반공교육의 반동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여전히 전쟁이 일어나는 꿈을 간헐적으로 꾼다. 피난길에 챙겨갈 물건을 미처 다 챙기지 못하고 집을 나와 안절부절못하던 꿈도 있었고, 우리 집 베란다로 북한군이 접시모양 비행선을 타고 와 마루에 있는 나에게 총을 겨눠 피할 겨를도 없이 즉사하여 가마니에 넣어지기도 했다. 가마니에 넣어지며 '이렇게 죽다니 허무하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퇴근길에 전쟁이 나는 바람에 집으로 가야 하는 건지 그러다 다른 가족들과 엇갈리지는 않을지 아니면 회사에서 가까운 친정으로 우선 가야 하는 건지 판단이 안 됐던 꿈도 있었다.




6.25 즈음이 되면 초등학생들이 부르기에는 다소 과격한 가사에 중저음을 쾅쾅 때리는 웅장한 리듬과 함께 등교를 했었더랬다.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도 또 쫓아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특히나 초등학생에게는 저항감 맥스인 가사에 단조풍의 노래이므로 퍽이나 가라앉은 기분으로 등교를 했었다. 등교 후에는 반공포스터를 그렸다. ‘더 이상 그릴 소재도 없는데’라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들 때 즈음의 어느 해부터 6.25가 가까워 와도 반공포스터를 그리지 않았고, 등굣길의 비장한 백뮤직도, 국기에 대한 경례도 사라져 갔다. 아차, 잠깐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한 모금이 있었지.

아무리 온라인 카지노 게임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많이도 일어났었다.


라고 얼마 전까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했었다.


올 한 해도 새해 다짐을 그럴듯하게 지킨 것은 없었지만 즐겁게 연말을 지낼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켜켜이 약속들이 쌓여갔다. 약속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몸이 들썩들썩했던 날. 심지어 2024년 하고도 12월 어느 날.

예고 없이 날아든 비상계엄선포.


이 현실감이 1도 없는 단어가 교과서 밖으로 튀어나와 12월을 혼자 당당히 걸어 다녔다.

반공포스터를 그리다가 난데없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했던 혼란의 세상이 지나가고 나의 전쟁꿈도 서서히 인터벌을 벌리며 안정을 찾아가는 즈음. 의 일이다.


다시 잠에 드는 것이 무서워진다. 아무리 레벨이 낮은 꿈이야기인들 꿈속에서의 나는 여전히 떨고 있고 총성에 귀를 막고 누군가의 총구에 몸을 숨긴다. 풍덩 가라앉은 마음으로 바닥을 보며 등교했던 내가 스친다.

그날의 원수도 적의 무리도 누구인지 모르겠는 2024년의 12월의 오늘. 부디 이 모든 것이 꿈처럼 지나가 지금의 어린이들은 부디 좋은 꿈 꾸길. 오십이 되어서도 악몽에 시달리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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