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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완자 Feb 07. 2025

혹시, 카지노 게임 추천 가시나요?

치즈케이크와 완자사이

일본에서 집을 구하던 이야기를 한 토막.

인터넷이 이렇게 상용화되지 않았던 시절. 심지어 일본은 더욱 아날로그 했던 그때. 내 발로 직접 부동산에 찾아가는 방법밖에 없던 시절이 있었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면 부동산도 많겠지 싶어서 일단 시부야역에서 내렸다.(벌써부터 어리석다.) 눈에 보이는 부동산들 중에 탄탄해 보이는(백 프로 감에 의존한다.) 곳에 들어갔다. 지금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이야기지만 놀랍게도 그때의 나에게는 베스트 카지노 게임 추천리오였다.


카지노 게임 추천 사장님은 나에게 "너의 학교는 어디에 있니?"라고 묻지 않았다.

"학사가 어디니?"

예? 학사(学舎)? 태어나 처음 들은 학사라는 단어는 학교건물을 뜻했다. 이런 대화가 오가니 카지노 게임 추천 사장님은 대놓고 나를 답답해하기 시작했다. 말귀도 못 알아듣는 아이가 학사가 있는 곳 근처도 아닌 시부야에 와서 자신의 집을 찾아달라고 하고 있으니.


결국 그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계약은 하지 않았지만 '학사'라는 단어와 학교 근처에 있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가봐야겠구나라는 큰 깨달음과 큰 수치심을 얻었다. 수치심만 얻은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얼마 후 마음을 다잡고 학교 근처를 다시 돌아보기로 했다. 일본은 교통비가 비싼 편이라 사실 발품을 많이 파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부동산에서는 내가 말한 몇 가지 조건에 준한 집을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물론 조건 중에는 '학교 근처'라는 항목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부동산 직원과 나는 전철을 타고 학교에서 점점 멀어져 가고 있었다. '종점까지 가는 걸까요?' 말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이미 부동산에서 도쿄 23구 안에서의 월세와 떨어진 곳의 월세에 대한 장대한 설명을 들은 터이고, 가장 중요한 '당신은 일본인 보증인이 없으니까'라는 킬러문장은 모든 의욕을 잃게 했다. 몇 달 전에 유학온 학생이 일본인 보증인이 있을 리가 만무하지 않냐고 생각하지만 후에 일본인들도 처음 집을 구할 때 많이 고생한다며 자신들도 고생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당신에게는 보증해 줄 가족이 있잖아요.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국에서 외국인들 역시 집 구하기는 쉽지 않을 터. 외국인의 타향살이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도쿄 23구를 지나 카지노 게임 추천에 가까워질 즈음 어느 역에서 내렸다. 알록달록한 초록빛으로 둘러싸인 그곳은 가슴이 뻥 뚫리고 집도 네모반듯한 데다가 널찍했다. '여기 너무 마음에 든다.'라고 어필하면 조금 품위가 없어 보일까 봐 "아, 좋네요." 정도로 쿨한 표정을 유지하면서 계약하겠다고 이야기했다. 부동산에서도 집주인과 바로 통화해보겠다고 한다. 조짐이 좋았다.


나의 감은 커다란 포물선을 그리며 무서운 속도로 장외로 빗나가 버렸다. 그 후 여러 번의 번뇌와 좌절 끝에 어렵게 집을 구했고 그 집은 무라까미 하루키의 에세이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 마냥 세모난 집이었다. 다행히 양쪽으로 전철이 지나가지는 않아 소음은 없었다.


치즈케이크처럼 세모난 집에서는 밑에 집 청년의 기타 소리가 연일 들려왔지만 둥근 마음을 가지고 즐겁게 살아갔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더 어른이 된 지금은 네모난 집에 살고 있지만 누구보다도 뾰족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더 큰 네모난 집에서 살면 내 마음이 둥그레지는 것일까?


이번 주 로또번호도 바람에 스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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