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부르스, 내 멋대로 살아온라인 카지노 게임(1)
지랄 총량의 법칙이 우리에게도
사람이 평생 살아가면서 쓰고 가는 에너지 총량, ‘지랄 총량의 법칙’을 처음 접한 건 박두식 님의 ‘불편해도 괜찮아’ 책에서다. 주변에서 공공연히 쓰고 있던 그 말을 내게 적용하며 사는 날들이 올 줄이야.
두 아들도 사춘기를 보내면서 크게 반항하거나 난리를 떨었던 적이 없었던 거 같다. 혹시 표 나지 않게 밖에서 다 해결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언젠가는 그때 다 쓰지 못했던 난리 법석 에너지를 쓰는 날이 올까 두렵기도 하다.
나 역시 청소년기를 겉으로 보면 순탄하게 보냈다. 내가 10대였을 때는 사춘기를 요란하게 보낼 수 있는 환경이 되지 못했다. ‘지랄’도 받아주는 이가 있을 때 떠는 거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아무도 ‘사춘기’니, ‘2차 성징’이니 하는 단어에 관심 갖지 않았다. 그저 열심히 공부해서 조금이라도 집에 보탬이 되고자 생각했고, 내 앞길 찾아가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던 날들이었다. 그때 떨지 못했던 난리법석이 갱년기가 시작되어서 스멀스멀 올라오기 시작했다.
“막 살걸 그랬어!”
어느 드라마에서 배우 양희경 씨가 무심코 던진 대사가 내 마음에 잠자고 있던 ‘지랄’을 깨웠다. 과거에 너무 조신하게만 온라인 카지노 게임온 게 후회된다는 의미로 한 말이었는데 그녀의 말이 고요했던 내 가슴에 파동을 일게 했다.
어려운 가정형편이라 10대에는 공부를 하지 않으면 바로 산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했기에 기를 쓰고 공부를 했고, 공부한 것으로 쉽게 직장을 가져 여기까지 오긴 했다. 사회규범을 지키고 도리와 의무를 다해야 하는 직장이다 보니 내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거나 도리를 벗어나는 것이 불편한 상태로 나는 박제되었다.
그건 내 친구도 마찬가지다.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 다른 사람 시선을 의식하며 지내야 했던 성장 과정, 규범과 도리 속에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동선으로 성인이 되었다. 한 번의 선 이탈은 리셋 없이 평생 지고 가야 할 주홍글씨로 인식되어 감히 일탈을 꿈꾸지 못한 채 온라인 카지노 게임온 것이다.
박제된 내 속에서 깨어난 ‘지랄’과 상상 공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왔던 내 친구의 소극적 ‘일탈’은 그래봤자 유치함을 벗어나지 못했다. 밴드결의 이후 깨알같이 서로 적기 시작한 버킷리스트는 참으로 유치 찬란하고 빨갛게 낯이 달아오른다. 하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화려한 옷 입고 요트 타기, 밤바다 위로 해양 택시 타기, 한복 입고 한옥마을 누비기, 경치 좋은 곳에서 관객 없는 버스킹 하기, 쏟아지는 별 세어온라인 카지노 게임, 맛집과 명소 찾아가기, 꽃 옆에 서도 어울리는 외모 가꾸기, 셀프웨딩 촬영하기...
고마하자...
겨울이 끝나지 않은 새봄, 우리들의 첫 버킷리스트인 ‘정기적인 여행’이 시작되었다. 둘이서 여행 다닐 기회가 없었던 우리는 여행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나 보다.
겨울의 끝이 남아 있던 바다의 칼바람에도 의연하게 바람을 맞으며 둘이 걸었고, 맘껏 해보지 못했던 풍선 터뜨리기에 원 없이 화살촉을 던졌다. 누구인지도 모를 대상을 놓고 우리 둘은 화살을 던지며 소리를 질렀고, 낯선 거리에서 맘껏 웃음을 뿌렸다. 대학생들이나 연인끼리 줄 서서 찍는 포토스팟 대열에도 당당히 합류하여 오랜 기다림 끝에 인증샷을 찍었다.
한복 입고 북촌한옥마을을 누볐던 날에는 서울 최강한파라고 언론에서 몇 번이나 보도하던 날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호기심과 걱정 어린 눈길을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고 외투를 입지 않았다. 사진에 진심인 내 친구와 나는 겨울 한복과 배자만 입고 멋진 포즈를 지었다. 추위가 느껴지지 않은 것은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사진에 진심인 이유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기 때문 아닐까? 나는 기록을 위해서, 친구는 더 아름다운 장면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 1보 3찍, 한걸음 내딛기가 쉽지 않다.
명소에서 해지는 사진을 찍기 위해 정상에서 일몰 성공샷을 찍고 내려오다가 깜깜해진 산에서 둘이 헤맨 적이 있다. 혼자라면 해 보지 못할 일을 둘이라서 괜찮았다. 무서움을 감추려고 크게 노래 온라인 카지노 게임면서 내려왔는데 산길에서 생각지도 않은 반딧불 무리를 만났다. 무서움은 뒤로하고 반딧불을 쫓고, 쫓아가며 영상으로 남기느라 깜깜한 숲을 한참 헤맸다.
산 아래 내려오니 늦은 시간 식당들은 문을 닫았고 그때서야 우리는 심하게 요동치며 꼬르륵 거리는 소리를들었다. 마지막 문을 닫는 식당에 빛의 속도로 달려가서 밥 달라고 애원했다. 식당을 모두 정리하고 직원들 주려고 남겨놓은 밥을 주신 주인장님께 잊을 수 없는 감사함을 갖고 있다. 그때 먹은 된장찌개는 다시 만나지 못한 왕후의 밥상이었다.
그 이후로도 분기별로 또는 간헐적으로 여행지와 맛집을 찾아다니며 20대를 보상받으려는 듯 ‘지금 오늘 행복하기’를 주문 외며 버킷리스트를 지워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