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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미정 Feb 25. 2025

카지노 쿠폰 농담

자학 개그로 치부해 버린 그이에게

나는 K생명보험 FP 일을 하기 전까지 수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었다. 같이 수학을 가르치는 원장모임을 10년 넘게 한 선생님들 중 나보다 1년 정도 경력이 더 있는 A원장님이 있다.

내가 처음 수학선생님이 되고자 했을 때 염치 불고하고 A원장님의 교습소를 방문하여 이것저것 노하우를 전수받고 도움을 받아 A원장님은 내가 마음으로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원장님이다.

보험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날 오후, A카지노 쿠폰이 오랜만에 전화 와서 퇴근했으면 차나 한잔 하자고 하셨으나, 그날따라 일이 많아 늦게 마치게 된 관계로 다음 날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날 오후, A원장님이 소심한 목소리로 또다시 연락이 왔다.

어제 시간이 남아 미용실에서 펌을 했는데 나이에 맞지 않게 히피펌이 되어 당분간 부끄러워 밖에 나가지 못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하하하!

그래서 카지노 쿠폰께 내가 말씀드렸다. "카지노 쿠폰~ 저도 파마했어요. 근데~ 제 머리는 최민식이에요."

내 대답에 원장님은 빵 터지셨고, 그날 오후 예정대로 원장님을 만나 서로의 헤어스타일을 보며 한~참을 웃었다.


이 이야기를 지인들에게 했더니, 그들도 재밌다고 웃더라만, 그중 한 명이, 나를 낮잡아보게 뭐 하러 자학개그를 했냐고 했다.


나는 딱히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같이 사는 인생, 나 하나 잠시 낮춰주면 다른 사람이 즐거운데 굳이 내 자존심을 내세워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이유도 없고, 나로 인해 보고 싶었던 사람을 보려고 했던 시간에 만나게 되었으니 그 또한 서로에게 좋은 일이 되지 않았는가?

나에게는 카지노 쿠폰 농담이 그이에게는 자학개그였나 보다.


누군가 거리낌 없이 작은 희생을 한다면 그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살아가면 되고, 누군가 큰 희생을 하며 산다면 그에게는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살면 되지 않겠는가?


희생하는 사람을 낮잡아 보는 이의 심보가 잘못된 것이지 희생하는 사람이 잘못한 일은 아닐성싶다.


또한 같은 상황을 두고도 사람들마다 다른 생각을 한다는 게 새삼스러웠다. 관점의 차이! 그 역시 존중받아 마땅하므로 그이의 생각도 물론 존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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