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 파스타를 만들려고 방울토마토, 냉장고에 반쯤 남은 양파, 참치를 준비해 놓고 양파를 썰기 시작했다. 집에 방울토마토가 있길래 오랜만에 이탈리안 친구랑 여행할 때 친구가 알려주었던 이탈리안 집밥 파스타를 하려고 했다. 비닐봉지에 들어 있는 남은 양파를 꺼내 가로 세로로 신나게 썰다가 악, 하고 비명을 질렀다. 엄지손톱 부근을 크게 베인 것이다. 순간이었다. 새빨간 피가 계속해서 흐른다. 최근에 이렇게 아픈 적이 있던가, 하고 생각하며 본능적으로 걸려있는 손 닦는 수건을 낚아 채 손을 꽉 눌러 지혈하려 했다. 이렇게 하면 지혈이 되는 건가. 어디서 본 건 있는지 물로 손을 씻어야 하고 피가 나는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들어야 카지노 게임 사이트고 해서 따라 했다. 흐르는 물에 손을 갖다 대는데 포기하고 그냥 수건으로 환부를 세게 감싸 쥐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이게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아플 일인가?
너무 아파서 흐느끼며 의자에 앉아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심장 위로 올리며 지혈을 계속했다. 으악, 너무 아프다. 유방에 결절이 있다며 유방외과의가 쑤셔대던 나의 오른쪽 가슴 보다 더 아프다. 갑자기 어질 하더니 공황장애 증상?이라고 해야 하나 미주신경 실신이 일어날 때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어지럽더니 정신을 잃을 것 같고 위장이 울렁거리며 토할 것 같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어서 앉아 있던 몸을 눕혔다. 다리를 뻗고 누우니 좀 나았다. 나는 과밀한 지하철이나 버스 안, 혹은 가끔 출근길에 길을 가다가 이런 증상이 분기에 한 번씩은 발생한다. 그래서 그 시작 지점의 느낌을 잘 안다. 실신 증상이 일어나기 직전 그 어질 하고 핑 돌면서 속이 울렁이는 느낌. 그러고 나면 눈앞이 까매지고 별이 반짝거리면서 순간 정신을 잃게 된다.
얼른 타이레놀이라도 먹자. 타이레놀을 한 알 먹고 조금 진정한 후에 그래도 하던 요리를 계속하기로 한다. 이 정도 정신이 드는 정도면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다. 빨간색으로 축축해진 수건을 세탁기에 던져 넣고 대일밴드를 짱짱하게 두 개 붙인다. 압박이 되면서 살이 벌어졌던 자리의 찌릿찌릿한 통증은 계속된다. 이성을 되찾으며 다시 요리를 하면서, 사람 손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안 짤린다, 왜? 깊이 짤리기 전에 아파서 짜르기를 바로 중단하게 되더라, 하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일제시대에 고문을 당하던 사람들은 정말 존경스러운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이렇게 베어도 나약해가지고 쓰러지고 아파 죽겠다고 흐느끼는데, 생지옥 같은 그런 고문을 당하며 매일을 버티다니. 예전에 "나는 일제시대에 태어났으면 무조건 항일 운동을 하다가 죽었을 거 같아"라고 말했던 것이 일어나지 않을 일을 참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말한 거였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틀이 지나자 엄지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이제 밴드를 빼고 공기를 쐴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잠깐 옷을 스쳐 짤린 손톱에 걸리거나, 옷에 지퍼를 잠그다가 잠깐 닿거나 할 때마다 으악, 하고 순간적으로 아프다. 최대한 엄지를 쓰지 않고 지내면서 손가락 한 개가 없는 장애인의 삶을 체험한다. 엄지 하나가 없어도 이렇게 불편해, 하고 말한다. 길 가다 운동화 끈이 풀려 묶는데 엄지를 쓰지 않고 묶으니 진짜 불편하다. 한 번에 안 묶이고, 특히 마지막에 세게 한번 잡아당기는 게 안된다. 지퍼 올리는 것도 엄지를 건들지 않고 남은 손으로 하려니 너무 느리고 한 번에 안된다. 세수를 할 때도, 나는 양치 후 손으로 물을 퍼서 입을 헹구는데, 그것도 불편하다. TMI로볼일 볼 때도 불편하다. 머리를 감을 때도 오른손이 자유로우니 왼손으로 호스를 잡고 오른손으로 머리를 헹구니 평소와 반대라 너무 어색하다. 핸드폰을 할 때도 오른손으로만 이용하고, 왼손은 검지나 약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손가락 하나 없는데도 이렇게 불편한데, 한쪽 손, 한쪽 팔이 없는 사람은 얼마나 더 불편할까. 매 순간 느리고 불편한 게 켜켜이 쌓이니 비장애인에 비해 disadvantage가 됨은 분명하게 느껴진다.
대학 입시로 학생을 선발한다든가 공직이나 사기업에 채용할 때도 장애인 전형이 따로 있거나 가산점이 있는데, 이것이 역차별이 아닌가,라고 쉽게 말할 수 없는 일임을 더욱 느낀다. 휠체어를 타야 한다거나, 한쪽 손으로 일상을 살고 공부를 하여야 한다거나, 눈이 잘 안 보이고 귀가 안 들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한참 뒤의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평등과 공정을 앞세워 똑같은 조건으로 시험을 보고 똑같은 기준에서 선발하는 것은 진정한 평등과 정의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