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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의 베프가 올해 첫 물질을 나섰다! 4월 26일, 바람은 자고 파도는 어진 토요일. 아침부터 축복이라도 내리듯 아낌없는 햇살과 온화한 날씨가 찾아주셨다. 바닷가에서 동료들과 토론을 하더니 물질을 나가기로 마음을 정했다고 내게 통고했다. 아…, 이 날을 참 오래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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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프는 85세다. 1월은 금채기라 모두 물질을 쉬었다. 2월, 3월, 다들 배 타고 나가 뱃물질을 하거나 가까운 갯가로 나가 갯물질을 하는데, 나의 친구는 춥다고, 바람 분다고, 마음이 동하지 않는다고 고개만 가로저었다. 그럼, 언제 나가냐고요, 언제? 다른 삼촌들 물질을 따라 나가기도 하지만 흥이 나지 않았다. 친구가 직접 잡아와서 내 입에 카지노 쿠폰를, 전복을, 홍해삼을 넣어주기를 학수고대했건만. 요리조리 빼며 먼 산만 바라보는 통에 간이 졸아드는 줄. 오래 물질을 하다 갯가에 서면 발에 감각이 없어 넘어질 것 같고, 20kg 넘는 수확물을 지고 미끄러운 갯가를 걸어 나오는 게 얼마나 힘에 부치는지 누누이 이야기했으므로 이해는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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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씩씩한 용사같이 잠수복을 갖춰 입고 동료들과 바다로 나섰다. 30초 잠수하고, 1분 쉬기를 3시간여. 나도 동참하는 뜻으로 꼼짝 않고 지켜보았다. 호우이 호이~,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숨비소리. 어떤 노랫소리가 이만큼 아름다우랴. 그 소리가 끝나면 파란 오리발을 솟구치며 바다로 빨려 들어간다. 간혹 물안경이 햇빛에 반사되어 쨍 빛을 되쏜다. 그래, 이제 나의 베프가 정말 해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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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가 망사리로 한 가득이다. 작긴 하지만 홍해삼도 있다. 수확이 좋다. 카지노 쿠폰를 조약돌로 두들겨 팬 다음 나보고 바닷물에 씻어 오란다. 굴탁굴탁한 바위를 조심스레 밟고 가 씻어 오니 직접 내 입에 넣어 주면서 “맛있으샤?” 하고 묻는다. “네네, 너무 돌코롬하고 오독오독해요. 삼촌,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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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차에 전리품을 싣고 당당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마당에 수확물을 쏟은 다음 홍해삼을 물에 씻어와 썰어 먹으란다. “바다에서 나는 인삼이주게.” 꼬독꼬독한 그 맛. 절로 건강해질 듯한 그 맛. 황송하다. 내게 삶아준다며 카지노 쿠폰를 고른다.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것. 너무 크면 질기고, 너무 작으면 씹을 게 없단다. 들통에 넣고 알맞게 삶는다. 젓가락으로 파내 창자 등을 떼 내고는 접시에 가지런히 담는다. 작은 상에다 올려 방으로 옮겼다. 카지노 쿠폰를 집어 입에 넣고 둘은 시원한 맥주를 한잔 들이켰다. 이런 소리가 절로 났지, 아마? “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