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니 피부과에를 다 와 본다. 이 커다란 대학병원을 12년째 다니면서, 무수히 많은 과를 거쳤지만피부과에는온 적이 없다. 늘상 다니는 신장실 주치의 선생님에게 적당한 내복약이나 연고만 처방받았을 뿐.
단 한 번 꼬리뼈 부근에 지방종이 자라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신장실 주치의 선생님이 무료 카지노 게임실로 따로 불러초음파 봐주시고 '아무 문제없는 단순 혹'이니까 내버려 두고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었다. 그 초음파 무료 카지노 게임로부터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그 지방종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런 내 몸또 다른 곳에콩알 같은 지방종이 또 자라났다.딱히 눈에 띄거나 거슬리지 않고 통증도 없어서 내버려 둔 것이 2년쯤 되었을까. 그 녀석이 1~2주 사이에갑자기 크기가 커지고 붉어졌다. 의학지식이 풍부한 소중한 사람에게 이야기하니, 아무래도 붉어진 건 염증이 생겨서인 것 같고 크기가 커졌다는 것도걱정된다고 했다. 그리고 지방종이 아닌 피지낭종인 것 같단다.심지어 어느 유명인의 사례를 첨부해 알려주었다. 압박되면통증도 있어서 대번에 예약을 잡았다. 여자교수님무료 카지노 게임로. 주말을 넘기고 가장 빠른 때, 바로 오늘 오전 10시 21분.
교수님을 만나서 병변을 보여드리고 정확하게 진단을 받아야겠지만, 아무래도염증소견도 보여서 어떤 치료 처방이 떨어질까 걱정이 되어 잠이 쉬이 오지 않는 밤. 소중한 사람은 "너... 아마 가면 마취하고 거기 째게 될 거야."라고 했다. 난 설마, 설마 하면서 늦게까지 깨어있다가 급작스레 기절하며 잠으로 빠져들었다. 한바탕 꿈속을 헤매는데엄마가 새벽 5시 30분부터방문을 열고 병원 가야지,하며 깨웠다. 역시 우리 엄마답게 극단적이다. 나의 극단성은 과연 유전이었던 것인가!
7시에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정말 집에서 쉬고 싶은 아침. 그래도 보통일이 아닌 듯하니, 이미 예약도 해두었으니 가야지. 이를 닦고 세수를 한다. 제법 날이 덥다. 서큘레이터를 틀어두고 크림 따위를 쳐덕쳐덕 바르는 사이, 모두 출근하고 혼자 남았다. 그냥 안경을 끼고 갈까 하다가 교수님과의 첫 만남에추레한 꼴로는 가고 싶지 않아서 수지 그레이를 끼고 선크림을 또 쳐덕쳐덕, 눈꺼풀에 칠도좀 하고 립밤도 발라준다. 날이 더울 거 같아서 청바지 대신에 여름용 슬랙스에 흰 셔츠를 받쳐 입는다. 사실 여름용 슬랙스인데 사계절 입는 최애템이다. 투석용 유니폼 겸 편하게 입는 외출복이기도 하다. 올 겨울엔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
8시 6분 전철을 목표로 준비했는데, 살짝 촉박한 듯해서 차 시간을 보니 대강 20분 전철을 타도 예약시간에는 무난하게 도착할 것 같다. 여유롭게 역에 도착해 8시 20분 열차에 탄다. 유튜브를 보며 편안하게 서울을 향해 간다. 병원 앞 전철역에 도착하니 9시 46분. 나쁘지 않다.
"지금 갖고 오신 무료 카지노 게임의뢰서는 발행처가 ㅇㅇㅇ내과의원이잖아요. 그래서 2차 병원 가서 무료 카지노 게임를 보셔야겠네요.여기서는 이 의뢰서로 무료 카지노 게임를 못 보세요."
나는 중병 환자니 이리로 왔다. 2차 병원은 가본 적이 없다. 게다가 여기 오려고 2시간을 달려왔다고용. 나보고 되돌아가란다. 매정해... 그때 뇌리를 번쩍 스치는 생각.
"저쭉 여기만 다녀서요.무료 카지노 게임받는 과들이 많은데, 혹시 다른 과에 가서 무료 카지노 게임의뢰서 새로 받아와도 될까요?"
"네, 받아오실 수 있으시면 그러면 좋죠! 선생님이 12시까지는 무료 카지노 게임 보시니까 예약 안 없앨게요. 12시 안에만 꼭 오세요."
머릿속이 복잡. 중재실의 백그라운드를 써서 의뢰서를 받을까? 어차피 다른 어느 교수님이든 당일 무료 카지노 게임는힘들 텐데...
그 언젠가 신장내과에서 무료 카지노 게임의뢰서를 급히받은 기억이나서 3층의 피부과에서 1층으로 내려오자마자 익숙하게 신장내과로 발걸음이 향했다.
신장내과 접수에서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전문의 클리닉' 무료 카지노 게임 접수를 했다.
"오늘은 바로 무료 카지노 게임 보실 수 있는데요, 전문의 선생님들이 늘 계신 게 아니에요. 다음에는 꼭 확인해 보고 오셔야 해요."
무료 카지노 게임실 앞으로 가서 보니, 정말로 무료 카지노 게임일이 따로 정해져 있다. 게다가 오전 무료 카지노 게임는 일주일에 단 두 번뿐. 운이 정말 좋았다.
길이 막혔는데, 대번에 다른 길을 찾아내서 거침없이 여기까지 온 스스로에게 또 반해버렸다. 참... 아픈 일이 내게 쓸데없는 열등감을 많이도 심어주었는데, 반면에 아프기 때문에 별 것 아닌 일로도 자존감이 올라갈 수 있다니. 이 아이러니에 웃음이 난다.
그나저나 정말 난 이곳의 VIP구나. 웬만해선 나를 막을 수가 없구나. 이곳에 오면 늘 어떤 과정이든 막힘이 없다. 인생도 이렇다면 참 좋을 것인데.키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무료 카지노 게임실로 들어갔다. 젊고 인상이 순한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무료 카지노 게임 의뢰서를 부탁드리며 몇 마디 주고받았다. 선생님이치료가 어떻게 됐는가 알려주시라고 말씀하시는 타이밍에 미리 "감사합니다"라고 해버렸다. 선생님이 멋쩍게 웃으신다. 아, 성질이 너무 급한 이정연. 말씀 못하시게 막아서 미안해요. 근데 어떻게 알려드린담. 부엉이 날릴게요. 아마 하얀 부엉이가 제 쪽지를 가져다줄 거예요.
신장내과 선생님은 전산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의뢰서를 띄워주셨다. 피부과로 다시 가서 말씀드리니,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다녀오느라 고생 너무 많으셨어요. 접수되셨고요, 앞으로 30분 좀 더 기다리셔야 하니까요. 나중에 대기 문자 받으면 와 주세요."
생각보다 오래 기다렸다. 10시 10분에 접수 거절을 당한 이후, 12시 10분이 되어서야 교수님을 만나 뵐 수 있었다. 교수님께 병변을 보여드리면서, 또 급하게 질문을 했다. 젊은 남자 수련의 선생님도 병변을 보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내가 제대로 못 보여드린 거 같아 미안했다. 교수님이 오늘 바로 시술받고 가라고 하시면서 병명은 말씀을 안 해주시기에 선수 쳤더니, (마스크 속에서 아주 살짝 웃으시면서) 피지낭종이 맞다고 하셨다.
제기랄, 메스라니!! 메스라니!!
치료실 분위기가 너무 낯설고 무서워서, 선생님이 다른 분들 치료해 주는 사이에 사진을 마구 찍었다. 혼자 올 수밖에 없지만, 혼자 온 것이 조금 후회되는 순간.
국소마취를 꽤나 하고도 '아아' 신음을 흘리니, 선생님이 마취를 더 해주셨다. 그리고 메스를 댔겠지? 그러나 난 전혀 느끼지 못했다. 메스로 쪽 찢고는 그러고는 부왁, 마구마구사정없이피지낭종을 짜내셨다. 대박 아팠다.
그리고 매우 적게 절개했기에 꿰매지 않고 그냥 상처를 열어둔 채 거즈를 덮어주셨다. 내일 드레싱 하면 된단다.
제바알... 재발하지 않아야 할 텐데!
치료 도중 불타는 것 같은 느낌이 몇 번 스쳤다. 원래 시술 전에는 무료 카지노 게임보고 혼자 점심 먹으려 했는데, 마취 풀리면 많이 아플까 봐 무조건 요양하러 빨리 집에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치료가 끝나자마자 일부러 2층에 갔다. 아까 무료 카지노 게임를 기다리면서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어디가 한산한 지 미리 다 봐 두었다. 2층에서 수납하는 것이 유리할 것 같아 그리로 갔다. 수납하자마자 원내 약국에 처방전이 자동으로 들어갔다. 무조건 빨리 집에 가야만 하는 정연은 빠른 걸음으로 지하로 향한다. 퀴즈노스에서 라지 사이즈로 포장 주문을 했다. 진통제로 콜라도 같이 주문했다. 퀴즈노스도 키오스크 주문으로 바뀌었다. 뭘 잘못 주문했던지, 장발장이 되었다.
당연히 커팅을 해주실 줄 알았는데, 24cm 통으로 주셨다. 무료 카지노 게임이 된 심정으로 포장된 고기겹빵을 들고서 원내 약국으로 향한다. 나는 무료 카지노 게임, 크크크. 계속 속으로 중얼거리며 약을 기다린다. 항생제를 앞으로 일주일 간 먹어야 한다. 아, 날카로운 항생제의 씁쓸한 추억들이 떠오른다. 워낙에 원내 약국 대기자가 많기에, 퀴즈노스에 먼저 다녀오길 잘했다.
약을 받아서 마지막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협력센터에 들른다. 교수님이 다음 주에도 오라고 하시다가, 월요일 예약시간에 투석해야 해서 못 온다 했더니 오지 말고 딴 데서 드레싱 받으라고 예약을 없애주신 덕분에 들러야 했다. 아마 내일 신장실에서 편하게 투석하고난 뒤드레싱을 받으면 될 것 같다.
혹시라도 많이 아플까 봐 미리 속으로 앓는 소리를 내며 걷는다. 가끔 남에게 들릴듯하게도 소리를 내보고. 그렇게 앓으며 빠른 걸음으로 막힘없이 전철을 타고 또 환승을 한다. 사실 움직일 때마다 메스로 찢어놓은 자리가 아프지만, 씩씩하게 걷는다.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계단 쪽으로 내려왔더니 아주 한산한 칸에서 자리를 잡고 앉을 수 있었다. 이제 일산이다. 조금만 더 가면 동네다. 시술하고 전철을 타고 오는 동안 글을 썼다. 그래서인지 살만하다. 처음보다 아프지 않다.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