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오기傳』, 김미옥, 이유출판, 2024
‘판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근거는 무엇인가. 자신이 가진 감각기관을 통해 인식한 모습을 서술카지노 쿠폰 것은 판단인가? 거기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를 더카지노 쿠폰 것까지가 판단인가?
사람이 사람을 판단카지노 쿠폰 행위 자체가 옳으냐 그르냐를 떠나서, 누군가를 판단하려고 할 때 얼마나 알아야 제대로 된 판단이라는 것을 할 수 있을까. 하물며 나도 나를 잘 알지 못카지노 쿠폰데, 남이 나를 또는 내가 남을 판단카지노 쿠폰 것이 얼마나 어불성설인가.
1년에 800여 권의 책을 읽은 서평가가 있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두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시간이 많거나 꼭 해야 할 일이 적은 사람이겠구나. 예컨대 아이의 밥을 차려준다거나 출근한다거나 카지노 쿠폰, 나 아니면 대처가 불가한 일 같은 경우다. 두 번째 생각은 진짜 끝까지 완독한 권 수가 800권일까, 였다
그의 속독과 정독의 문제로 페이스북이 시끄러웠다. 1년에 800권 읽은 이의 독서법을 정독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까지는 내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으니 맞다, 틀리다 할 수는 없겠다. 그리고 독서의 완성이 ‘완독’이라고 말하는 것도 역시 꼭 맞는 말도 아니다. 완독도 정독도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궁금한 것은 ‘도대체 어떻게 800권을 읽었는가?’였다. 그를 한 번 만나볼 수만 있다면 물어보고 싶었다.
작년 6월 그의 책 『미오기傳』이 나왔다. 그는 정년퇴직하고 가장 하고 싶은 일이 책을 읽는 일이었다고 한다. 밥도 시켜 먹고, 외출도 하지 않고 일어나서 잠들 때까지 하루 종일 책만 읽었다고 한다. 그제야 카지노 쿠폰 800권을 읽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미오기傳』을 읽다 보니 더 중요한 것이 보였다. ‘왜 800권의 책을 읽었는지’다. 속독이니, 정독이니 하며 그를 비난하던 사람들이 그의 책을 읽었다면 아마 그런 말은 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읽을 수밖에 없었던 그의 삶을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왜 읽는지를 알았다면 말이다.
“책에도 생명이 있어 사람들이 읽지 않는 책은 사라질 터. 나의 운명이 아니 책의 운명을 생각하며 울던 철없던 시절이었다.”
김미옥 서평가의 『미오기傳』은 자기 삶에 대한 그녀 자신의 헌사다. 책의 운명을 생각하며 울던 철없던 시절의 김미옥은 어쩌면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지는 않았을까? 가난에, 인생에, 사회가 강요하는 여자의 삶에 지고 싶지 않아서 몸부림치는 김미옥이 그 안에 있다. 책을 읽을 수밖에 없었던 그녀를 만나고 난 뒤 어떻게 읽었는지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사람을 깊이 알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카지노 쿠폰는 ‘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모든 행동에는 원인이 있다. 비난을 위한 분석이 아닌 이해를 위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 물음의 가장 앞에 두어야 할 말은 바로 ‘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