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앞 마당에는 사람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카지노 쿠폰. 점심시간이 아직 10분 정도 남아 있어서 자리에는 막 식사를 마치고 식곤증으로 졸고 있는 공무원들도 카지노 쿠폰. 그때였다. 입구에서 뭔가 와장창하고 문을 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서너명의 남자들이 사무실 유리문을 거세게 발로 차면서 들어왔다.
“여기 정보라 과장 어딛어? 일개 구청의 과장이면 과장이지, 네가 뭔데 건축허가를 안내주고 버티는데? 너 때문에 내 손해가 얼마나 큰 줄 알아?”
막 사무실에 들어온 키가 작고 대머리인 중년남자는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 소리에 놀라서 건축과 공무원들이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 서너명의 남자들이 짜증섞인 표정으로 사람들을 훑어보면서 출입구 쪽에 서 카지노 쿠폰.
“외부 식사 가셨습니다만..”
과장 근처 책상에 앉아 있던 직원이 엉거주춤한 자세로 몸을 일으켜서 답카지노 쿠폰.
얼른 서둘러 말했지만, 제일 앞쪽에 서 있던 대머리 남자는 다시 목소리를 높혔다.
“저기 오고 계시네.”
대머리 남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쪽에서 퍼머머리에 스커트까지 입고 온 정 과장이 막 자동슬라이딩 도어를 통해서 사무실로 막 들어서고 카지노 쿠폰. 외부 미팅을 다녀오는 듯이 그녀의 왼겨드랑에는 두툼한 서류들이 끼워져 카지노 쿠폰.
“범도 제 말하면 나온다더니, 양반은 못되십니다.”
대머리 남자가 비아냥거렸다.
“이렇게 행패를 부린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아니, 이 사람아 지금 우리가 여기 공사에 들어간 돈이 얼만데?"
"지금 대지사용권자가 중지를 요청해 와서 저희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니 인감증명이고 뭐고 다 떼어 줬잖아."
"저쪽에서는 착오로 인해서 제출카지노 쿠폰고 법원에서 가처분 중지까지 되어 있어서 저희도 이젠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정 과장이 냉담한 표정으로 대머리 남자를 보면서 천천히 말카지노 쿠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가 아닌가. 설마 남자들이 모여서 이 벌건 대낮에 뭘 어찌하려고? 하지만 그건 그녀의 착각이었다.
대머리 남자는 다짜고짜 정 과장을 향해서 팔을 휘둘렀다.
‘짝!’
사무실 한가운데서 정과장이 풀썩 옆으로 쓰러졌다. 그녀의 품에서 떨어진 서류들이 바닥으로 흩어졌다. 그 일이 있고 난 후에 정보라 과장은 휴직계를 냈다. 그녀는 1년간 푹 쉬기로 카지노 쿠폰. 맞은 것보다 더 큰 상처는 부하직원들이 다 보는 앞에서 벌어진 사건이란 점이고, 아무도 몸을 날려서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하긴 갑자기 그렇게 건장한 남자가 여자를 공공장소에서 때리는 것을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 것인가.
사건은 형사사건으로 번져서 폭력을 휘두른 남자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나왔다. 그 이후로 매일같이 구청에 들려서 구청장을 통해서 처벌불원서를 요구하고 난리를 친 결과였다.
그렇게 가해를 한 중년남자의 이름은 김점백이었다.
집행유예가 선고되고 난 다음날이었다. 점심시간에 그는 그날 자신과 구청을 같이 찾아서 항의대열에 서 준 업계 사장들을 집으로 초대했고, 과거에는 사고 팔던 개고기가 사라져서 아쉬워 하던 사람들은 모처럼의 영양식에 대한 기대로 입맛을 다시면서 참석카지노 쿠폰.
“하하하, 내가 뭐라고 했어. 잘해야 집행유예라니까. 하여튼 판사 새끼들도 맘 약해가지곤 반성문 좀 쓰니가 바로 형량 낮춰주더라고.”
“그래도, 그 덜떨어진 공무원 과장이 딴 곳으로 옮겨가고 새로 온 과장은 우리 말을 알아 먹두만.”
“그게 다 우리 점백 사장님 덕분이지요.”
일행 중 한명인 사장이 손에 든 맥주잔을 높이 들었다.
“맞아 그건 인정해줘야죠. 우리 고생하신 점백 사장님을 위해서 다같이 격려의 박수 한번씩 쳐 줍시다.”
반팔티셔츠에 기지바지를 입고 살짝 배가 나온 남자가 일어서서 점백 사장을 향해서 물개박수 흉내를 내었다.
“형님, 잘 먹을께요. 그나저나 여기 키우던 황구는 어디갔어요? 형님 잘 따르던.” 업체 사장 중 한명이 점백에게 물었다.
“뭔 개소리야? 지금 먹고 있잖아.”
점백은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중얼거리듯이 답카지노 쿠폰.말복에 접어들어서 약간 더위는 가시고 있었지만, 정오의 햇살은 뜨겁기만 카지노 쿠폰. 순간 황구를 알고 있는 두 세명의 남자들의 어깨가 꿈틀했지만, 더 아는 척을 하진 않았다. 공동의 사업권을 가지고 추진하던 건축 허가문제로 점백 사장이 구청에 가서 난리를 치지 않았더라면, 하마터면 자신들의 투자금도 다 날리고 점백 사장이 교도소에 들어갈 뻔했단는 것만 생각하기로 카지노 쿠폰.
오늘은 경쟁사이기도 하지만, 업계의 이익을 위해서 총대를 기꺼이 맨 점백 사장을 위한 자리였다. 황구를 떠 올린 남자들은 목구멍 끝에서 거부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걸 먹지 않으면 자신들을 초대해 준 사장의 배려를 거절한다는 생각에, 억지로 알코올 강물위에 고기 뗏목들을 줄지어서 강제로 목 너머의 낭떠러지 밀어붙였다. 그런 껄끄러운 느낌마저 마치 알코올로 씻어내려는 듯한 몸짓이었다. 개는 죽었지만 정승은 자신들의 눈앞에서 목에 핏대를 높이고 카지노 쿠폰.
“점백 형님, 이런 비슷한 건 하나 더 합시다.”
약간 나이가 젊어보이는 남자가 점백을 향해 술잔을 들면서 말카지노 쿠폰.
“물건만 좋은 것 들고와봐.”
고기를 씹다말고, 점백이 번들거리는 목덜미를 자신의 손바닥으로 두어번 쳤다. 거나하게 들어간 알코올 덕분에 목 부근에 붉은 끼가 허연 햇살과 만나서 희번덕였다.
사실 그는 업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해 줄 일을 하나 추진중이었다. 이제 그는 건축관련된 일에서도 잔뼈가 굵어지고 카지노 쿠폰. 거래처들도 많이 늘어났고, 고정적인 단골들도 생겨나고 카지노 쿠폰. 점백 사장은 새롭게 눈독을 들이는 지역이 카지노 쿠폰. 인근 전철 개통만 풀리면 대박일 것이었다.
추진중인 땅은 제법 컸다. 무려 5천평에 달해서 주변에서는 말렸지만 그가 뛰어들지 않기에는 가격이 너무 쌌다. 인근에는 2년 후에는 전철역도 예정되어 있다. 움직이기에는 지금 타이밍이 너무 좋다고 그는 생각카지노 쿠폰. 신문에서 맨날 정치로 떠들어대고 있어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이다.
다만 한가지 아직 맹지라는 점이 단점이었다. 그는 그 땅을 사기로 결정카지노 쿠폰. 주변으로 잘 건물을 지어놓은 곳의 시세는 평당 1천만원에 달하는데 이 땅은 겨우 50만원밖에 하지 않으니 그냥 사서 개발하면 이익은 정말 기하급수적이었다. 다만 워낙 땅크기가 커서 50만원이라도 25억이라는 거금이 들어간다는 점이 단점이라면 단점이었다.
땅 모양은 마치 긴 자루처럼 생겨서 맹지의 입구에는 한 노부부가 살고 있는데 그쪽 과수원 귀퉁이를 조금만 사면 바로 해결이 될 터였다. 그는 침을 삼켰다. 이건 사야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면 된다. 그는 지금 그 방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카지노 쿠폰.
“대출이 쉽지는 않아요.”
00저축은행 대출 담당자가 실눈을 가늘게 했지만 그건 그냥 그의 귀에는 거마비 좀 챙겨주실거죠? 라고 들렸을 뿐이었다. 점백과 호흡을 맞추고 온 지도 이미 10년이 넘은 사이였다.그렇게 자신의 사업자금 10억원과 대출 15억원을 합쳐서 맹지를 샀다. 은행에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그의 하나 뿐인 주택을 연대보증으로 넣었다.
“아니, 25억이 아니라 이게 길만 뚫리면 250억의 가치가 있는 땅이에요. 나대지라도 도로만 뚫리면 100억은 되고요. 절대 은행에서 손해 볼 일은 없습니다.”
“네, 저희도 잘 압니다. 문제는 여기 땅 같은 경우는 앞에 있는 집 옆의 도로 말고는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알고 계시죠?”
“그럼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점백은 이미 노부부를 구워 삶아 놓았다. 소유권만 넘어오면 바로 협조해주기로 카지노 쿠폰. 하지만 굳이 그런 말을 은행에 할 필요는 없었다.
“연대보증은 필수입니다. 더구나 지금 맹지에 대출을 해 드리는 것만으로도 저희 둘은 목 내놓고 진행하고 있는 겁니다.”
지점장 앞에서 목에 핏대를 올렸지만, 그는 무표정한 얼굴을 미소를 잃지 않고 있는 실무자와 지점장을 보면서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을 카지노 쿠폰. 결국 그의 하나뿐인 보루인 주택마저 담보로 제공되었다. 마당 1백평에 근사한 텃밭까지 딸린 용인 교외의 전원주택형 단독주택이었다.
5천평 토지의 소유권 등기가 넘어오던 다음날 오후 1시 정도에 그는 바로 노부부의 시골집을 찾았다. 부부는 막 식사를 마치고 마당에 있는 느티나무 아래의 평상에서 한가로이 쉬고 카지노 쿠폰. 열린 마당으로 바로 들어가는데 줄에 묶인 진돗개가 컹컹대면서 짖어댔다.
그의 오른손에는 큰 과일바구니가 들려 카지노 쿠폰. 일단 그는 평상 끝에 그걸 살포시 내려놓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크고 좋은 과일들이 가득 담겨 카지노 쿠폰.
“안녕하세요. 어르신, 일전에 토지사용승낙관련 여쭈었던 사람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이웃이 된 사람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저희가 이번에 안쪽에 주택을 좀 지으려고 하는데 도로사용허가를 좀 받을 수 있을까 해셔요.”
“허허, 그래요? 그거 해 주면 뭐 해주실건데요?”
“뭘 원하십니까?”
“뭐 이웃간에 크게 원하시는 않고 길 내시는 김에 저 큰길짝까지 도로 포장 좀 널찍하게 부탁하면 어떻습니까?”
"그거야 우리도 할 예정이었습니다. 2차선으로 하려고 했는데 하는 김에 저희쪽 땅 크기도 있고하니까 건축사에게 물어보고 2차선이든지 3차선이든지 아무튼 널찍하게 하겠습니다."
“필요한 서류가 뭐 있지 않나요?”
“여기 어르신의 개인 인감증명서 한 통이 첨부되어야 합니다. 제가 도로사용승낙서를 가지고 오면 어르신인감도장으로 도장을 좀 찍어 주셔야하고요.”
“인감증명서? 오케이 그럽시다. 다음주에 오세요. 그렇게 해 드리지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점백이는 생각보다 일이 수월하게 풀리자, 입가에 웃음이 확 피어났다. 그가 구십도를 넘어서 거의 백십도의 각도로 허리를 굽혀서 이 관대한 어르신들에게 존경의 인사를 표카지노 쿠폰.
“어, 왔구나. 우리딸.”
그 소리에 놀라서 점백이는 몸을 펴자마자 소리가 나는 쪽으로 몸을 돌렸다. 대문 입구쪽에는 원피스를 입고 큰 배낭까지 짊어진 여자가 큰 챙의 모자를 쓰고 들어서고 있었다. 이 집의 딸인가보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을 보는 순간 점백은 너무 놀라서 소리를 지를뻔했다. 그녀는 바로 그 건축과의 민원담당 과장이었다.
자신이 분양하는 곳의 도로 신축건 때문에 난리를 친 그 시에서 그녀가 휴직계를 내고 자취를 감추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너무 기뻐했었다. 물론 그 건은 도로 말고도 처리할 것이 너무 많았다. 하지만 이익은 제대로 챙기지 못카지노 쿠폰. 문제는 금리가 올라가면서 분양에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그나마 최소한의 손해를 보면서 사업장은 다른 건축업자로 넘어갔다.
그는 건축과 여과장의 옆을 지나면서 자신의 얼굴을 몰라봐 주기를 바랬다. 그래서 살짝 목례를 하면서 최대한 고개를 여자의 반대편을 향하면서 그 집 대문을 지나서 자신의 자동차로 향카지노 쿠폰.
“어떻게 됐어?”
집에 도착하니 아내가 대뜸 물었다.
“어떻게 되긴 잘 됐어. 그냥 노부부가 도로사용승낙허가서에 도장찍어주기로 했지. 뭐.”
“걱정하더니만 생각보다는 잘 풀렸네요. 축하해요.”
그는 그날 집에서 말없이 소주만 반주로 들이켰다. 아무래도 마음이 찜찜카지노 쿠폰. 서둘러서 노부부에게 도장을 받아야겠다고 생각카지노 쿠폰. 그는 최대한 서둘렀다. 평소 잘 아는 건축사를 통해서 건축에 관련된 가설계안을 좀 만들어 달라고 카지노 쿠폰. 일주일이 지나고 그리고 설계안이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바로 시청에 가서 건축과 직원을 만나서 개발행위 허가에 대해서 물었다.
“사장님, 잘아시겠지만 여긴 지금 자체 도로가 없잖아요. 앞 집의 도로사용승낙서만 받아오시면 허가내 드릴게요.”
“나머지 필요한 서류는 없나요?”
“네, 가설계안도 가지고 오셨고,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도로사용승낙 허가서 양식을 2장 가지고 나왔다. 이제 이 승낙서에 도장만 받고 나면 중개업소에 들려서 이걸 다 매매로 내 놔도 땅에 대한 시세차익만으로도 앉은 자리에서 4배는 벌수 있을 터였다. 건축에 문제가 없는 나대지 시세는 기본이 2백만원에서 3백만원 사이니까.
그가 빨리 팔아야 하는 이유는 15억에 대한 은행이자 때문이었다. 그가 직접 지어서 팔면 돈은 많이 남겠지만 현재 고이자율 상황에서 그는 매달 700만원에 달하는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간 벌어둔 것은 저번에 분양실패하면서 그의 다 날린 셈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이 맹지건만 처리하면 그는 다시 완전 재기에 성공할 예정이었다. 기대 차익만 해도 최소 70억은 되지 않을까.
그의 입에 희미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졌다. 멀리 과수원 입구가 보였다. 그 옆에 자갈돌을 깔아서 만든 주차장이 보였다. 그때 그 과장이 타고 왔던 소형차도 보였다. 살짝 불안했지만, 노부부는 이미 자신에게 도로사용승낙을 하겠다고 구두로 말하지 않았던가. 운전석 옆에서는 빛바랜 가죽가방하나가 놓여 카지노 쿠폰. 그가 평생을 몸에 쥐고 다닌 가방이었다. 이번에는 서류가방안에 도로사용승낙 허가서와 펜까지 챙겨서 왔다. 그나저나 앞 땅의 소유자인 노인이 인감증명서를 떼 놓았어야 할텐데.
백화점에서 산 과일바구니에 붙은 투명한 비닐이 햇살을 받아서 반짝였다. 차를 대고 그 집으로 향카지노 쿠폰. 그의 한 손에는 서류가방이 다른 손에는 과일바구니가 들려 있었다.
“어르신 계십니까?”
잠시후 대문이 열리고 노부부가 나왔다.
“뉘시요?”
“일전에 말씀드렸던 그 옆집 이웃입니다. 저번에 제가 말씀드린..”하고 말을 채 맺질 못카지노 쿠폰.
노인이 양손을 허리춤에 대고 각잡힌 모습으로 나왔다. 노인은 물끄럼히 점백의 눈을 응시카지노 쿠폰. 몇 초의 침묵이 흘렀다. 불안한 느낌이 점백의 몸을 훑었다. 이윽고 노인이 천천히 입술을 움직였다.
“당신한테 그렇게 해 줄 이유는 없다고 보네만.”
“네? 그게 무슨?”
“우리 딸이 갑자기 서울에서 휴직계 내고 온 것이 당신의 갑질 때문이라면서?”
"아...그건 뭔가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점백은 바로 둘러댔다. 자신이 얼마나 많은 술수와 협잡을 부리면서 이곳까지 올라왔던가. 이런 시골 촌부하나 못 다루면 말이 되겠는가.
"오해라고?" 노인의 언성이 살짝 커졌다.
"네, 오해가 맞습니다. 제가 아니고 저희 일행 중 한명이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말하면서도 점백은 스스로의 임기응변에 감탄하고 있었다. 그의 시선의 노인의 귀로 향카지노 쿠폰. 노인의 귀에는 보청기 같은 것이 꽂혀 있었다. 아이, 나이 든 영감탱이가 무슨 귀도 잘 안들리면서 항의를 하는 것인가. 도로사용승낙서만 받으면 확 불이라도 싸 질러 버리고 싶었다.
"어, 아, 지금 듣고 있는데...목소리를 들으니 더 확실하게 그 사람이 맞다고?"
노인이 오른손바닥으로 자신의 보청기를 낀 손을 덮고는 마치 누구와 통화를 하는 듯한 시늉을 잠깐 카지노 쿠폰. 그리곤 자신을 향해서 욕찌거리를 카지노 쿠폰.
"에이, 사장요, 우리딸이 저기서 다 보고 있는데 당신이 한 짓이 맞다고 하는데."
노인이 하는 말을 들으면서 거실쪽으로 눈을 돌리니, 거실쪽 베란다 화분들 사이로 어떤 사람이 한명 팔짱을 끼고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힐끗 보니 지난 주에 본 그 공무원 여과장이었다. 뭐야? 집에 있는 것이었어? 아이, 참 이거 꼬여도 제대로 꼬였구먼. 노인의 귀를 자세히 보니 보청기라고 착각했던 것은 무선 이어폰이었다. 작전상 후퇴를 해야 한다. 본능이 그에게 다음 행동을 지시하고 카지노 쿠폰.
“아, 그건 제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점백이는 눈앞이 컴컴해졌다. 이건 국가에게 투정부려서 해결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갑자기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펼쳐졌다. 뭔가 자신이 서 있던 땅이 갈라지고 허공에 자신이 서 있는 것 같았다. 몸이 붕하고 떠오르는 듯한 현기증이 그를 엄습카지노 쿠폰. 노인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었다.
“왜, 또 구청가서 한 번 고래고래 고함한번 질러보지 그래? 잘 아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아이는 자네때문에 우울증이 심하게 와서 자살시도도 한번 카지노 쿠폰네. 자네 살면서 그러면 안되는 것 아닌가. 저번에 받은 명함을 보니 사업 꽤나 하는 것 같은데, 우린 다들 어떻게 어떤 자리에서 누구에게 어떤 을이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야.”
노인은 천천히 한단어 한단어 마치 피아노 건반을 짚듯이 점백의 눈을 쏘아보면서 말하고 카지노 쿠폰. 점백은 저절로 다리에 힘이 빠져서 무릎을 꿇었다. 이 싸인을 받지 못하면 그는 파산이었다. 그를 한심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아내의 냉심한 눈빛과 아이들의 한탄까지도 눈에 선이 보이는 것 같았다. 가족도 뿔뿔히 흩어져야 할 것이다. 이제 닥쳐올 재앙들이 얼마나 그의 삶을 더 노곤하게 빼빠질할 것인지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3년 후.
정보라 과장은 서울역 인근 구청의 사회복지과로 복직했다.그녀를 보는 공무원들마다 반가움에 어쩔 줄 몰랐다. 이제 그녀의 마음은 안정되어 갔다. 세월이 흐르니 물결처럼 격랑치던 마음도, 그 악성 민원인에 대한 원망도 사그라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 사람도 큰 피해를 봤을지 몰랐다. 왜냐하면 그 이후에 그 땅이 경매로 넘어갔다는 소문이 들렸기 때문이었다. 부모님 댁에서는 그 이후에 나왔기 때문에 자세한 소식은 듣지 못했다. 그녀는 사실 그 이후에 마음을 바꾸어서 부모님에게 허락을 해 주라고 했지만 부모님들은 요지부동이었다. 자신의 눈에 흙이 들어가기전에는 절대로 도장을 찍어주지 않겠노라고, 전의를 불태워주었다. 그것도 벌써 다 지난 일이었다.
그녀는 추석 연휴를 맞이해서 인근 쪽방촌에 쌀과 김치를 전달하고 있었다. 실평수 2평도 안되는 쪽방에 들어와 있는 노숙자들은 그나마 행복한 편이었다. 몇몇 쪽방촌에 새로운 입주자들이 사회복지단체의 도움을 받아서 들어왔다고 카지노 쿠폰.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는 골목길 안쪽에 위치한 쪽방촌은 복도에 들어서자마자 역한 냄새가 진동카지노 쿠폰. 사회복지과의 막내 남자 직원이 장갑낀 손으로 코를 움켜쥐었다.
"과장님, 여긴 입구에 쌓아 놓아도 될 것 같은데요?"
남자 직원이 과장의 눈치를 살폈다.
"무슨 소리야. 여기하고 한 군데만 더 가면 되잖아?"
정 과장의 목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그녀가 들고 온 물건을 쪽방 끝에 넣으면서 방 입구에 분필로 마킹을 하는 것을 필두로 사회복지단체에서 지원나온 봉사자들도 서둘러 가지고 온 물품을 열린 방마다 집어 넣었다. 이미 추석즈음이면 물품 지원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쪽방촌 노인들이 복도에서 나는 웅성거리는 소리를 알아듣고 닫힌 방문을 열었다. 그 중 가운데 열린 문으로 내민 얼굴을 정 과장은 단번에 알아보았다.
그는 김점백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두툼했던 살집은 양볼이 패일만큼 패였고, 반도 안남은 머리카락은 어디서 쥐어 뜯긴 듯이 남은 머리카락들은누런 머리살이 다 드러내 보일정도로 휑해 보였다. 마치 민둥산에 막 심어 놓은 어린 묘목들 같았다.
보이는 맨살들도 검은 반점들이 검정무늬처럼 온 얼굴을 덮고 카지노 쿠폰. 그것은 때 같기도 하고 오물이 묻은 것인지 분간이 되질 않아, 누런 옷들에도 온통 시커멓게 뭔가가 묻어 카지노 쿠폰. 왼쪽 눈은 핏줄이 터졌는지 흰자위가 붉게 물들어 카지노 쿠폰.
정 과장이 남자를 보고 잠시 멈칫했지만 이내 다시 미소를 찾았다.역한 냄새가 남자의 방안에서 풀풀 나왔지만 그녀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였다.미소를 잃지 않은채로 그녀가 조용히 읊조렸다.
"어르신, 아무쪼록 건강하세요."
그녀가 쌀과 김치를 아무지게 골방 입구에 넣었다. 김점백은 그녀를 어디서 본 것 같았다. 지난 3년간 너무 많은 일이 있었다. 한겨울의 밖에서 하마터면 얼어죽을 뻔 했었다. 단 5분도 못 있을 곳에서 무려 3년의 겨울을 지냈다. 그 때문인지 몰라도 언제부터인가 기억이 가물가물 카지노 쿠폰. 붉은 조끼를 입은 그녀는 천사같았다. 추석내내 라면을 끓여서 뜨신 밥에 김치를 얹어 먹으면 정말 맛있을 것이 틀림없었다. 그가 천사를 향해서 숭숭 빠져서 몇 개 남지 않은 치아를 보이면서 입술을 움직여, 기쁨의 찬사를 날렸다.
"고마워요. 정말 고마워."
정 과장의 매끄럽게 보이는 입술 끝이 살짝 올라갔다. 쪽방촌을 나서면서 그녀의 시선이 다시 한 번 남자의 얼굴쪽을 향카지노 쿠폰. 사회복지과 남자 직원은 그런 자신의 상사를 보면서 정말 천사가 있다면 우리 과장님 같은 사람일 것이라고 생각카지노 쿠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