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넘게 중견 기업을 다녔던 오종환 전무는 통장을 한참 동안 펼쳐놓고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 5억원 ]
크다면 큰 돈이고, 작다면 작은 돈이었다. 평생의 노고가 돈으로 환산되어 있으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걸로 뭘 할까. 뭘 해야 될까. 이건 그의 목숨과도 같은 돈이었다. 평생직장을 다니면서 그래도 두 아들을 대학까지 졸업시켰다. 녀석들은 대기업은 아니지만 그래도 직장을 구하더니 여자도 만나서 결혼도 카지노 가입 쿠폰. 아직 손주들은 없지만 각자 가정을 꾸리고 잘 살고 있으니 집안의 가장으로서 자신의 할 도리는 카지노 가입 쿠폰는 생각이 들었다.
은퇴를 하면서 회사에서 지원해 준 퇴직자 교육도 받았다. 퇴직 교육 선생님들마다 강조카지노 가입 쿠폰 것이 있었다.
“이제 사회에 나가면 정말 조심하셔야 해요. 겉으로 보기엔 사회라도 나가면 보이지 않는 정글입니다. 여러분들은 정글 같은 사회에서 막 새롭게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 원숭이 같은 초보탐험가들이에요. 이 무시무시한 정글 안에는 이미 수많은 전투와 경험을 통해서 초보 탐험가들의 돈만 노리는 사자도 있고, 악어도 있습니다. 절대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아시겠죠?”
또 이런 말도 해 주었다.
“꼭 여러분들의 돈을 강제로 속여서 가격을 뻥튀기시키는 것만이 사기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사회를 모르면 그냥 당카지노 가입 쿠폰 것이에요. 절대 사회를 제대로 알 때까지, 만약 투자를 하게 된다면 그 투자를 둘러싼 환경을 알 때까지는 주식투자도, 부동산투자도 하지 마세요.”
오 전무는 가뜩이나 긴장하고 있는데, 퇴직 교육 강사들까지 이런 얘기들을 하면서 겁을 주니, 짜증이 났다. 아니 지금까지 인생 경험이 있고, 나름 대기업은 아니지만 회사의 전략을 세우고, 수많은 계약을 이끌어 냈고, 승승장구하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30년 세월이 어디 가겠는가. 회사에서 그는 백전노장이었다. 하여튼 우리나라 강사들은 오버해서 저렇게 공포마케팅을 해야 카지노 가입 쿠폰 것인가. 대학을 나와도 자신이 더 명문대학을 졸업했고, 지금까지 계약서를 얼마나 꼼꼼하게 검토하고, 심지어는 회사일을 잘한다고 받은 표창장이나 상패가 몇 개이든가. 연말에는 우수사원 상도 몇 번을 받았다. 회사에서 그는 워킹머신이란 별명도 받지 않았던가. 부하 직원들이 뭐라고 해도 그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가슴에 빛나는 훈장 같은 별명이었다. 그는 그 별명이 맘에 들었다.
그래도 하도 강의하는 퇴직 강사들마다 은퇴하면 절대 사기에 주의하라고 해서 그는 잔뜩 몸을 움츠렸다. 그러다가 부동산 공부가 눈에 들어왔다. 생각해 보니 주식은 위험할 것 같고, 매달 안정적인 수익을 얻으려면 부동산 투자만 한 것이 없을 것 같았다. 그는 매달 꼬박꼬박 월세를 받는 상가가 안정적으로 보였다. 특히, 동네 지하철역 인근에 보이는 편의점이나 약국 같은 가게가 입점해 있는 상가는 정말 매력적으로 보였다. 관련해서 책을 보는 것이 그의 요즘 취미다. 그러다가 우연히 지하철역 근처의 상가에 대해서 알아보기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 역이 들어서면 당연히 주변에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이제 뭐 퇴직해서 당장 어디 오라고 하는 데도 없고, 바쁠 일도 없었다. 쉬엄쉬엄 도서관에 가서 관련 책을 읽기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
그러던 와중에 직장 다닐 때 동료가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 해서 반가운 마음에 점심 약속을 잡았다. 점심에 구수한 국물이 든 장터국밥을 한 그릇 든든하게 먹었고, 커피도 마셨다. 기분 좋게 다시 도서관으로 향할 생각이었다. 강남역 7번 출구 쪽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 앞에서 어떤 할머니가 그에게 다가오더니 인사를 하면서 사각 티슈를 손에 건넸다.
“안녕하세요, 잠깐 새로 나온 오피스텔 하고 상가 설명 좀 듣고 가세요.”
상가라는 단어에 귀가 번쩍 뜨였다. 어라, 내가 요즘 상가 투자에 관심이 많은 것을 어떻게 알았지?
“저기, 사장님 여기 설명 잠시만 듣고 가세요. 사각티슈 2개는 카지노 가입 쿠폰로 받으시고요.”
카지노 가입 쿠폰 한 장이 아쉬운 때였다. 커다란 갑 티슈를 두 박스나 준다니. 그의 시선이 순간 묵직한 무게로 자신의 손에 들려 있는 쇼핑백으로 향했다. 그냥 설명만 들으면 준다는 것 아닌가. 그 손에 이끌려서 그는 할머니를 따라서 바로 앞 오피스텔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20층에선가 내려서 한 호실로 들어갔다. 입구에서 볼 때와 안은 사뭇 달랐다. 거의 한쪽을 거의 실내 벽을 터서 사용하는 듯이 내부에는 각 회의실들이 이어져 있었다. 여자를 따라 들어간 회의실에는 서너 명의 사람들이 외투를 걸친 채로 앉아 있었다. 그들도 자신처럼 옆자리 의자 위에 사각 티슈곽이 든 비닐 쇼핑백을 놓고 있었다.
회의실 앞 문이 열리고 정장을 입은 날씬한 여자 한 명이 들어왔다. 한눈에 보기에도 호감이 가는 예쁜 얼굴이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강남 00 투자컨설팅 회사의 박은경 본부장에요.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저희 회사의 투자컨설팅 사업설명회에 참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은 정말 운이 좋으세요. 저희 회사에서 새로 개통카지노 가입 쿠폰 역세권 분양 상가를 정말 말도 안 되게 할인되는 금액으로 가지고 왔거든요.”
익숙한 포즈로 여자가 뒤쪽을 향해서 고갯짓을 하자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원 한 명이 바로 스위치를 눌렀다. 회의실의 불이 꺼지고 빔프로젝터가 정면의 희읍스름한 칼라유리 칠판을 비췄다. 화면에 잡힌 것은 위에서 본 역세권 지도였다.
“보시다시피 여기가 역이고요, 여기 5번 출입구로 나와서 바로 3번째 건물이 저희 건물입니다. 역에서부터 200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초역세권이죠. 여기 인근이 모두 유럽식 쇼핑몰 단지로 개발이 될 예정입니다. 총 이천 오백세대의 오피스텔에 들어오는 직접 세대들이 있고, 역을 거쳐서 지나가는 인근 약 8만 세대의 배후 세대가 있습니다. 거기 상가단지이고요. 일산의 라페스타나 웨스턴 돔이 정말 성공했었죠. 그런 콘셉이라고 보면 됩니다. 다들 상가 투자를 하면 공실을 걱정하시는데, 저희는 이미 유명 프랜차이즈 약국, 2층에는 병원부터 프랜차이즈 식당까지 아주 많은 가게들이 들어오기로 계약이 되어 있어서 그런 공실 걱정은 전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두운 회의실 대비해서 화면에 비취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가상의 이미지이지만, 광장 한가운데 아이들이 풍선을 들고 뛰어다니고 있고, 유모차를 끌고 한가롭게 산책카지노 가입 쿠폰 주변의 상가 이미지들은 눈으로 보기에도 평온하고 활기찬 느낌을 주었다.
“지금 여기에 등록하시면 저희가 업데이트되는 최신 정보를 계속해서 보내드립니다. 물건 임장에도 초대를 해 드리고요.”
그렇게 그날은 핸드폰 번호만 등록하고 핸드폰을 등록하자, 또 사각카지노 가입 쿠폰곽을 2개나 더 주어서 총 4개의 사각카지노 가입 쿠폰를 받아서 집으로 왔다. TV옆에 그것을 놓고 보는데 왠지 마음이 뿌듯했다. 아내는 구두쇠 남편이 웬일로 사각티슈를 떡하니 거실 TV장 위에 올려놓은 것을 보면서 웬일인가 싶었다. 1개만 꺼내두고 나머지 3개는 베란다 선반으로 직행했다.
다음날 아침날 문자가 한 통 도착카지노 가입 쿠폰. 다음 주 언제 시간이 되는 날 저희 담당 매니저와 약속을 잡고 물건 임장을 하러 오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게 그가 간 곳은 00역이란 곳이었다. 수원에서 거주하는 그는 처음 들어본 곳이었다. 여기가 00 역이고 이제 이곳 근처에 10분 정도 거리에 신세계에서 입점하는 스타필드가 생긴다는 설명이었다.
“중앙광장 인근으로 사람들이 몰려올 겁니다. 오피스텔만 2천500세대이죠. 정말 오피스텔로는 매머드급 단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곳은 H사의 기술과 마케팅 노하우가 집약된 곳이라고 해도 믿을 겁니다. 지금 H 백화점이 정말 도심 곳곳을 중심으로 핫하지 않습니까? 저희가 보증해 드리는 방법으로 계약하시면 정말 편안한 노후가 보장되어 있습니다. 하하하.”
검정 정장을 입은 남성은 투자컨설팅의 상무라고 쓰인 명함을 돌렸고, 사람들을 이끌고 현장 이곳저곳으로 끌고 다녔다.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365일 북유럽을 주제로 한 홀로그램쇼와 오로라 페스티벌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계절별로도 다양한 이벤트를 할 것이고요. 멋진 야경을 보면서 밤하늘의 은하수와 별빛을 연상시키는 특별한 퍼포먼스도 준비 중에 있지요.”
업체에서 점심을 먹기 전에 먼저 관심 있으신 분들은 특별한 이벤트가 준비된개인 상담을 하겠다고 해서, 들어간 사무실에서 그는 담당 매니저와 인사를 카지노 가입 쿠폰. 젊은 아가씨는 유니폼을 입고 있었고, 자신의 태블릿으로 아직 남아 있는 상가 자리들을 보여주었다.
“1층 분양가는 얼마인가요?”
“1층은 평당 기본이 2천5백만 원에서 3천만 원이죠. 여기 강남 같은 경우는 1층 상가 금액이 얼만지 아세요? 잘 아시겠지만 평당 1억 원이 넘어요. 저희는 강남이 아니니 그 정도는 아니죠.” 여자 매니저의 말은 매우 빨랐다.
“그럼...”
“1층을 정 원하시면 여기가 좋겠네요. 메인은 아니지만 후면이어도 가격도 쓸만하고요. 여기로 하시면 9억 정도면 되겠네요. 기대 수익률은 5% 잡으시면 되고요. 월세로는 한 450만 원 정도 되겠습니다.”
450만 원이라는 말에 관심이 갔지만, 9억이란 투자금이란 말에 부담이 확 갔다. 아무래도 이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 것 같았다.
“여기도 지금 노리는 분이 계세요. 지금 계약을 바로 하시면 이 자리를 드릴 수 있어요. 금액은 1천5백만 원밖에 안 해요. 지금 여기가 30평이니까. 총 4억 5천만 원이네요. 투자금이죠. 오늘 계약하시면 본부장님이 스페셜 할인을 해 드리라고 해서 15% 할인이 가능합니다. 할인은 오늘 계약자만 가능하다고 본부장님께서 말씀을 주셨어요.”
매니저의 말은 청산유수였고, 여름의 시원한 폭포수 같았다. 눈에는 렌즈를 꼈는지 푸른색 레이저가 영롱하게 쏟아져 나왔고, 붉게 칠한 립스틱 사이로는 꿀에 바른 영어 단어들과 검증받은 마케팅 용어들이 귀를 간지럽혔다. 더 들어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특히 대기업 H사에서 책임시공이라고 하니 설마 짓다가 포기하면 자신들이 다 책임 짓겠다고 하지 않는가.
역세권이고 다 책임시공이고, 대규모 오피스텔이 배후에 있고,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하하, 세상에나 이렇게 돈을 쉽게 벌어도 되는 것인가. 오종환이 인생에 새로운 후광이 드디어 비취는구나. 5억을 다 이곳에 박아 넣을 생각은 없었다. 그냥 2억만 넣고 나머지 차액은 은행대출을 받아서 은행이자는 월세를 받아서 메꿀 생각이었다. 현찰 3억 원은 들고 있어야지. 스스로의 꾀에 아주 흡족카지노 가입 쿠폰. 그리고 오늘 계약하면 15% 할인이라니, 어차피 할 마음이 있었는데 기왕 하려면 할인을 해 준다고 하는 날 하는 게 맞지 않나.
“합시다. 계약! “ 그가 호기롭게 계약서에 사인카지노 가입 쿠폰.
매매가는 할인받아서 3억 8천만 원이었다. 세금 포함해서 딱 4억이었다. 매달 3백만 원은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괜찮았다. 만약 임차가 안되면 분양회사에서 2년간 최소 매월 200만 원은 무조건 보장하고, 그 내용도 계약서에 인쇄되어 있다고도 말카지노 가입 쿠폰.
“매달 200만 원씩 2년이면 총 4,800만 원인데, 그만큼 회사에서 자신이 없으면 보장조건으로 못하죠.”
여자 매니저가 하얀 치아를 드러내면서 활짝 웃어 보였다. 집으로 오는 버스를 타고 오면서 차창 밖에 풍경들이 새삼 따스하게 느껴졌다. 이런 행운이 자신에게 오다니. 역시 사람은 운칠기삼이라고 하더니만 드디어 퇴직하고 뭔가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아껴 쓰면 월 200만 원이면 충분하다. 집 관리비하고 인터넷 비용, 전기료, 수도세, 전화기 비용해서 못해도 월 100만 원은 고정으로 나간다. 그럼 아내와 자신의 식비가 전부인데, 웬만하면 마트에 가서 왕창 사놓고, 아껴 먹으면 될 것이다.
친구들 만나서 쓰는 돈이 좀 부족했는데, 뭐 그건 만약에 운이 좋아서 월세를 250만 원이나 300만 원을 받게 된다면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친구들을 만나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정도는 살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미 저축해 둔 돈도 있고, 상가의 가치가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업체의 말대로 향후에 이 상가의 가치가 뛰면 팔아서 그걸로 노후 자금에 보태도 좋을 것 같았다. 아, 그리고 이제 매일 회사에 나가지 않아도 되니 그것만 해도 행복한 일이다. 그동안 새벽같이 일어나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던가. 수원에서 강남까지 가끔은 반드시 차를 가지고 가야 할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는 거의 별 보고 출근해서 별 보고 퇴근하곤 했었다. 이젠 그 모든 것이 추억이 되었다.
그렇게 계약하고 절반은 퇴직금으로 충당하고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2억 원은 은행 대출을 활용하기로 카지노 가입 쿠폰. 2억에 대한 은행이자율로 4%를 제시받았다. 1년이 지나자 건물은 약속대로 딱 제때에 완공을 카지노 가입 쿠폰. 화려한 오픈식에 그도 나갔다. 이제 상점들이 꽉 들어찰 것이다. 벌써 1층에는 올리브영과 편의점 그리고 부동산 사무실들도 입점하기 시작카지노 가입 쿠폰. 거의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다시피 카지노 가입 쿠폰. 첫 '오픈빨'이라고 할까,완공하는 날 주말에는 광장에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잘 지어진 유럽식 건물들을 보면서 돌아다녔다. 인근 부동산 사무소 소장들이 나와서 명함을 돌리기도 했고, 올리브영 화장품 가게 앞에서는 풍선으로 만든 아치를 만들어놓았다. 그 풍선 아치밑에서 마이크를 찬 여성분들이 큰 스피커를 틀고 왈짜 지껄한 춤사위도 보여주었다. 그는 올리브영 옆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의 가게가 있는 칸이었다. 새로 지어진 건물은 깨끗하고 깔끔카지노 가입 쿠폰. 이제 식당만 입점하면 된다. 아니 뭐 병원도 좋겠지. 부동산에 들려서 가게도 알아보고 곧 입점 예정인 가게들도 돌아보았다.
하지만 성대한 완공식을 마치고 나자 그날 이후로 사람들은 거짓말같이 자취를 감추었다. 마치 그는 환영을 본 것 같았다. 그렇게 월말이 되면서 은행 대출 이자가 통장에서 매달 빠져나가고 시간이 흘러갔다. 한 달, 두 달, 세 달. 여전히 그의 가게는 공실이었다. 그래도 걱정이 없었다. 분양받을 당시에 2년간 월세 보장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빈 가게인데도 분양사무소에서 최소 보장했던 월세가 200만 원씩 들어왔다. 그래도 걱정이 되어서 분양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에이, 사장님 원래 상가들이 오픈하면 초반엔 좀 그래요. 여기 오피스텔 다 차고 나면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1층 중앙광장에서 잘 보이는 곳에 위치한 분양사무실에는 젊은 직원들이 정장차림으로 제법 들락 달락이고 있었다. 자신들이 알아서 채워 놓겠다는 말만 카지노 가입 쿠폰. 자신이야 뭐 그래도 매달 월세가들어오니 더 따져 물을 것도 없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돈이 남지는 않았다. 200만 원을 받아서 80만 원 은행이자를 내고, 아직 공실이니 관리비는 자신이 내야 카지노 가입 쿠폰. 월 50만 원의 관리비를 내고 나면 자신의 손에 떨어지는 돈은 70만 원 남짓이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오종환 씨는 정신이 퍼뜩 들었다. 그제야 부라부라 인근 부동산 사무실을 찾아서 물어보았다.
“1층도 사실 임대료가 낮게 내놓은 곳만 들어오고 있어요. 겨우 은행이자 내는 정도일 겁니다. 어쨌든 세입자를 받아야지 관리비는 안 나가니까요. ”
인근 부동산 사무소의 소장이 고개를 저었다. 이유가 뭐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한 답이 돌아왔다.
“여기는 지하철역이란 약 2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어요. 멀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죠. 원래 여기 수요만 따지면 2,500세대니까 적정 상가수는 1%인 25개 정도면 적당해요. 그런데 이 2,500세대에 무려 200개 상가를 지은 거예요. 솔직히 말해서 과잉공급입니다. 이곳이 무슨 지하철역과 직통으로 연결이 된 것도 아니고 말이죠.”
“왜 이렇게 많이 상가를 지은 것일까요?”
“일단 배후 수요를 7만 7천 세대로 잡은 것이 잘못이고요. 사람들이 이곳으로 몰려올 것이라고 착각한 것이 두 번째 잘못이죠. 여긴 그냥 오피스텔 단지일 뿐이에요. 다 마케팅이죠. 분양업자들은 얼른 이곳을 팔아먹고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하니까요.”
부동산 사무소 소장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매일같이 벌어지는 일이에요. 전국에서 어쨌든 매년 퇴직자들이 나오고 또 당하고 또 당하고 카지노 가입 쿠폰 거죠. 분양카지노 가입 쿠폰 마케팅 회사와 시행사들이 그런 사회물정 전혀 모르는 빙다리 핫바지들을 믿고 또 분양하고 또 분양하고 카지노 가입 쿠폰 거죠.”
그렇게 2년이 지났다. 분양사무소에서는 더 이상 월세 지원을 해 주지 않았다. 계약서상의 2년간의 월세 보장 기간이 지났으니 자신들은 이제 책임이 없다고만 카지노 가입 쿠폰. 그사이 1층에 있던 분양사무소도 사라졌다. 이제 자신의 전화를 받아주는 상대 매니
저도 연락을 끊었다. 어렵사리 통화를 했는데 돌아온 답은 너무 허무카지노 가입 쿠폰.
“저 그 투자컨설팅 회사 퇴사했어요. 다른 번호요? 글쎄요. 문을 닫아서 저도 모르겠습니다.”
다른 본부장이나 상무에게 전화해도 퇴사했다고만 하고 전화를 피했다. 이제 오종환 씨는 상가를 분양받고 나가지 않아도 될 은행이자와 빈 상가의 관리비까지 떠안아야 했다. 매달 2백만 원이 들어오기는커녕 매달 150만 원의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간다. 그는 아직 그나마 통장에 여유가 있기는 하지만 매달 초조해졌다. 매달 아무것도 안 해도 생활비로 필요한 돈이 150만 원이다. 이러다 보니 매달 그냥 3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의 요즘 고민은 물건을 빨리 처분해야 하는 것이지만 부동산 사무소 소장의 말로는 최근 불경기에 고금리여서 전혀 매기가 없다고만 했다. 누가 이 폭탄을 떠 앉겠냐고 반문했다.
하는 수 없이 나이 들어서 거리에 나 앉고 싶지 않은 오종환 씨는스스로 은행이자라도 갚는 방법을 찾기로 카지노 가입 쿠폰. 그가 해 낼 수 있는 일은 아무리 봐도 아파트 경비밖에 없었다. 아파트 경비원으로 취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경비원 전문 교육을 받았다. 이력서를 내니 경쟁률이 10대 1이라고 카지노 가입 쿠폰. 몇 달을 그렇게 지원한 끝에 결국 운 좋게 경비원 자리를 구할 수가 있었다. 그나마 처음 지원한 곳에서 그를 잘 본 관리소장 덕분이었다.
평생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던 아파트 경비원 생활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가 근무하는 아파트는 1,400세대 정도의 중형급 아파트인데 정문과 후문에 각각 2명씩 교대로 근무를 해야 카지노 가입 쿠폰. 6개월 단위로 주간근무와 야간근무가 정해지는 데, 주간근무는 그나마 할 말 하지만 야간근무는 체력과의 싸움이었다.
보통 야간 근무는 밤 10시부터 새벽 6시까지 8시간을 근무카지노 가입 쿠폰데 야간 근무 특성상 휴게시간이 주어진다. 4시간으로 끊어서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그리고 새벽 2시부터 새벽 6시 이렇게 교대로 자는 것이다. 문제는 오종환 씨가 자는 시간에 같이 근무카지노 가입 쿠폰 근무자가 라디오를 크게 틀어서 잠을 잘 수가 없는 것이다. 4시간을 자야 카지노 가입 쿠폰데 2시간 정도를 라디오 소리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가 겨우 잠이 들곤 한다. 라디오를 꺼달라고 몇 번을 말했지만 잠시 말을 듣는 듯하다가 다시 라디오를 틀어대는 통에 아주 지긋지긋한 삶을 연명하듯이 지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신의 섵부른 투자 때문이라고 생각하니 우울해졌다.
선 잠에 참다못한 그는 아파트 상가 1층 편의점으로 향카지노 가입 쿠폰. 졸고 있던 아르바이트생이 경비원 복장을 하고 나타난 그를 보고 화들짝 놀랬다. 카드를 내밀면서 담배와 라이터를 하나 달라고 카지노 가입 쿠폰. 한 개비를 빼고 물고 담뱃갑은 왼쪽 가슴포켓에 넣었다. 한 10년을 끊었는데 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이제 은퇴하고 쉬어야 할나이에 경비를 다시 하다니. 입안이 텁텁하고 썼다.
교대를 마치고 집에 갔다. 샤워를 하고 나왔지만 쉬이 잠이 오진 않았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소파에 앉았다. 그의 눈앞에 일전에 받아온 사각티슈가 눈에 보였다.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건 공짜가 아니었다. 그건 4억짜리 휴지였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카지노 가입 쿠폰가 아닐까. 그제야 왜 강사들이 그렇게 사회에 나가면 부동산 투자를 조심하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 공짜 휴지는 정글 한가운데 놓인 사각 미끼통이었다. 그는 정확히 그 속에 스스로 들어간 꼴이 되었다. 그 미끼는 바나나였고, 그는 원숭이였다. 공짜 바나나를 물고 혼자서 흥겨운 콧노래를 불렀다. 그 모습을 보고 사자와 악어들이 얼마나 비웃었을까.
사각티슈곽에서 카지노 가입 쿠폰 두 장을 연달아 뽑았다. 코가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코를 대고 풀었다. 쓰레기 분리수거용 종이를 모아두는 칸에 집어던졌다. 저 공짜로 받은 카지노 가입 쿠폰, 사각 티슈는 쳐다보고 싶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절대 앞으로 공짜는 받지 않겠노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