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민스미트 카지노 게임 리뷰
관객(혹은 독자)은 단 한 명이다. 바로 카지노 게임. 주적인 카지노 게임가 이 작품에 흔들려 속아 넘어가 준다면 이 작전은 대 성공이다. 은 카지노 게임를 속이기 위한 목표로 진행된 최고의 기만 작전을 다룬다. 재미있는 건 그 작전이 관객에게도 향한다는 점. 그만큼 이 작품은 전쟁 영화 너머의 재미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벌어졌던 1943년 영국 런던. 영국군을 포함한 연합군은 독일군을 중심으로 하는 추축국과의 전세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시칠리아 상륙 작전을 도모한다. 하지만 문제는 이 지역에 이미 추축국 병력 23만 명이 주둔해 있다는 사실. 연합군은 이에 대항해 해군 정보장교 이웬 몬태규(콜린 퍼스)와 찰스 첨리(매튜 맥퍼딘)를 주축으로 팀을 구성, 지상 최대의 기만 작전인 ‘민스미트 카지노 게임’을 계획한다.
실제 이 작전의 아이디어는 영국군 정보기관인 MI5 소속 찰스 첨리의 머리에서 나왔다. 작전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시체 한 구를 구해 영국군 장교로 꾸민 다음 안주머니에 위조 1급 문서를 넣어둔다. 이 문서에는 연합군이 시칠리아가 아닌 다른 곳에 상륙할 것이라는 거짓 정보가 담겨있다. 이후 이 시체를 비행기가 추락해 사망한 것으로 위장해 해안가에 투하한다. 독일군은 이 시체와 그 안에 있는 서류를 발견, 결국 카지노 게임의 손에까지 들어가게 된다. 이 시나리오의 종착역은 독일이 이 거짓 정보를 믿어 시칠리아가 아닌 다른 곳에 병력을 배치하게 만드는 것이다.
작전 성공에 필요한 건 총보단 펜이다. 시체를 영국군 장교로 믿게 해야 하는 게 첫 번째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름 모를 노숙자의 시체에 영국군 해병대 소령인 ‘윌리엄 마틴’이란 이름을 부여한 몬태규와 첨리는 군복에 가족의 편지와 함께 약혼녀 팸의 사진, 반지 영수증, 극장 티켓 등을 넣는다. 여기에 꿈 많았던 청년 마틴이 전쟁으로 약혼녀와 헤어지고 아픔을 지닌 채 전장에 뛰어들었다는 전사를 만든다. 이런 노력은 배반하지 않았고, 카지노 게임의 판단을 흐리게 했으며, 그 결과 연합군이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거짓을 진실로 위장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정교한 이야기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메타 영화의 특징을 갖는다. 이 팀은 기만 작전을 수행하는 군인이지만 상상력을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하는 작가와 감독의 일과 별로 다를 게 없다. 카지노 게임를 관객이라고 한다면 이들은 카지노 게임가 자신들의 작품을 보게끔 하기 위해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구성하는데, 이런 노력은 관객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인들과 별반 차이가 없다.
극중 몬태규와 여성 팀원인 진(켈리 맥도날드)의 멜로라인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가상의 인물인 윌리엄 마틴 소령의 성격과 성향, 꿈, 그리고 약혼녀에 관련된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 그러다 각각 윌리엄 마틴과 약혼녀에 자신의 경험을 부여하게 되고, 어느 순간 이 가상에 인물, 그리고 서로의 감정에 이입된다. 마치 자신이 탄생시킨 캐릭터들을 향해 애정을 느끼는 창작자의 모습처럼 말이다.
메타 영화로서 갖는 흥미로움에 반해 전쟁 소재 영화로서의 매력은 다소 떨어진다. 작전이 성공하기까지 갖가지 변수가 생기고 이를 순발력과 뚝심으로 헤쳐나가는 몬태규와 첨리의 이야기는 매력적이지만, 그 전개가 속도감 있게 펼쳐지지는 않는다. 전장을 배경으로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전 성공 후에도 우리가 생각하는 멋진 마무리는 보여주지 않는다. 시원섭섭함이라고나 할까. 마지막까지 메타 영화로서의 여운을 남긴다.
팀원을 잘 살펴보면 놀라운 이름이 있다. 바로 자니 플린이 연기한 이안 플레밍이다. 시리즈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이안 플레밍은 당시 해군 자원 예비역 대위로 몬태규와 같은 소속이었다고. 이후 자신의 군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1953년 소설 을 발표했다.
극중 함께 임무를 수행한 몬태규와 첨리. 각각 이 배역을 맡은 콜린 퍼스와 매튜 맥퍼딘은 제인 오스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에서 다아시 역을 맡았다. 콜린 퍼스는 BBC 드라마에서, 매튜 맥퍼틴은 조 라이트가 연출한 영화에서 이 인물을 연기했는데, 한 작품에 두 명의 다아시를 보는 건 을 너무나 좋아하는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듯하다.
평점: 3.5 / 5.0
한줄평: 카지노 게임를 넘어 관객도 기만하는 흥미로운 메타영화!
영화 <민스미트 카지노 게임은웨이브, OCN(5/20, 21, 23)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