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약, 이팝나무
여왕님 지나갈 땐 파마약 냄새가 나요.
중학교 정문 앞 미용실에서는 언제나 파마약 냄새가 났다. 어딘가 매캐하고 단내가 섞인 듯한 그 냄새는, 매일 아침 등굣길마다 콧속 깊숙이 박혀 들어왔다. 비 오는 날이면 그 냄새는 더 진해졌고, 햇볕이 강한 날이면 미세하게 증발하여 목구멍을 간질였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한 화학약품의 향일 테지만, 나에게는 그것이 곧 계절의 냄새였고, 성장의 이음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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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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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