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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동준 Jan 2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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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써놓고 지울 마음으로 적는다.


지난 4월로부터 7개월 만에 글자를 적는다. 엊그제 늦잠으로 온라인 카지노 게임 훈련에 빠져버려서, 그날 밤을 새우고 훈련에 다녀왔다. 멀미 때문에 셔틀버스에 식은땀 한 바가지를 흘렸고, 내리려고 자리에서 일어날 땐 현기증으로 똥을 지리는 줄 알았다. 흙먼지 마셔가며 연거푸 한숨을 뱉다가 훈련을 마쳤고, 집에 들어가면 바로 뻗을 것만 같았는데. 멍한 머리로 아직까지 깨어있다. 자려고 누웠을 땐 무슨 이유인지 심장 소리가 너무 시끄러웠고, 자꾸 총과 시니컬한 그들의 얼굴, 불량한 복장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그들을 죽이고 싶다거나 그런 건 아니고 오히려 두려운 느낌이었다.온라인 카지노 게임 죽을지도 모르는 모습을 쥔 사람들과 다녔다는 걸뒤늦게 알아차린 마음이다.


각자의 퇴소 버스 앞에서 우연히 중학교 밴드부 시절 한 친구를 만났다. 7년 만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도 우울이 깊었다. 여전히 여전하지만. 그렇게 내가 그들을 떠나면서 얼마 안 가 연락하겠다는 말로 밀어냈다. 염병, 이렇게 만날 줄이야. 7년 전의 일은 모른다는 듯이 악수를 하며 두세 마디를 나누다 별안간 ‘어… 알아서 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SNS 염탐으로 나를 제외한 이 친구들이 돈독한 것을 안다. 언젠간 그중 한 명에게 안부를 물어도 답이 없었다. 분명 오늘 나를 봤다고 말할 것이니 그들에게 알아서 하라는 말을 하고 싶었나 보다. 근데대답 대신 잠깐 벙 찐 그의 표정이 이제서야 괴롭다. 이미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되었다는 걸 몰랐다.


거의 아무랑도 연락하지 않고 있다. 전시를 하니 마니 했던 프로젝트는 한껏 떠벌려놓고 병신 같이 도망쳐버렸다. 최근에 생일이었던 친한 형님에게도, 직장을 소개해줬던 교수님께도 뭐라 답장하기가 어렵다. 몇 명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아직 회사에 다니는 줄로 알고 있다. 사직서 내자마자 내 짐 그대로 두고 다음 날 잠수 타버린 게 벌써 반년 전의 일이다. 하필 그전 날 밤에 시청역 운전 사고 때문에 회사 사람들은 제발 살아 있는 거냐며 답장으로 점이라도 찍어달랬다.올해 여름엔 밖에 7번 정도 나간 거 같다. 재활용 쓰레기를 내다 버릴 때마다 기온이 달랐다. 거의 모든 끼니를 배달음식으로 처먹으면서 꼴에 플라스틱 쓰레기 나오는 건 생각했나 보다. 어라라, 현역 시절 75kg로 전역했던 게 110kg이라는 역대 몸무게를 찍어버린다.침대는 버티지 못하고 내 모양대로 꺼져갔다.


역시 활자는 아무래도 무섭다. 이게 맑은 고딕이든 셰리프든 날카로운 데에 상관없다. 글을 쓰는 건 마치 거울 속 그에게 칼날을 세우는 것만 같다.만질 수 없는 나에게 위협이 된다.평소에도 사인, 경위서, 판결문 같은 걸 찍어내는 사람은 대체 무슨 마음으로 사는 걸까. 기껏 써놓고 지울 마음이라며 끝내 적어버리는 건 또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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