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점 하셨나요?
아침부터 바보짓 작렬에 의기소침해있다가
그래도 주말이 가까워지니 아픈 남편을 위한 특식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이 드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보니 아주 바보가 된 것은 아닌 듯도 한데
어제, 오늘 충격이 커서 장을 보고 반찬을 만들 의지까지는 생기지 않는다.
일단 소고기미역국을 끓인다.
물론 남편은 소고기는 골라내겠지만 미역과 국물만 먹어도 어디냐.
그리고는 더 이상 무언가를 만들 마음이 나지 않아 치트키를 써보자 마음을 먹었다.
지하철역 한 정거장쯤 걸어가면 꽤 큰 규모의 반찬집이 있다.
나의 특기이자 취미인 산책을 하다가 찾은 곳인데 가격도 착하고 다양한 메뉴가 있다.
오늘은 그 곳을 목적지로 삼아 산책을 시작한다.
주말의 추위와 비와 눈, 우박을 이겨낸 대단한 꽃들을 구경하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키 높은 나무들의 꽃과 하늘과의 어울림을 보는 것도 멋지고
키 작은 꽃들이 척박하고 힘든 환경 속에서 꿋꿋이 버텨내는 것을 보는 것도 대견할 따름이다.
그리고 이제 완연한 봄바람이다.
내내 나의 목을 감싸고 있던 머플러를 산책 중 풀렀을 정도이다.
오늘은 스트레스 지수가 엄청 높은지 보는 반찬마다
다 먹고 싶다.
제일 앞 줄의 도토리묵밥을 쳐다만 보고 건너띈다.
조금 더 더워지면 먹자 하면서...
모듬 순대도 침만 꿀꺽 삼키고 지나친다.
혼자 먹을만한 양을 넘어서는데 아들 녀석은 저녁 약속이 있다했으니까...
돼지고기 수육과 갓담은 배추속은 참기 힘든데
아들은 주말까지 저녁약속이 줄줄이 있다하고
남편은 고기를 먹지 않으니 패스한다.
섣불리 바구니에 마구 담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나는 미니멀리즘을 지향하고
내가 집까지 들고 갈 수 있는 무게는 정해져 있다.
남편이 먹을 반찬을 기준으로 선택의 폭을 좁혀본다. 나물 종류이다.
가지에 양념장을 올려서 오븐에서 이븐하게 구운 온라인 카지노 게임 고르고
(가지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맛나게 하기가 쉽지 않더라.
너무 물러지거나 아님 단단해서 양념이 잘 안배게 된다.그 이븐하게가 쉽지않다.)
시래기 된장볶음을 골랐다. 그냥 먹거나 두부 넣고 슴슴하게 국으로 끓이면 될 것 같다.
부추랑 오이를 같이 무쳐놓은것은
내가 집에서 해도 되지만
전문가가 소량만 맛나게 해놓은 것을 사는 것이 가성비를 따져보면 더 낫다고 판단했다.
그리고는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을 골랐다.
남편 것보다는 차순위이이지만
어제 오늘 의도치 않은 바보짓 남발로 의기소침해진
그래서 입맛도 똑 떨어진 나를 조금은 격려하기 위한 먹거리이다.
점심과 저녁으로 나누어 먹을 케일우렁쌈밥을 샀다.
아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케일, 씀바귀, 민들레 등의 쌉사름한 그 맛이
가끔은 입맛을 돋구고 기운을 차리게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김밥, 유뷰초밥, 쌈밥 등의 형태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으로는 최고라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되었다.
상을 차리기도, 설거지를 하기에도 간편하고
나름 영양소도 균일하게 들어있으니 최고이다.
계산을 하고 나오려는데 우리나라 고유의 디저트
두 종류가 눈에 들어온다.
내가 좋아라하는 술 냄새가 약간 나는 술떡이다.
정식 이름은 증편이다.
대학교 학생식당에서 즐겨먹던 그 떡이다.
술을 좋아라 하지 않는데 이 콤콤한 떡은 물리지 않는다.
그리고는 중학교 시절 학교 앞 분식집에서의
내 최애였던 고구마 맛탕을 선택한다.
물엿이 너무 과하게 끈적거리지 않고 적당한 정도로 보였다. 너무 안 묻어있으면 퍽퍽하다.
뭐든지 적당한 수치가 있는 법이다.
그것이 그 음식의 비법이라 불리는 것일 거다.
혈당을 생각한다면 절대 먹을 수 없는 음식인데
나는 조금만 먹을거니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손 안에 그득 반찬을 사가지고 돌아오면서 기분이 조금은 나아짐을 느낀다.
그리고 케일우렁쌈밥 3개, 증편2개, 맛탕 3개 그리고 아이스커피 조금을 먹고 나니 기분은 조금 더 나아진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낙담한 나의 지난 브런치글에
진심어린 위로의 말을 적어준 제자들과
좋아요를 눌러주신 분들의 위로가 더 컸을 것이다.
오후에는 힘을 더 내보자. 맛난 것도 먹었으니 말이다. 다들 맛점하셨나요?
(걸어오다보니 벌써 평냉집 앞에 줄을 길게 섰더라.
필동면옥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