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아침에 딸아이가 일어나자마자 하는 소리가 있었다.
"엄마, 나 돼지가 꿈에 나왔어요."
순간 아이의 말을 듣고 나는 엄청 호들갑을 떨었다.
"그거 카지노 게임 추천이야! 카지노 게임 추천 꾸면 좋은 일이 생긴대! 그래서 사람들이 카지노 게임 추천을 꾸면 복권을 사거든!"
나는 아이에게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그러면서 좋은 꿈은 사람들이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한다고 말해주었다. 그 말을 듣더니 갑자기 딸아이 눈빛이 반짝거렸다.
"엄마, 학교 가서 이 카지노 게임 추천을 친구들한테 팔래요!"
"아이고, 그러지 마라. 친구들은 아직 어려서 이 카지노 게임 추천의 가치를 몰라. 혹시라도 카지노 게임 추천 거래를 친구의 엄마가 아는 날에는 사기꾼으로 오해받아서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일단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다 안 산다고 하면 선생님한테 팔아 볼게요."
"그래, 여쭤라도 봐라. 선생님이 어떤 반응하실지가 궁금하긴 하다. 살짝 여쭤만 보고 사달라고 조르면 안 된다. 알았지?"
딸아이가 등교 준비를 마치고 현관문을 열고 나갈 때 나는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겨서 딸아이에게 질문했다.
"그런데 왜 카지노 게임 추천을 네가 안 가지고 팔려고 해? 진짜 복권 당첨되면 어쩌려구?"
그러자 딸아이는 단박에 단호한 표정을 짓는다.
"그건 하늘이 나한테 준 뜻이 아닌 것 같아요. 사람은 일해서 돈을 벌어야죠."
언제는 건물주, 돈 많은 백수가 꿈이라고 해 놓고서는 다른 소리를 한다. 열 살 아이가 하늘의 뜻을 전해 주고 학교에 갔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의문을 품었다. 불확실한 일확천금보다는 당장의 확실한 용돈을 벌어보고자 하는 속셈 같았다.
저번에는 2023년 마지막 공기를 팔러 다니더니 이제는 카지노 게임 추천, 하여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팔러 다니는 게 우습다. 김삿갓은 눈에 보이는 대동강 물이라도 팔았지만 딸아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것을 판매하려 혈안이 되어있다.
그래도 사기꾼은 아니지 싶다. 보이지 않지만 공기는 분명 존재하니까. 카지노 게임 추천은 분명히 꿨으니까, 사람들이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품고 있으니까 판매해도 무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을 어찌 팔았을까 싶어 딸아이가 집에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이가 집에 오자마자 카지노 게임 추천의 행방부터 물었다.
"하경아, 카지노 게임 추천 팔았어?"
"네, 팔았어요."
"오~ 그래?! 누구한테 팔았는데?"
"선생님이요, 애들은 카지노 게임 추천 살 돈이 없어요."
"선생님한테 어찌 팔았는데? 선생님이 흔쾌히 사주시든? 선생님한테 막 조르고 그런 거 아니지? 얼마 주고 팔았는데?"
딸아이는 카지노 게임 추천을 아주 쉽게 팔았다면서 선생님과 주고받았던 대화들을 알려 주었다. 선생님은 남자분으로 평소 굉장히 유쾌하신 분이시다. 자기가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숙제가 하기 싫었다면서 아이들에게 숙제를 안 내주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하경이가 선생님을 좋아한다. 등교하자마자 딸아이는 선생님께 카지노 게임 추천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한다.
"선생님, 저 오늘 카지노 게임 추천 꿨어요. 돼지가 막 빛나는 꿈이었어요. 누구한테 이 꿈을 팔지 고민하고 있어요"
"하경아! 그 카지노 게임 추천 선생님한테 팔아라~"
선생님은 단박에 하경이에게 걸려들었고 카지노 게임 추천 이야기에 친구들이 선생님과 하경이를 순식간에 둘러쌌다고 한다. 선생님께서는 확실한 구매의사를 밝히시고 하경이에게 확실한 거래의 의미로 하이파이브를 하자고 하셨단다.
"선생님, 돈은요? 얼마 주실 건데요?"
"하경아, 선생님 돈 없다. 복권 당첨될 때까지 돈 없다. 대신에 선생님이 복권 당첨되면 우리 반에 날마다 치킨 쏘고 영화관 파티 가자!"
지금 당장 돈이 없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하경이는 몹시 불안했나 보다.
"선생님, 선생님 복권 당첨되면 설마 학교 때려치우시는 거 아니죠?"
딸아이의 질문이 있었지만 치킨과 영화관 파티라는 말에 반 아이들은 이미 흥분하여 시끄러웠고 선생님도 하경이의 말이 더는 들리지 않으셨는지 시끌벅적 아이들 틈에서 그렇게 흐지부지 카지노 게임 추천을 팔았단다.
나는 딸아이에게 많은 아이들이 증인이 되어서 구두계약도 성립된다마는 다음에 구체적인 서면계약을 꼭 하기를 바란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하려다가 꾹 참았다.
몇 년 전에는 우리 집에 작은 텔레비전이 있었다. 그런데 없애버렸다. 딸아이가 자꾸만 늦은 시간까지 텔레비전을 더 보겠다고 보채는 게 반복되었는데 어느 날 이건 아니다 싶어서 텔레비전을 온유하게 갖다 버렸다. 그 텔레비전 사진을 한 장을 가지고 있는 이유가 있다.
늦은 오후, 교육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에 집안일을 멈추고 순간 집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얼른 사진으로 남겼더랬다. 무슨 프로그램인지도 모른다.
"너와의 만남은 신의 축복이다.
수십억, 수백 년의 우주 시간 속의 바로 지금,
그리고 무한한 우주 속의 같은 은하계,
같은 태양계, 같은 행성, 같은 나라, 그리고
같은 장소에서 당신은 만난 것은
1조에 1조 배를 곱하고
다시 10억을 곱한 확률보다도
작은 우연이기 때문이다."
-천문학자 칼 세이건, 코스모스 中
로또에 당첨된 확률은 번개 맞을 확률보다 낮다고 한다. 내 주변에는 지금껏 번개 맞은 사람이 없다.
그런데 내가 지금 이 순천 하늘 아래 살아가면서 만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게 로또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싫어서 순천으로 은둔했지만 어쩌다 글을 쓰다 보니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서로의 글 속에서 마음을 주고받는 순간들이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더 낮다는 걸 느낀다. 내게는 일확천금보다 가치가 있고 소중하다.
우리 딸도 나를 살게 하는 내 복권이다.
된장찌개를 사주는 친구도 내 복권이다.
나에게 양재천을 소개해 준 사람도 내 복권이다.
어젯밤 감자 한 박스를 갖다 준 우렁이 친구도 내 복권이다.
미국에서 내 글을 읽어 주는 사람도 내 로또이다.
내 글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제일 감사한 내 복권이다.
인생의 소용돌이 속에서 어쩌다 내가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 게 로또이다.
이 글을 적으면서 나는 행복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 이런 행복을 느낄 줄 아는 나 자신도 내 복권이다.
지금 우리 딸은 담임선생님이 복권에 당첨되기 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딸아이뿐만 아니라 반 아이들 전체가 한마음으로 선생님을 응원하고 있다. 카지노 게임 추천 하나가 선생님과 반 아이들 전체를 설레게 하고 행복하게 하고 있다. 그 즐거운 교실 풍경이 이미 일확천금보다 가치 있고 행복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