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쿠폰선거
"엄마, 2학기 땐 카지노 쿠폰이 되고 5학년 때는 전교 회장이 될 거예요. 벌써 2학년, 3학년들이랑 다 친해졌어요. 2학년 3학년들이 다 저를 좋아해요. 6학년 때는 무조건 회장이 될 수밖에 없어요. 제가 최고 언니가 되니까요."
딸아이는 감투를 좋아한다. 1~3학년 때 한 학기마다 반장을 했었다. 표심을 얻기 위해 카지노 쿠폰선거가 있기 며칠 전부터 친구들을 구워 삼는다.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들을 이야기해 주곤 하는데 그중 학연?으로 표심을 잡는 게 웃겼다.
"우리 같은 어린이집 나왔잖아, 같은 어린이집 출신이 카지노 쿠폰 되면 아무래도 너한테도 자부심 생기고 좋을 거야."
그리고 옛정을 생각나게 해서 표심을 얻는 이야기도 들려주었다.
"내가 옛날에 너 때린 애 혼내 준 거 기억나지?"
그리고 어이없는 공약도 이야기도 한다.
"내가 카지노 쿠폰이 되면 너희들을 아주 웃겨줄게. 너희들이 재밌게 학교 다니게 해 줄게."
그리고 선거법에 위반되는 공약도 꽤 하고 다니는 딸아이이다.
"나 카지노 쿠폰 되면 우리 엄마가 우리 반에다가 햄버거 쏘신대."
3학년 때 햄버거, 치킨, 서른한 가지 맛 아이스크림 등으로 표심을 구했고 그 전략은 먹혀 카지노 쿠폰이 되었으나 결국 선생님께서는 한 턱 쏘는 건 안된다고 하셔서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 내가 봤을 때 딸아이의 공약은 공갈 약속의 줄임말이다.
4학년이 되어서 카지노 쿠폰을 못하게 되자 딸아이는 딱 하루 우울해했다. 우리나라 국회의원들이야 4선 의원도 있고 5선 의원도 있다지만 딸아이는 3선카지노 쿠폰까지 해놓고도 또 욕심을 낸다.
보니까 요즘은 옛날 같지 않아서 반장이라고 딱히 하는 것도 없고 딸아이는 그저 감투를 욕심내는 것 같다. 그리고 카지노 쿠폰선거가 마치면 자기가 반장인 것도 잊고 지내고 지각도 하면서 반장으로서 타의 모범도 되지 못한다. 그런 딸아이에게 일침을 놓았다. 나는 좋은 엄마는 아니다.
"어떻게 혼자 다 해 먹으려고 해. 다른 친구들도 골고루 카지노 쿠폰해 봐야지. 카지노 쿠폰은 그렇다 치고 회장 그거는 피곤할 텐데 왜 하려고 하는 거야?"
"내 어린 시절에 남들 다 하는 어린이 회장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겠어요. 그게 추억이 될 것 같아서요."
회장직에 대한 사명감은 1도 없다. 이러다가 나중에 정치인 같은 거 한다고 할까 봐 잠깐 걱정이 되었다. 나는 가족이라고 해서 같이 선거 운동 같은 거 못해 줄 것 같다. 알아서 자기 인생 잘 살 거라 믿는다.
요즘 우리 딸은 카지노 쿠폰 있다. 카지노 쿠폰을 품었다.
'소녀여, 그래 카지노 쿠폰을 가져라! 네가 원시인 엄마보다는 생기 있고 좋구나!'
나름 귀여운 카지노 쿠폰 앞에 나는 속으로 피식거렸다.
오늘 나는 부산으로 떠나기 위해 제법 부산스러운 아침을 보냈다. 낑낑거리며 일어나서는 얼른 밥 해놓고 국 끓여 놓고 딸아이 간식 챙겨놓고 청소하고 짐 챙기고... 주부는 어디를 떠나기도 전에 지친다. 딸아이가 등교하기 전에 부산으로 떠나는 엄마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단도리 하나를 한다.
"엄마, 알죠? 부산 가서 부추라고 말하면 안 돼요."
"응? 뭔 소리야?"
"부산 사람들에게 부추라고 말하지 말고 뭐라고 말해야겠어요?"
부추는 지방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다. 내 어릴 적 사는 곳에서는 어른들이 부추를 솔이라고 불렀다.
"정구지?"
"그렇쵸! 부추라고 하면 부산 사람들이 절대 못 알아먹으니까 꼭 명심하세요."
내가 부산 가서 부추 먹을 일이 있을까? 내가 부산 가서 부추를 구매할 일이 있을까? 딸아이가 명심하라고 하니까 일단 명심하겠다고는 했다.
부산 가는 버스 안에서 딸아이 당부를 다시 한번 명심하면서 이 글을 쓴다. 비가 뿌렸다, 멎었다를 반복한다. 요즘은 금계국과 배롱나무꽃과 자귀나무 꽃과 개망초, 무궁화가 대세인 걸 본다. 칡넝쿨도 이 나무 저 나무에 엉켜 신나게 늘어져 있다.
경상도에는 잘 안 가봐서 설렌다. 오늘 가서 부산 사투리를 잘 듣고 그 특징을 연구해서 우리 딸에게 가르쳐 줄 거다. 옆자리에 앉으신 아주머니의 전화 통화 소리로 벌써 그 억양을 학습 중이다.
"비 와요?" 이 세 음절의 억양이 너무 귀여워서 속으로 따라서 반복하고 있다.
(부산 식당에서 진짜 정구지 반찬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