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3
3.
세월은 흘러갔다. 행자의 젖소 목장은 번창 일로에 있었다. 젖소는 새끼를 잘 낳아주었고, 젖도 풍부했다. 목부 두 사람을 두었다. 진성도 행자도 목장 일에서 수월해졌다. 막내딸이 네 살이 되었다. 카지노 게임 소원하던 공부를 시작했다. 검정고시를 거쳐 고등학교 졸업장을 땄다. 이어 방송통신대학 국문과에 입학했다. 카지노 게임 그 사이 운전면허증도 땄다. 진성은 행자에게 중고지만 소형 승용차도 사 주었다. 방송통신대학은 여름과 겨울 출강 강의가 있었다. 카지노 게임 시어머님께 세 아이를 맡기고 강의를 들으러 가는 시간이 어찌나 좋은지 밤잠을 설치며 공부를 했다.
그러나 천사와 악마는 늘 함께 있다. 인간을 두고 시소게임을 한다. 인간 사이에 시샘과 질투, 행복과 불행, 절망과 희망을 끼워놓고 즐긴다 하던가. 그 일은 행자를 깊은 계곡으로 함몰시켰다. 막내가 네 살이었던 여름, 뜨거웠던 여름, 목장의 젖소는 더위를 먹고 늘어지고 땡볕은 숨을 막히게 했다. 사람과 논밭 작물은 목이 말랐다. 간절히 비를 기다렸다. 마른장마가 끝날 즈음 비 소식이 왔다. 사람들은 각자 믿는 신을 향해 감사를 쏟아냈다.
그때 방송통신대학의 여름학기였다. 카지노 게임 학생의 신분으로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 아침을 먹자마자 세 아이를 시어머님께 맡기고 책가방을 들었다. 대학생이 되어 학교에 갔다. 얼마나 행복했던지 엄마와 헤어지기 싫어서 징징대는 막내조차 매정하게 떼어 낼 수 있었다. 그날 강의실에서 열심히 글짓기를 하고 있었다. ‘비를 기다리며’ 혼신을 다해 쓰는 글에 몰입했을 때 누군가. ‘드디어 빗방울이 떨어지네. 반갑다 비야!’ 소리쳤다. 행자도 창밖을 바라봤다. 하늘이 캄캄해지고 있었다. 먹구름이 오락가락하면서 빗방울이 굵어지고 있었다. 갑자기 불안이 엄습했다. 카지노 게임 주섬주섬 책을 챙겨 강의실을 나왔다.
“빨리 집에 가야 해.”
카지노 게임 승용차 가속페달을 밟았다. 빗방울이 굵었다. 메마른 땅을 적시던 비는 폭우로 변했다. 강풍이 불었다. 게릴라성 폭우는 지역에 따라 300미리 이상을 쏟아부었다. 카지노 게임 빗속을 거침없이 달렸다. 이상하게 불안했다. 승용차로 한 시간 거리인 집이 천리는 되는 것 같았다. 아무리 빨리 달려도 제자리를 도는 것 같았다. 집으로 오는 길 중간에 있던 다리가 황톳물에 잠겼다. 카지노 게임 에돌아가는 길을 택해야 했다. 마음은 급한데 비는 거침없고 승용차는 느리기만 했다. 손전화도 없던 시절이다. 면소재지에 공중전화부스가 놓였던 시절이다. 얼마나 헤맸던가.
겨우 마을 앞에 도착했을 때 카지노 게임 눈을 의심했다. 연곡 저수지 아래 들판에 있던 축사가 무너져 내렸고 소들이 사방팔방 뛰어다니고 있었다. 삼이웃 사람들이 몰려나와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행자가 학교에 간 사이 폭우가 쏟아졌다. 하늘에 구멍이 뻥 뚫렸고 물 폭탄이 연곡 저수지를 뚫었다. 연곡저수지가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했다. 저수지 물은 행자네 목장을 덮쳤다. 축사가 무너졌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시어머님과 진성은 물론 삼이웃 모두가 쏟아져 나와 발을 동동 굴렀다. 축사 옆 하천은 범람해서 마을골목까지 질펀하게 적시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집으로 뛰어들었다. 세 아이부터 찾았다. 없었다. 시어머님을 찾았다. 역시 없었다. 축사 쪽으로 뛰었다. 무너진 축사, 물이 질펀한 축사 운동장에서 진성이 소를 끌어내려고 진땀을 빼고 있었다.
“우리 애들은? 여보, 애들은 어디 있어? 어머님은?” “이 여자가 미쳤나. 축사가 이 지경이 됐는데 애들 타령이야? 당신 뭐 하는 여자야?” 진성은 고래고래 소리부터 질렀다. 카지노 게임 진성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방팔방 애들을 찾았다. 그때 넋이 나간 표정으로 서 있는 시어머님을 찾았다. 시어머님은 막내를 업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가슴을 쓸어내렸다.
빗줄기는 약해지더니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뚝 그쳤다. 연곡저수지 물도 다 빠지고 들판에 찼던 물과 마을 골목을 술렁이던 물도 하천으로 빠졌다. 소문은 날개를 달았다. 농민회원들이 몰려오고 면 직원과 면민들이 몰려와 일손을 도왔다. 급선무는 무너진 축사를 대충 치우고 젖소를 몰아넣는 일이었다. 다행히 젖소 피해는 없었지만 창고에 쌓아뒀던 사료포대는 다 젖었다. 소들은 저들끼리 축사 옆에서 머잖은 산기슭에 모여 있었다. 저녁 무렵이 되자 무너진 축사도 대충 치우고 우선 가림 막을 세웠다. 비닐로 하늘도 가렸다. 젖소들도 제 자리에 들어갔다.
“당신은 집에 가 봐라. 엄니가 많이 놀랐을 끼다. 술국과 술 좀 내 와라.” 카지노 게임 만신창이가 되어 집에 돌아왔다. 현관문을 열었다. 막내가 달려 나왔다.
“할머니는?”
“할매는 엉가랑 오빠 찾으로 갔어.”
카지노 게임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애들이 어디로 갔을까.
“너 밖에 나오면 안 돼. 텔레비전 보고 가만히 있어야 돼.” 카지노 게임 막내에게 엄포를 놓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두 애의 이름을 부르며 골목을 누볐다. 아무도 없었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 하천 가에 퍼질러 앉은 시어머님을 봤다. ‘
“어머니, 애들은요?”
어머니는 넋이 빠져 있었다. 하천의 흙탕물은 여전히 혀를 널름거리며 흐르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 면소재지 파출소로 달려갔다.
“우리 애들이 사라졌어요. 우리 애들 좀 찾아주세요.”
경찰관을 붙들고 낙루했다.
“아주머니 정신 차리세요. 비가 그렇게 쏟아졌는데 애들이 어딜 갔겠어요. 기다려보세요. 친구 집에서 놀고 있겠지요.” 경찰관은 천하태평이었다. 두 애가 없어졌는데. 어두워지는데도 집에 오지 않는다면 어떤 어미가 제정신이겠나.
“그 애들이 당신 자식이라면 제정신이겠소?”
카지노 게임 소리쳤다.
“아주머니 일단 진정하세요. 이 좁은 마당에 애들이 가면 어디 가겠어요. 물난리로 난린데. 어느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보고 있을 겁니다. 걱정 마세요. 찾아드리겠습니다.”
카지노 게임 그가 내미는 종이에 인적 사항을 적었다.
“집에 가서 기다리세요. 애들이 돌아오면 파출소로 연락 주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너무나 관행적인 언사였다. 속이 부글부글 끓었지만 따따부따 해 봤자 시간만 축낸다.
그 사이 애들이 돌아왔을 수도 있다. 카지노 게임 부리나케 집으로 달렸다. 집안에 불은 켜졌지만 두 애는 없었다. 카지노 게임 손전등을 들고 다시 밖으로 나갔다. 아랫동네, 윗동네, 들판으로 사방천지 뛰어다니며 ‘설아야, 민수야’ 두 애의 이름을 불렀다. 설아는 눈 雪자에 예쁠 娥를 썼고 민수는 백성民자에 통솔할 수帥자를 썼다. 진성과 행자가 한문사전을 뒤져가며 찾아낸 한자였다. 둘만 낳아 잘 키우자는 슬로건이 걸렸던 시절이다. 하나만 잘 키우자는 슬로건이 광고를 타기 전이었다. 둘도 모자라 셋째를 낳자 동네 사람들이 손가락질했다. 젊은 사람이 애 욕심은 많다고. 카지노 게임 축사로 달려갔다. 진성을 붙들고 악을 썼다.
“소가 뭐가 중요해. 우리 애들부터 찾아 줘.”
진성은 소들을 이웃 들판으로 대피를 시켜놓고 동네 사람들과 애들을 찾아 나섰다. 새벽녘에 녹초가 되어 돌아온 카지노 게임 눈물조차 말라버렸다. 잠든 막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남매만 잘 키우고 싶었다. 피임을 했지만 단 하룻밤 실수로 막내가 생겼다. 카지노 게임 막내를 떼어내려고 산부인과를 갔었다. 하늘이 점지한 생명인데 어찌 지워버릴까. 벌 받지. 결국 낳기로 했었다. 그 때문인지 막내에게 늘 미안했다. 카지노 게임 막내를 꼭 끌어안았다. 그때 옆방에서 시어머님의 넋두리가 바람처럼 스쳐갔다.
“아이고, 이 일을 우야모 좋노. 내 탓이다. 갸아들이 내 따라 나왔던 기라. 물 구경 한다꼬. 아이고 우짜꼬. 그것들이 물에 떠 내리 간기라.”
시어머님은 막내를 업고 물 구경을 나갔고 두 애는 할머니 몰래 물 구경을 나갔을 것이다. 그러다가 연곡저수지 둑이 터졌고 축사가 무너졌고 두 애는 벌물에 휩쓸린 것이다. 카지노 게임 알고 있었다. 어미의 직감이다.
설아와 민수가 돌아온 것은 다음 날이었다. 벌물이 빠진 후였다. 두 아이는 이웃면의 개천에서 발견되었다. 카지노 게임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두 아이의 장례를 어떻게 치렀는지도 모른다. 비몽사몽간에 모든 것은 마무리되었고 행자의 넋은 허공을 맴돌았다. ‘엄마, 엄마, 엄마’ 막내의 울음소리에 의식이 돌아왔지만 허깨비가 따로 없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미가 밥을 먹을 수 있나. 잠을 잘 수 있나. 카지노 게임 아팠다. 죽음보다 더한 고통이었다. ‘엄마, 엄마, 엄마’ 카지노 게임 막내 덕에 넋은 돌아왔지만 행복은 사라졌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