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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노 Feb 1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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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카지노 게임들이 인기다.

소주는 특유의 인위적인 냄새가 싫고, 맥주는 애매한 도수에 배만 불러서 싫고, 와인은 은근 취하고 깰 때 두통이 있어서 싫다. 물론 양주와 하이볼을 감당하기에는 주량이 미천하다.

그러다 보니 다양한 풍미에 뒷맛까지 풍부한 카지노 게임가 딱 내 취향이다. 천둥소리도 한참 맛있게 먹었었고, 장수카지노 게임도 좀 먹었었고, 밤카지노 게임도 텁텁하니 좋아했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이명으로 내 사랑 주도에서 일탈했기 때문이다.


울 아부지는 담금주 달인이었다. 굵고 멋진 인삼도,귀한 천마도, 앵두도, 오가피도, 오미자도. 아주 모든 것이 약술이 되는 기기묘묘한 주도를 걸으셨다. 제사 때 음복은 내 취미였고^^!시골 어르신들은 술에 관대하셨기에, 다양한 술의 세계는 어려서부터 내 연구 목록에 있었다. 특히 복분자주를 좋아했다. 포도주의 약간 섭섭한 맛을 꽉 채운 과일의 풍미와 단맛이 참 좋았다. 담금주의 높은 도수는당연히 개인적인 취향에 맞았다.

울 아부지는 손님이 오면 천마주를 내어 놓으셨다. 오래되어 귀하다고 그 술을 다 잡수고는, 다음날 술을 콸콸 부었다. 그리고 다음에 손님이 또 오시면 다시 그 술을 꺼내서 '귀한 술'이라 소개하고 또 잡솼다. 아마도 천마의 농도는 현격하게 떨어졌을 텐데... 손님들은 엄청 좋아하시면서 그것을 드셨다. 이쯤 되면 천마주가 드시고 싶은 것이 아니라 '술'이 맛있는 것이리라. 그럼 울 엄마는 김치전에다 보글보글 찌개에 안주를 무한리필 해주셨다. 구시렁구시렁 하면서 ㅋㅋ 그리고는 손님들이 극찬을 하면 갑자기 부끄러워하면서

"차린 것은 없지만 많이 드세요~"

하면서 몸을 꼬셨다. 참 신기했다. 어린 내 눈에는. 천마주가 희석된 소주를 양껏 내는 아부지도, 욕을 하면서도 안주를 성심껏 내는 오마니도. 참 특이했다. 그래서 하루면 술상을 서너 번도 더 챙겼다.

난 우리 집이 '주막'인 줄 알았다!


아부지가 팔순이 가까워지면서 소주는 무리였다. 일평생 소주로 반신욕 하셨을 울 인부지는, 소주를 이기지 못하셨다. 그게 또 그렇게 속이 상할 줄이야... 술 좀 안 드시면 좋겠다 했는데, 못 드시니 또 그렇게 맘이 아팠다. 그즈음 잡수신 것이 카지노 게임였다. 곡주라면서 그것은 좀 괜찮다 하셨다. 그때 처음 사다 드린 것이 군산 생 카지노 게임였다. 특유의 탄산이 매력적인, 적당히 달고, 적당히 풍미가 있는. 처음 군산 생 카지노 게임를 사다 드릴 때 두 병을 가져다 드렸다. 그리고 집에 와서 엄마랑 통화하면서 두 병 이 있을 것이라 했더니, 한 병만 있다고 하시는 것이 아니가? 분명히 두 병을 사다 드렸는데? 왜 한 병이지? 혹시나 싶어서 아빠한테 조용히 물었더랬다. 그랬더니 울 아부지가 쑥스러워하시면서


"아빠 혼자 한 병 먹었어."

ㅋㅋㅋㅋ

얼마나 웃었나 모른다. 세상 진귀한 것은 다 아내에게 주시는 분이, 술은 혼자 잡수셨다니! 그때부터 한동안 그 술을 꼭 3병씩 사다 드렸다. 아부지 혼자 한 병, 딸 년 둘과 아내와 두 병! 참 좋아하셨더랬다. 소화가 잘 된다면서. 그게 또 일 년도 되지 않아서... 못 드셨더랬다.


내일이 아부지 49제다.

이승의 끈이 다 놓아진다는 그날.

군산에 사는 동생이 눈길을 뚫고 그 '군산 생 카지노 게임'를 사다 줬다. 아부지 제사상에 올리라면서!

난 아직도 아부지랑 카지노 게임 한 잔 함께하고 싶은데, 지금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제사상에 올리는 것뿐이라니.

생과 사의 경계가 참 지랄 맞다.

울 아부지 간짜장에 빼갈을 잡수고 싶다 하셨는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다.


49일을 더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했지만, 너무 늦은 현실감각에마음이 흐리다. 이 생을 살아 내야 하는데...

참 마음이 잡히지를 않는다. 각별했던 부녀지간이라 더 마음이 흐린 것인지, 내가 아버지를 더 사랑해서 마음이 아픈 것인지.

오늘 신입생 OT를 다녀왔다. 올망졸망 나만 보는 어여쁜 눈망울들을 보는데... 아부지 말씀이 들리는 듯했다.


"잘 품어줘야 해!"


오늘 밤도 참 길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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